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1. 7. 31. 05:33

말 달리자, 고성 석마를 만나다

 

뜬금없이 말 달리고 싶습니다. 승마를 즐겨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문득문득 찌든 일상을 떠나 말 달리며 벗어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고성 마암면 석마(石馬)를 찾았습니다.

 

석마를 만나러 가는 길은 오래 묵은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기분입니다. 긴 세월 속에 지역 민중과 함께한 석마는 예나 지금이나 넉넉하게 반겨줍니다.

 

들어서는 마을 입구에는 배롱나무들이 진분홍빛으로 길가에 줄지어 반깁니다. 분홍분홍.

 

반가운 인사를 받고 마을로 들어가자 아름드리나무가 저만치에서 아늑하게 두 눈에 들어옵니다.

 

마을회관 앞 아름드리나무가 햇살을 가리는 양산인 양 서 있습니다.

서어나무의 곁에 들어가자 오가는 바람을 부채 삼아 숨을 고릅니다.

 

나무 아래 한 쌍의 석마를 봅니다. 마치 분부를 기다리듯 고개를 숙이고 등허리를 내어 보입니다.

 

길이는 각각 1.5m, 2.1m이고, 높이는 45, 50입니다. 2천 년 전쯤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는 투박한 암수 한 쌍을 저는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예전에는 이 석마 앞에서 마을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유목 민족에게 나타나는 말 숭배하는 전통이 이곳에서 이어져 온 셈입니다. 말 바위라는 뜻의 마암면(馬岩面)이 석마에서 유래할 정도입니다.

 

마을에서 마신’, ‘마장군이라 불리는 석마에 얽힌 전설이 있습니다. 마을에 호랑이가 자주 나타나 피해가 발생하였는데 한 백발노인이 돌로 한 쌍의 말을 만들고 큰 제사를 지내라고 일러 주었다. 백발노인이 가르쳐 준 방법대로 석마를 만들고 제사를 지냈더니 호랑이가 마을에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고, 이후 석마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삼았다.”라고 합니다.

 

잠시 눈을 감습니다. 석마에 올라 내달리는 상상을 합니다. 코로나19로 옥죄인 답답한 몸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석마 주위 서어나무가 주는 풍성한 나뭇잎의 초록빛 성찬을 만끽합니다. 초록샤워한 양 몸과 마음이 더욱더 개운해집니다.

 

석마 곁을 떠나 잠시 마을을 거닙니다. 마실 가듯 소풍 가듯 거닙니다. 몸과 마음에 평화가 깃듭니다.

마암천 주위로 석마, 위계, 감동 세 자연마을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풍경이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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