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1. 6. 13. 05:54

제왕의 고향(풍패지향) 고려 현종의 흔적을 찾아⓵ – 사천 능화마을

 

제왕의 고향이라는 뜻인 풍패지향(豐沛之鄕)은 우리나라에 두 곳 있습니다.

전라북도 전주와 경상남도 사천입니다.

전주는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 선조의 고향이라지만 사천은 고려와 어떤 인연이 있어 풍패지향일까요?

풍패지향의 고장, 사천은 고려 8대 현종(顯宗, 10091031)이 어릴 적 생활했던 곳입니다.

고려 현종의 흔적을 찾아 먼저 간 곳이 사천 사남면 능화마을입니다.

 

능화마을에 들어서는 입구에서자 논을 뒤로하고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또한, 마을 입구부터 풍패지향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있습니다.

 

현종의 아버지 안종(왕욱)은 고려 태조 왕건의 8번째 아들입니다. 당시 사수현 귀룡동으로 유배를 왔습니다. 귀룡동이 오늘날 능화마을입니다. 당시 2살이던 아들 순(현종)은 죄인인 아버지와 같이 살지 못하고 당시 배방사에 머물렀습니다.

 

아들 보는 낙으로 살며 매일 배방사에서 생활하는 아들을 보러 아버지 욱(안종)이 넘나들었던 길이 부자상봉길로 재현되었습니다. 현종은 아버지의 유언대로 능화마을에 안장한 뒤 왕위에 올라 아버지 왕욱을 안종으로 추존하고 재위 8(1017)에 능묘를 개경으로 이장했습니다.

 

마을 앞으로는 개울이 흐릅니다. 개울가에는 마을 숲인 능화마을숲이 있습니다.

먼저 능화마을숲으로 향했습니다.

마을의 집들을 이어주는 집과 집사이 고샅을 지나면 벽화들이 현종 부자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골목을 거니는 시간이 시간여행인 셈입니다.

마을 골목을 지나 개울에 이르자 싱그러운 숲의 기운이 와락 안깁니다.

넉넉한 숲의 품에 안겨 숨을 고릅니다. 가져간 캔 커피를 마십니다.

 

숨을 고른 뒤 본격적으로 마을 뒤 현종이 머물렀다는 배방사가 있던 마을로 향했습니다.

 

마을을 벗어나자 산으로 들어가자 먼저 능화저수지가 햇살에 반짝이며 반깁니다.

산을 넘어가는 길은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차 하나 지날 수 있는 임도입니다.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길 잃을 걱정은 없습니다.

 

저수지에서 1km 가량 더 가면 안종능지 입구가 나옵니다. 시멘트 임도를 따라가는 데 부자상봉길 100m 앞두고 길은 나뉘어집니다. 고자정과 안종능지로 가는 임도와 숲속으로 가는 길입니다.

부자 상봉길은 숲속으로 난 길입니다. 먼저 안종 능지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마을에서 2km 가량 산속으로 향하면 안종능지 입구가 나옵니다.

이곳에서 다시금 300m 가파른 계단 길을 오르면 안종이 묻혔던 능지입니다. 능지 입구에도 부자 상봉길과 이들 부자의 이야기를 전하는 안내판이 장승처럼 서서 반깁니다.

가파른 계단 길을 올라가는 사이로 밝은 보랏빛의 엉겅퀴 꽃들이 힘내라며 응원합니다. 숲속 맑은 기운이 바람으로 연신 이마에 맺힌 땀을 훔쳐갑니다.

 

이들의 응원 덕분에 입구에서 올라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머뭇거렸던 계단 길도 끝이 나고 능지가 나옵니다.

 

안종은 죽으면서 아들에게 유언으로 성황당 동남쪽 귀룡동에 시신을 엎어서 묻어라.”라고 했답니다. 이 묘터가 장차 임금이 날 자리가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안종이 죽은 지 13년 뒤인 1009년 아들 순이 마침내 현종으로 왕위에 오릅니다.

 

현종은 아버지 욱을 효목대왕이라 높이고 묘호를 안종이라 했습니다. 장지가 있는 봉을 능화봉(꽃밭등)이라 하고 아래 마을을 능화(陵花)마을이라 불렀습니다. 능화봉에 있던 시신은 경기도로 옮기면서 건릉이라 하고 여기는 터만 남아 있습니다.

와룡산이 남쪽 궁벽한 곳에 있으니 왕자가 멀리서 와 이곳에 놀았더라. 옛 무덤 허물어져 풀만이 무성하고 까마귀 슬피 울어 석양의 수심을 보내네!”

조선 개국공신 남재 선생의 시가 전해옵니다.

 

마을에서 1.7km 지나면 사남면 능화마을과 정동면 학촌마을(고자실) 경계인 고개가 나옵니다.

이구산과 흥무산의 갈림길이기도 한 이곳에는 고자정(顧子亭)이 있습니다. 배방사에서 10km 거리에 있는 이 고개에서 아들이 있는 배방사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애틋한 부자의 인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 고개를 넘어가면 학촌마을입니다. 이 마을을 지나 사천강을 거슬러 좀 더 가면 배방사 터가 있었던 대산마을이 나옵니다.

 

오늘은 여기서 걸음을 돌렸습니다. 기분 좋은 땀을 흘렀습니다. 10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시간여행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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