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찬솔일기

해찬솔 2013. 1. 10. 22:05

 

 

경남 양산시 부산대학교병원. 항암진료를 위해 입원한 장인어른를 모시고 왔다. 장인께서 수액제를 맞는 동안 휴게실에서 커피한잔을 하면 텔레비전을 보며 무료한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끝나자 보험광고가 넘쳐난다.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면 탤런트 이순재 씨를 비롯 이덕화·박미선 등 많은 연예인들이 어서어서 보험을 들라며 권유하고 있다. 보험광고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보험에 들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보험에 들고 싶은 생각과 반비례해서 국민건강보험은 민영보험에 비해 혜택이 적고 월급에서 떼 나가 억울하다는 느낌이 간혹 든다. 나와 아내는 월 10만 미만을 각자 국민건강보험으로 월급에서 꼬박꼬박 내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굴지의 재벌들이 운영하는 민영보험에 30여 만 원을 금액을 보험금으로 별도로 내고 있다. 공공보험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어버이날 치매와 암으로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던 노부부가 자살을 했다. 자식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장수가 이제는 더 이상 축복이 아닌 시대. 늘어가는 노인 인구만큼 의료비 부담도 증가한다. 가족 중 누군가 큰 병에 걸리면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몇 달 전 어머니께서 다리를 다쳐 며칠 병원에 입원 한 적 있다. 간병인이 필요했다. 다행히 어머니 입원할 때 쉬는 날이라 내가 며칠 어머니 곁에 있었고 저녁에는 일 마치고 간병을 했다. 형제들과 어머니 외손자 등이 동원되어 간병인 없이 무사히 퇴원했다. 며칠간이지만 이 며칠간에 가족모두가 일상적인 생활이 어려웠다. 그나마 며칠이고 간병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맞는 가족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경남도가 보호자 없는 병실을 시범운영하는 것이 그래서 반갑고 고맙다.

 

장인어른도 항암치료를 위해 주말근무하고 평일휴무가 가능한 내가 모시고 다녔다. 때로는 입원치료를 받을 때 병실에서 간병하기도 했다. 장인은 비교적 수발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 병실에서 내가 오히려 요양하듯 보냈다. 오늘도 장인어른만 병실에 덩그러니 놓아두고 집으로 돌아왔다. 2박3일 후 퇴원날 모시러 갈 예정이다. 입원과 퇴원만 챙겨드려도 되는 나는 참 편한 환자를 모신다.하지만 나처럼 간병하기 좋고 비교적 돈이 덜 드는 환자를 가족으로 둔 이가 몇 일까?

 

우리나라는 세금과 건강보험 같은 공공 지출의 비율은 54.9%. OECD 평균 72.8%에 견줘도 낮아도 너무 낮다. 그저 대다수 평범한 우리네들은 큰 병 걸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제 요행만 바라지 말자. 국민건강보험을 더 내자. 부자들만 증세하지 말고 우리도 돈을 더 내자. 민영보험에 내는 돈의 절반이도 더 내내 공공 지출의 비율을 높이자. 그래서 병든 가족을 치료하느라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이웃도 없고, 자식들에게 부담주기 싫다고 자살하는 부모도 없도록 하자.

 

무상의료는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세금 내는 것을 두려워말자!!!

 

힘든일은 역시 가족의 사랑으로 채워가는군요 ~~
가족사랑도 좋지만 국가가 국민의 건강을 모두 개인에게만 지우지 않았으면 더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