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21. 12. 15. 10:15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을 만나다

엉덩이가 들썩이는 요즘입니다. 어디를 가도 좋을 때입니다. 아이가 있다면 꼭 가봐야 할 박물관이 있습니다. 고성 공룡박물관입니다. 국내 최초로 공룡 발자국이 고성군에 발견되었습니다. 고성군 전역에서 발견된 5,000여 점의 공룡 발자국 화석이 가장 쉽게 공룡의 흔적을 만날 수 있게 합니다. 공룡의 매력에 빠져던 아이와 함께 한다면 옛 추억도 떠올리며 덩달아 공룡 박사가 될 수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고성군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 시원한 바람이 와락 안깁니다. 한려수도의 가운데에 위치한 상족암공원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뺨을 어루만지고 갑니다. 나무데크 산책로를 따라가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자 마치 인간 세계에서 공룡 세계로 가는 기분입니다. 에스컬레이터가 멈추자 저 앞에서 하늘 높이 솟은 브라키오사우루스 형상의 공룡 조형물이 나옵니다.

 

공룡 발자국들이 박물관으로 가는 우리를 안내합니다. 공룡 발자국 조형물에 위로 살짝 우리의 발을 놓습니다. 크기가 어름 잡아 어른 발 정도입니다.

 

박물관으로 향해 갈수록 눈 시리도록 푸른 바다가 저만치에서 넘실거립니다. 잠시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곳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푸른 하늘을 품은 바다의 잿빛을 두 눈 가득 꾹꾹 눌러 담자 몸과 마음도 푸릅니다.

 

본격적으로 박물관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익살스러운 공룡 조형물들이 절로 우리들 입꼬리가 올라가게 합니다.

 

‘사라진 공룡, 그들의 귀환’ 고성공룡엑스포 특별행사장, 공룡박물관

 

101일부터 117일까지 열리는 고성공룡세계엑스포 상징인 온고지신 캐릭터가 해맑게 반깁니다. 브라키오사우루스를 모티브로 한 오니(ONI)와 익룡 텔로닥틸로스를 모티브로 한 고니(GONI), 트리케라톱스 지니(GINI),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를 모티브로 한 시니(SINI)가 우리를 반깁니다. ‘사라진 공룡, 그들의 귀환을 주제로, 열리는 공룡엑스포 주 행사장은 공룡박물관이 아니라 당항포관광지입니다.

 

온고지신 캐릭터의 정겨움을 뒤로 하고 본격적으로 박물관으로 향하면 걸음을 쉽게 옮길 수 없습니다. 먼저 왼쪽에 육식공룡인 데이노쿠스들이 초식공룡인 테논사우루스를 공격하는 사이로 힙실로포돈이 뒤쫓는 조형물이 실감 나게 눈길과 발길을 이끕니다. 문득 영화 <쥬라기 월드>처럼 공룡 나라에 발을 디딘 기분입니다.

 

생생한 풍경을 뒤로 하면 어린 아이들 키 높이의 조형물들이 곳곳에서 앙증스럽게 앉아 있습니다. 여기저기 기념사진 찍느라 바쁩니다.

 

‘닭을 닮은 공룡, 갈리미무스. 무서운 발톱, 데이노쿠스~’

 

박물관 입구 벽에는 공룡 이야기가 공룡에 관한 궁금증을 하나둘 풀어줍니다. ‘닭을 닮은 공룡, 갈리미무스. 무서운 발톱, 데이노쿠스~’ 공룡 이름 뜻과 별명은 재미납니다. 어렵게 여겨졌던 공룡 이름들이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자 23000만 년 전 중생대 초, 지구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공룡들이 하나둘 나타납니다.

 

학창시절 과학 시간에 배웠던 시조새를 비롯해 다양한 공룡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우리 곁에 나타납니다. 타임머신을 탄 듯 시간을 거슬러 머나먼 공룡의 시대로 옮겨간 듯 우리에게 낯선 미지의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뿔이 가진 공룡 중에서 대표적인, 뿔 세 개 달렸다고 이름 지어진 트리케라톱스를 비롯해 오리주둥이처럼 입이 넓적하다. 2m의 속이 비어 있는 긴 볏으로 소리를 내었을 거라 추정하고 하는 파라사우롤로푸스 등이 앙상한 뼈 너머로 우리에게 말을 건넵니다.

 

전시된 공룡들의 이름 하나하나에 특징이 떠오릅니다. 이름을 억지로 외우지 않아도 그저 전시물을 읽기만 해도 머릿속에 하나둘 쏙쏙 들어옵니다.

 

우리 앞에 전시된 공룡 발자국 화석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합니다. 전시물은 공룡이 지나간 자리에 시간이 흐른 뒤 풍화와 침식으로 발자국이 화석이 되어 오늘날 우리 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라 일러줍니다. 헤아릴 수 없는 무수히 많은 시간과 바람 등이 만들어낸 게 오히려 신기하고 신비로울 뿐입니다.

나선형의 전시실을 돌아 나오면 1층부터 3층까지 비어 있는 중앙홀에는 커다란 공룡 뼈가 있습니다. 공룡의 덩치를 미루어 짐작이 갑니다. 공룡 위로 날개를 펼친 익룡이 다시금 눈길을 끕니다.

 

돌이 돌로 보이지 않는 백악기 동물들의 흔적, <누가 지나갔을까요?>

 

백악기 동물들의 흔적을 찾는 <누가 지나갔을까요?>는 돌이 돌로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은 더 이상, 지구의 어느 곳에서도 공룡을 볼 수 없지만 지층 속에서 오래도록 잠자고 있던 공룡은 화석이 되어 다시금 우리 앞에서 모습을 드러냅니다.

 

잠시 공룡 나라 도서관에 들러 공룡 관련 책들을 읽습니다. 주위 아늑한 풍경이 창 너머로 유혹합니다.

 

인간과 공룡과의 동행이란 주제의 트릭아트는 실감 나는 입체적인 그림으로 사진 찍기 그만입니다. 사진을 핑계로 추억을 찍습니다. 시간이 흘러 이때를 떠올릴 때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벌써 궁금합니다.

 

1층으로 내려가 큰 입을 쩌억 벌린 공룡의 입속으로 들어갑니다. 박치기 공룡<파키케팔로사우루스>의 힘겨루기가 재현되어 있습니다. 25cm나 되는 두께의 머리뼈를 가진 파키케팔로사우루스는 무리 속에 서열 등을 위해 힘겨루기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단단한 머리로 부딪히며 힘겨루기에 나선 공룡에서 우리네 격투기 경기를 엿봅니다.

 

일상 속 시간을 놓치며 공룡 퍼즐에 시간을 잊는다

 

이곳에 오는 이들은 모두가 공룡 박사입니다. 공룡 관련 퍼즐에 시간을 잊을 듯 열중하는 아이 옆에서 부모가 대견한 듯 더불어 일상 속 시간을 놓칩니다.

 

삽엽충을 비롯한 각종 화석들을 지나면 화석발굴 현장을 재현한 모형들이 나옵니다. 문득 모두가 공룡 박사가, 고고학자가 된 듯 문을 나섰습니다.

 

박물관 밖은 친근한 공룡 조형물들이 여기저기 놓여 있어 아이들은 시간을 잊고 추억을 만듭니다. 곳곳에 있는 쉼터는 숨 고르기 좋습니다. 이미 수만금의 시간을 거슬러 온 까닭에 현재의 시간은 넉넉하게 지나갑니다. 모두가 시간 사치를 누리는 시간 부자처럼 공원을 즐깁니다.

 

공룡 미끄럼틀을 비롯한 각종 공룡 조형물이 있는 공룡 놀이터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합니다.

 

옆으로 편백 숲 산책로가 있습니다. 잠시 은은하게 흩뿌려지는 편백 향에 일상 속 묵은내를 날려버립니다.

 

어디를 걸어도 초록빛이 함께합니다. 깊은 산중의 숲속에라도 온 듯 넉넉한 초록 기운이 몸과 마음을 푸르게 물들입니다.

 

숲속 사이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공룡들이 낯설지 않아

 

숲속 사이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공룡들이 낯설지 않습니다. 마치 학생들의 가슴에 붙은 이름표처럼 공룡의 이름과 특징을 소개하는 안내판을 보면서 동물원 동물을 구경하듯 구경합니다.

 

무거운 발톱 또는 무거운 손톱을 의미하는 바리오닉스의 미세한 톱니 모양의 이빨이 무섭게 보이지 않습니다. 작살 바늘처럼 좁다란 주둥이로 물고기를 잡아먹는 공룡의 모습이 영화 한 장면처럼 앞에서 펼쳐지는 듯합니다.

 

하늘을 날았던 동물 중에서 가장 큰 것 하나인 케찰코아틀루스의 날갯짓은 덩달아 푸른 하늘을 날게 합니다.

 

더욱더 가벼워진 걸음은 언덕 위 전망대로 향합니다. 2층에서 바라보는 파노라마 풍경은 보약 한 첩을 먹은 듯 개운하게 합니다.

 

전망대를 나오면 공룡 모양의 토피어리들이 귀엽게 걸음을 붙잡습니다. 미로를 비롯해 둘러볼 곳도 많습니다. 쉼터에는 아이와 부모들의 공룡 이름 대기가 한창입니다. 공룡은 그렇게 우리 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아 경남도민일보에 2021년 10월 26일 실렸습니다.

 

박물관은 살아있다 (9) 고성공룡박물관

23000만 년 전 공룡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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