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1. 6. 21. 06:38

가야사의 고향, 김해 구지봉에 오르다

 

가야사의 시작점, 김해 구지봉을 떠올리면 설렙니다. 김해 김씨(허씨)의 시조인 김수왕이 태어난(?) 건국 신화가 깃든 곳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도심 속에서도 넉넉한 숲의 기운을 쉽게 얻을 수 있는 까닭입니다.

 

국립김해박물관에 차를 세우고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가자 짙은 녹색 물이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듯 싱그러운 기운이 밀려옵니다.

 

숲속으로 가는 첫걸음은 <가야 토기의 울림>이라는 조형물에서 멈췄습니다. 가야 정원에서 만나는 가야의 소리가 몸과 마음을 맑게 합니다.

 

더구나 하얀 치자꽃들이 걸음걸음 반기며 피었습니다. 덩달아 걸음은 더욱더 가벼워집니다.

어디를 걸어도 풍성한 숲의 기운이 밀려옵니다.

이 길은 또한 <가야사 누리길>이 지나는 길이기도 합니다.

마치 안내도를 따라 걸어가면 가야의 역사가 우리 앞에 펼쳐질 듯합니다.

 

저만치에서 개잎갈 나무가 반깁니다. 기원전 2750년경에 실재했던 우루크의 왕인 길가메시에 관한 다양한 신화를 서사시로 엮은 길가메시(Epic of Gilgamesh) 서사시에 등장하는 나무가 시간여행 길라잡이로 나선 기분입니다.

 

개잎갈나무를 지나자 정상에 이르는 계단이 나옵니다. 물론 경사로도 있지만 계단으로 올랐습니다. 계단 하나하나 딛고 올라가며 가야 역사를 떠올립니다.

 

하늘을 향해 뻥 뚫린 정상부가 나옵니다. 신라, 벡제, 고구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잊힌 존재인 처지를 드러내듯 아무것도 없습니다.

가야 600년의 역사를 한쪽에 세워진 비석<가락국 태조왕 탄강지(駕洛國 太祖王 誕降地)>이 성스러운 역사의 현장임을 일러줍니다.

 

비석 맞은 편에는 청동기 시대 지름 2.5m 정도 되는 고인돌(덮개돌)이 있습니다. 고인돌 위에는 한석봉이 썼다고 전해지는구지봉석(龜旨峰石)’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가락의 아홉 촌장 (9()들이 춤을 추며 불렀다는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놓아라. 만약에 내놓지 않으면 구워서 먹으리라는 구지가를 들으며 수로왕 건국 신화를 묵묵히 지켜보았던 역사의 증인(?)인 셈입니다.

 

가져간 책 <이야기로 떠나는 가야역사기행(지식산업사)>을 펴내 읽습니다. 책에서는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가야라는 말은 산자락과 들에 모여 사는 마을을 뜻하는 가라(伽羅)에서 유래한 정치체를 뜻한다고 했습니다. 금관가야나 아나가야 등과 같이 현재 친숙한 가야 이름은 고려 시대 일연 스님이 고려 시대 행정구역명을 가야에 붙여지었던 이름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정작 가야인들도 몰랐던 나라 이름입니다. 일본의 임나일본부설도 임나(任那)님의 나라(主國)’으로 가야의 여러 나라가 중심국이었던 김해의 가락국이나 고령의 대가야를 높여 부르던 말이라고 합니다.

 

책에서 이영식 인제대 교수는 “<구지가>는 각색되었다라고 합니다. 수로왕이 등장하기 이전 거북이를 위협하며 해신에게 많은 생선과 조개기 잡히게 해달라고 빌었던 주술적인 노래가 천신에게 비는 노래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신라 성덕왕 때 동해 용왕이 미모를 탐내 납치해 간 수로부인(水路夫人)을 구하기 위해 바다 동물 거북이를 위협하며 불렀던 주술 노래가 원형대로이고 수로왕의 주술노래는 각색되었다는 것입니다.

 

역사의 현장에서 읽는 책은 재미납니다. 흥미진진하기 때문입니다. 눈앞에 보이지 않는 시간 너머의 이야기들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기분입니다.

 

가락국을 건국한 이들이 누구인지 궁금합니다. 잊혀진 가야 왕국의 숨은 이야기를 찾아가는 나들이길은 상상의 나래가 역사의 진실 속에서 교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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