경남이야기

해찬솔 2021. 5. 7. 04:59

떠나는데, 굳이 이유가 필요 없듯 언제 찾아도 좋은 곤양쉼터

떠납니다. 떠나는데 굳이 이유는 필요 없습니다. 나를 위해 떠난 길에서 잠시 숨을 고르기 좋은 곳이 있습니다. 남해고속도로 곤양 나들목을 빠져나와 곤양종합시장 쪽으로 향하면 바로 앞에 작은 쉼터가 있습니다. 곤양쉼터입니다.

 

하동 진교와 사천 서포, 곤명으로 가는 갈림길에 있는 곤양쉼터는 어떤 욕심을 바라거나 명승지라는 허울을 벗어던진다면 넉넉하게 숨 고를 여유를 선물합니다.

 

남문외리에 조성한 곤양쉼터는 옛 곤양 읍성 남문 밖이었습니다. 읍성 남문 밖이라 남문외리(남문외촌)이라 했다가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사천군 곤양면에 편입되었습니다.

 

쉼터에 들어서자 기미년 독립의거기념비가 먼저 반깁니다. 3·1운동이 전국으로 퍼져나갈 때에 곤양면 송전리 출신의 김진곤(金鎭坤·1890) 선생이 곤양장터의 만세운동을 계획해 313'대한국독립만세'라고 쓴 깃발을 곤양주재소에 투입하고 주민, 학생들과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20년 건립했습니다. 곤양 기미년 독립의거는 서부경남에서는 최초라고 합니다. 진주보다 5, 사천읍보다는 8일이나 빨리 만세운동을 펼쳤다고 합니다.

 

기념비를 지나자 동그란 그늘막이 나옵니다. 사천 명승지를 사진으로 만날 수 있는 공간 속에 앉아 숨을 고르자 시간의 여유가 밀려옵니다.

 

햇살이 드리운 자리에는 아이들이 맘 놓고 뛰놀 놀이터가 있습니다.

놀이터 옆으로 도기로 만든 <희로애락(김홍배 작)>가 어서 오라며 웃으며 알은체합니다.

 

뒤로 야외 헬스기구가 놓이 산책로를 걷습니다. 봄볕이 동무인 양 따라옵니다.

쉼터 내 분수연못에 잠시 걸음을 멈췄습니다. 아직 가동하지 않지만 시원한 물줄기를 뿜을 그날이 떠오릅니다.

 

옆으로 진분홍빛 복사꽃들이 더욱더 걸음을 가볍게 합니다. 마음이 분홍분홍해집니다.

 

산책로를 돌아 나와 화장실을 지나 공원의 또 다른 곳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덩쿨 터널을 지나자 좀 전에 본 놀이터와 색다른 놀이터가 나옵니다. 좀전의 놀이터가 유아용놀이터라면 이번 놀이터는 모험심이 강한 어린이 놀이터로 보입니다.

 

근처에 흐드러지게 피다 꽃잎을 떨군 벚나무들이 바람에 장단 맞추듯 꽃잎 하나둘 날립니다. 꽃비가 내리는 모양새입니다.

 

벚꽃에 정신이 팔렸다가 문득 허리 아래를 내려다보자 광대나물꽃들이 까치발로 진보라색 향기로운 인사를 건넵니다.

너머로 유채꽃들도 노랗게 인사를 합니다.

꽃들의 인사에 꽃 대궐에 사는 임금이라도 된 듯 몸과 마음에 봄기운으로 채웁니다.

 

근처 그늘막이 있는 쉼터 숲속인 양 아늑합니다. 가져간 캔커피를 달곰하게 마십니다. 봄이 열린 날, 곤양 쉼터에서 숨을 고르며 나를 위해 넉넉한 시간 사치를 누립니다. 어디로 가던 그건 그다음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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