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1. 5. 11. 17:57

통영 삼덕항으로 봄 마중을 떠나다

 

봄 마중을 나섰습니다. 산과 들, 바다가 봄으로 물드는 요즘, 농익어가는 봄기운으로 몸보신이라도 하려는 듯 나섰습니다. 통영 삼덕항으로 향했습니다.

 

이름만 떠올려도 설레는 통영, 시가지를 지나 통영대교를 건너자 본격적으로 차창 너머로 푸른 바다와 하늘이 자맥질하듯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러다 삼덕항이 내려다보이는 원항마을 입구에서 차 시동을 껐습니다.

근처 아름드리나무가 넉넉하게 안아주듯 반깁니다.

 

주위는 온통 푸른빛으로 넘실거립니다. 하늘을 닮은 바다며, 지붕의 빛들이 파랗습니다.

바라보는 저 역시 덩달아 푸르게 물들입니다.

 

발아래 바다는 잔잔합니다. 호수 같습니다.

자연이 빚은 그림 속에 어선들이 붓인 양 오갑니다.

 

뒤에 자리한 장군봉은 아늑합니다. 넉넉합니다. 천천히 항구로 내려가다 다시금 멈췄습니다.

 

벅수 한 쌍이 항구 입구에서 반깁니다. 벅수는 이정표 구실을 한 장승과 달리 마을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수호신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배를 맬 수 있는 배맷돌역할도 했습니다.

 

왼쪽 할아버지 벅수는 높이 90cm, 앞면 26cm, 옆면 20cm로 탕건 모양의 관을 쓰고 있다. 귀는 얼굴에 비해 깁니다. 턱 밑 목 부위에 3갈래 수염을 새긴 듯 모양이 있습니다. 할머니 벅수는 높이 97cm, 앞면 22cm, 옆면 18cm인데 목 부위를 잘록해 얼굴과 몸통을 구분했습니다.

 

벅수 한 쌍 앞에 두 손은 절로 하나 되고 허리를 숙입니다. 마을 수호신은 마음의 근심을 덜어내라는 듯 온화하게 웃습니다.

 

벅수 위로 봄을 머금은 연둣빛이 바람에 살랑 살랑입니다. 벅수 곁을 지나 항구를 걷습니다.

 

욕지도로 향하는 선착장이 나옵니다.

여객선터미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바다 건너로 봄 마중하고 싶은 마음 간절해집니다.

 

항구의 짭조름한 기운을 안으며 걷다 샛노란 유채꽃밭에 멈췄습니다.

유채꽃 너머로 <최초의 서양 도래인 주앙 멘데스>라 적힌 표지석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처음 발을 디딘 외국인으로 알려진 네덜란드인 하멜 일행(1653)보다 49년 전 포르투갈 상인 주앙 멘데스가 일본 나가사키로 가다 풍랑을 만나 표류하다 삼덕항에 이른 것입니다.

1604(선조 37) 통영에 표류한 주앙 멘덴스(당시 34)는 중국인 16, 일본인 32, 흑인 1명과 함께 조선 수군에 생포되었습니다. 이후 한양으로 압송되었다가 취조 후 중국으로 추방되었다고 합니다.

 

잔잔한 물결에 몸을 맡긴 갈매기가 평화롭습니다.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새는 더욱더 평화롭습니다. 덕분에 몸과 마음에 평화가 깃듭니다.

 

평화로운 바다에 물살을 일으키며 어선 한 척이 개선장군처럼 옵니다.

어선이 이른 곳은 경매가 한창인 퉁영수협 삼덕 위판장입니다.

 

위판장 근처에는 한산대첩길 안내도가 역사의 현장으로 길안내 합니다.

당포마을의 유래를 적은 표지판이 시간 여행의 길잡이를 합니다.

 

1592(선조 25) 이순신(李舜臣) 함대를 주축으로 한 조선 연합 수군은 61일 당포 선창에 일본군의 배(대선 9, 중선과 소선 12)를 모두 격침하고 적장 카메이 코레노리를 죽었습니다. 당포해전입니다. 조선 수군의 다섯 번째 해전입니다.

 

마을 골목 사이를 지나 언덕으로 향하면 당포성지가 나옵니다. 당포성지는 통영 산양읍 삼덕리 야산의 능선을 따라 축성된 산성으로 약 750m의 성지가 남아 있습니다. 자연석 이중기단에 높이 약 2.7m, 4.5m의 폭으로 쌓은 이 성벽은 고려·조선 시대의 전형적인 석축진성으로 고려 말 최영 장군이 왜구의 침입에 대비코자 군사와 백성들을 동원하여 쌓았다고 전합니다.

 

섬섬옥수 바다 위에 떠 있는 섬을 만나고 켜켜이 쌓인 역사의 시간 앞에서 싱그러운 봄을 맞습니다. 삼덕항에서 맞는 행복한 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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