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1. 7. 26. 16:36

자주 가고 싶고 오래 머물고 싶은 고성 장산숲

 

코로나19의 확산. 갈수록 일상이 답답하고 옥죄여오는 기분입니다. 그럼에도 일상을 벗어나 숨을 고르고 싶은 욕구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자주 가고 싶고 오래 머물고 싶은 고성 장산숲을 찾았습니다.

 

나만의 비밀 정원 같은 장산숲 주차장에 차를 세웁니다. 먼저 온 푸른 하늘의 구름이 반갑게 내려 봅니다.

 

숲과 주차장 사이에 아름드리나무 몇 그루가 외따로 무리 지어 있습니다. 넉넉한 그늘 아래 쉬어가기 좋은 긴 의자와 평상이 있습니다. 비단 이곳만 그렇지 않고 숲속은 곳곳에 쉬어가기 좋은 벤치와 넓적한 돌 등이 있습니다.

 

숲에 발을 들이는 순간 몸과 마음에 찌든 때는 어느새 사라집니다. 일상의 딱딱했던 긴장의 끈은 스르르 풀립니다.

 

장산숲은 아담합니다. 한눈에 다 보입니다. 한달음에 다 거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늑하고 평화로운 풍경은 걸음을 쉽게 옮기게 놓아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간 사치를 누리듯 주위를 천천히 걷도록 합니다.

 

장산숲은 처음에는 약 1,000m에 이를 정도로 큰 숲이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길이 100m, 너비 60m, 면적 6,000정도입니다. 600년 전 조선 태조 때 정절공(貞節公) 호은(湖隱)허기(許麒)가 바다가 마을에 비치는 게 좋지 않다고 조성한 비보 숲입니다.

 

고개 들어 올려다본 하늘은 보이지 않습니다.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알알이 맺혀 넉넉한 품으로 안아줍니다. 초록빛으로 샤워하는 기분입니다.

 

디카시 발상지답게 나무 한쪽에는 디카시들이 걸려 있습니다. 2004년부터 여기 장산마을에서 지역 문예운동으로 시작해 이제는 한국은 물론 외국까지 확산된 디카시는 교과서에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순간 포착의 사진에 더해 촌철살인 같은 짧은 언어가 곁들여 만들어지는 디카시, 이제는 새로운 문예 장르로 자리 매김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곳에서 <경남 고성 국제 디카시 페스티벌>도 열리고 있습니다.

사진과 한 몸을 이룬 디카시가 주는 여운은 마치 녹차를 마시는 듯 몸과 마음을 개운하게 합니다.

 

숲은 연못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연못 한가운데 정자로 향했습니다.

작은 돌다리를 지납니다. 트인 사방으로 바람들이 반갑게 다가와 뺨을 어루만지고 지납니다. 일상 속 에어컨 바람에 비할 수 없는 맑고 청량한 기운이 눅눅한 몸과 마음을 뽀송뽀송 만들어줍니다.

 

정자를 나와 다시금 주위를 어슬렁어슬렁 걷습니다. 어디를 걸어도 아늑한 숲속이 주는 여유 덕분에 부자가 된 듯 마음은 넉넉해집니다.

 

숲 한쪽 돌무더기가 마치 석산(石山)을 이룬 형상입니다.

맞은편에 널따란 돌들이 있습니다. 소풍 나온 이들이 각자가 가져온 먹거리를 펼쳐놓고 이야기 나누기 좋을 듯합니다. 돌 평상인 셈입니다. 잠시 돌 위에 몸을 뉘였습니다.

 

모로 누워 주위를 바라봅니다. 신선이 따로 없습니다. 돌들이 뿜어내는 냉기에 몸은 냉장고에 들어간 듯 금방 차가워집니다. 일상 속 열정을 내려놓습니다.

 

2009년 아름다운 숲으로 뽑힌 장산숲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합니다. <구르미 그린 달빛><녹두전> 등을 이곳에서 찍었다고 합니다.

 

근처 재실인지 기와 한 채가 그림처럼 자리를 합니다. 문이 닫혀 있지만 있는 그대로가 마음을 풍성하게 합니다.

 

 

연못에 수련들이 여름의 열기를 머금고 고운 빛을 토해냅니다. 옅은 분홍빛을 띤 하얀 수련은 청초합니다.

 

연못에 비친 나무들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입니다. 자연이 빚은 아름다운 그림 전시를 구경하는 기분입니다.

 

아담한 숲을 마치 탑돌이 하듯 몇 번을 걸어도 지루하지 않습니다.

숲 너머 넓은 논에는 하얀 왜가리 한 마리 산책하듯 긴 다리로 거닐고 있습니다.

 

고성 장산숲은 찾아오는 이들을 언제나 아늑하게 품습니다. 모든 것이 넉넉하고 여유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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