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1. 7. 19. 06:16

녹차의 수도, 하동에 가다 - 하동 야생차박물관

 

눈길마다 초록의 물결이 넘실거리는 하동은 녹차의 수도입니다. 야생차 시배지인 하동은 회색빛 도시에 지친 우리에게 부드러운 녹색의 기운과 달콤한 휴식을 맡기기 좋은 곳이 하동입니다. 녹색의 수도인 하동에 들렀다면 꼭 들러야 할 곳이 하동야생차박물관입니다. 녹차 향 그윽한 박물관을 찾아가는 길은 초록 터널 속으로 가는 싱그러운 길이기도 합니다.

박물관으로 가는 길은 지리산 품으로 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화개장터를 지나 쌍계사로 향하는 벚꽃 십 리 길은 초록의 물결이 넘실거려 들어서는 초입부터 딱딱하게 굳은 마음의 근육도 풀리게 합니다.

 

지리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화개천의 시원한 물소리가 동행이 되어줍니다. 화개천을 건너 쌍계사 못 미쳐 쌍계2교를 건너갑니다. 다리 위로 <2022 하동 세계 차 엑스포 2022.4.23~5.22> 알림 깃발들이 바람에 펄럭입니다.

 

박물관 입구의 조형물들이 싱그러운 녹차 한 잔을 권하는 듯합니다. 덩달아 입안에도 녹색의 기운이 맴도는 기분입니다.

박물관에 들어서자 녹색 여름을 닮은 녹차의 기운이 밀려와 안깁니다. 먼저 오른쪽 영상실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왕에게 바치던 최고의 차 하동차(河東茶)에 관한 안내가 나옵니다.

똑똑똑똑 찻잎을 딸 때면 / 꼬꼬꼬꼬 닭 울음소리 같기도 / 뚝뚝뚝뚝 비 오는 소리 같기도 하지./’ 다향표원 안내 책자에서 나오는 차밭에서라는 글귀가 우리를 차밭으로 천천히 이끄는 기분입니다.

영상실을 나와 맞은편 전시로 향하자 먼저 문헌 속 하동의 차가 소개됩니다.

 

화로의 센 불에 손수 차를 달여 / 찻잔 빛깔과 차 맛이 서로 버기네 / 향긋한 맛 입속에 부드럽게 녹으니 / 내 마음 어머니 젖내 맡는 애기 같도다라는 지헌 이규보의 유다시(孺茶詩) 한 편이 덩달아 어머니 품에 안긴 듯 편안하게 합니다.

 

삶이 담기고 마음을 담아 차를 덖은 하동 차의 면모를 찬찬히 구경합니다.

옆 전시실로 옮기자 아름다운 다관과 찻잔이 전시실을 가득 채워 걸음과 눈길을 붙잡습니다. 보는 자체만으로도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예술로 승화된 찻그릇은 한편의 그림입니다. 멍을 때리듯 말려들게 합니다.

한국, 중국의 다문화 시대 변천표는 시간을 거슬러 차향이 밀려오는 듯합니다. 차를 마시면 오감이 즐겁다는 문구가 아니더라도 전시물을 둘러보는 동안 보약 한 첩을 지어 먹은 듯 몸과 마음이 개운합니다.

 

최고의 선물을 받은 듯 즐겁게 1층 전시실을 둘러보고 2층으로 향했습니다. 신수유물전(新收遺物展)이 열리고 있습니다.

청자 잔과 받침이 주는 은은한 푸른 빛이 몸과 마음을 푸르게 물들입니다.

 

겸재 정선의 그림이라 전해지는 <교남명승첩>에 그려진 신흥사와 불일암 폭포 그림은 조선 시대 선비처럼 지리산으로 유람을 떠나게 합니다. 걸음이 더욱더 가벼워집니다.

 

전시실 맞은편 하동 다인(茶人)실로 들어서자 고운 최치원 선생의 진영이 먼저 눈길과 발길을 붙잡습니다.

선생의 진영 가운데 가장 오래된 운암영당 고운 선생 영정은 유학자 모습입니다. X선 촬영물으로 원래 그림은 신선이 된 선생에게 두 명의 동자가 공양하는 모습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후대 유학자들이 신선으로 그려진 선생을 덧칠해 유학자로 표현한 셈입니다.

 

화개에서 신선이 된 고운 선생의 체취를 탁본 등을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박물관 밖으로 나왔습니다. 코로나19로 차 체험관은 운영하지 않습니다. 잠시 기념품점에 들러 예쁜 찻잔을 샀습니다.

 

박물관 주위는 건물 안과 달리 싱그럽습니다. <왕의 녹차 전설>을 형상화한 조형물을 비롯해 다양한 볼거리와 쉼터가 마음의 긴장을 풀게 합니다.

 

차를 주제로 한 다양한 시비 사이를 걷습니다. 시 한편을 읊으면 녹차향이 몸 안에서 새어 나옵니다.

화개천을 따라 주위를 어슬렁어슬렁. 어디를 걸어도 넉넉한 풍경이 됩니다. 그늘막에 앉아 숨을 고릅니다. 기분 좋게 단잠을 잔 듯 몸과 마음이 해맑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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