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13. 7. 18. 20:17

여기는 가을이다!”

내 말이 믿기지 않은 듯 재차 아내는 휴대전화기 너머로 어디인지 물었다. 연일 불볕더위가 바깥나들이를 삼가라고 주의 시키는 요즘, 내가 있는 곳은 여름 속의 가을, 산청 정취암이다. 산청 정취암은 산청군 신등면 양전리 대성산에 있다. 해발 500m의 높이에 있어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서도 그렇지만 한 눈에 드러나는 산과 내()의 풍경이 또한 시원하다.

 

진주에서 매일 산청으로 국도 3호선을 이용해 출퇴근하면서 정취암이라는 이정표를 보면서도 그냥 지나쳤다. 산청 9경 중 8경에 속한다는 말에 언젠가 가봐야지 하면서 하루 이틀 미루었다. 다행히 평일 휴무 중 산청에서 직장 동료와 모임이 있어 약속시각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 직장 못 미쳐 있는 이곳에 오늘은 모임을 핑계 삼아 일찍 길을 나서 찾아볼 참이었기 때문이다.

    

정취암 전경

정취암은 신등면에 위치에 있지만, 신안면 홍화원 뒤로 가도 만날 수 있다. 늘 다니든 출퇴근 길에서 살짝 옆으로 벗어나 15분 내외 차를 더 몰아가면 만날 수 있는 정취암. 정취암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대안학교라는 간디고등학교도 지나고 귀농해서 살아가는 이웃들의 집들도 드문드문 보인다. 대성산을 휘감아 올라오는 꼬부랑 길. 돌아보면 지나온 길이 까마득하다.

걷기 싫은 게 이른 나도 2010년 사찰까지 도로가 그것도 아스팔트 길이 놓이면서 이렇게 편하게 올라간다. 주변 경치도 다 구경하지 못했는데 벌써 정취암에 도착했다. 대형버스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는 까닭에 어렵지 않게 관광객들도 쉽게 정취암에 이를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아름다운 절경을 너무도 쉽게 볼 수 있어도 되나 하는 걱정도 들었다.

절벽 위에 핀 연꽃이라는 정취암은 절벽에 아스라이 매달린 형세다. 사찰 입구에 세워진 연혁표를 보면 기암절벽에 매달리 정취암은 산천이 한 눈에 다 들어오고 골짜기에 흰 구름 펴오러는 곳 문을 두드리면 세상에서 찌든 마음 맑게 씻긴다.’라는 말이 전혀 빈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정취암에 한 발 들여놓기 무섭게 하얀 개 두 마리가 먼저 반긴다. 사자를 닮은 중국에서 온 차우차우웅이. 두 개가 낯선 사람을 경계하지 않고 반기는 사이로 단청 사이 풍경이 아래에서 찬바람과 함께 울린다.

황금빛 출렁이는 물결에 하얀 파도가 부서지는 맥주가 뜨거운 한낮의 열기를 잠재우고 목구멍으로 타고 내려가듯 온 몸이 시원하다. 정취암 경내가 에어컨을 켜 놓은 듯하고 경내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또한 시원하다.

 

목조관음보살이 있는 원통보전

정취암은 686(신라 신문왕6) 때 창건했다고 전한다. 동해에서 아미타불이 솟아올라 두 줄기 서광을 비추니 한 줄기는 금강산을 비추고, 또 한 줄기는 여기 대성산을 비췄다. 이때 의상대사가 두 줄기 서광을 쫓아 금강산에는 원통암(圓通庵), 대성산에는 정취사(淨趣寺)를 세워 오늘에 이른다. 비록 조선 효종 때 소실되었다가 중건했다지만 천하의 명당에 세워진 절의 가치는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절에는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243호 산신탱화와 제314호 목조관음보살 좌상이 있다. 불교 신자라도 작은 절이라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절 내가 작지만 곳곳에 적혀 있는 새겨들을 좋은 글을 적은 글들 덕분에 경내는 쉽게 한 바퀴 돌지 못한다. 삶 속에 지친 나를 위안하고 돌아보게 하는 글 중에서도 입을 다스리는 글이라고 적힌 글은 읽고 또 읽었다.

말을 해야 할 때 말하고 말해서는 안 될 때 말하지 마라.

말해야 할 때 침묵해도 안 되고 말해서는 안 될 때 말해서도 안 된다.

입아, 입아 부디 그렇게만 하여라.

거친 말 하지 말고 부드럽도록 온화하게만 하여라.‘

읽으면서 다짐했지만, 산을 내려가 저녁 직장동료와 회식자리에서 부드럽고 온화하게 말하지 못했으니 다시금 정취암에 올라 몸과 마음을 씻어야 할지 모르겠다.

    

 

 

너럭바위와 고사목.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멋지다. 동녁을 바라보는 탓에 해돋이 구경이 그만일터. 일출사진을 노리는 이들은 여기에서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는 명당처럼 보였다.

절 내 문화재보다 더 값진 보물이 절 뒤편에 있다. 좀 더 시원한 풍경을 보기 위해 정취암 뒤로 5분 정도 걸어 너럭바위에 올랐다. 발아래 아찔한 바위 밑으로 절이 들어앉아 있고 절 너머로 합천으로 가는 길과 진주로 가는 길이 보인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산의 능선이 수묵담채화처럼 푸른 논과 밭이 함께 어우러져 내달려 한편으로는 절벽 위라 무섭기도 하면서도 청량감을 느낀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언제부터 함께했는지 모를 고사목이 너럭바위에서 그런 나를 내려다본다. 아마도 이곳에서 부지런한 사람들은 해돋이 사진을 찍으면 이른바 잘 나오는 일출 사진의 명당인가 싶다.

 

 

정취암과 함양 오도재처럼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길.

 

비록 해 뜨는 풍경을 구경할 수 없다고 해도 이미 소금강이라 불리는 이 아름다운 절경에 속세를 떠난 신선처럼 즐겁다. 바람에 길을 물어 나선 구름이 살며시 들러 인사하는 모양새가 정겹다. 굽이굽이 지나온 길도 그저 아름답다. 여름의 무더위도, 삶 속의 지친 일상을 씻을 수 있는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벌써 그립다.

 

 

산청 정취암에서 불과 얼마를 더 가면 성심원이 있다. 성심원에서 내달 81일부터 4일까지 <성심인애대축제>가 열린다.

 

영화<8월의 크리스마스>처럼 훈훈한 사람이야기가 산청 성심원에서 펼쳐진다. 가톨릭신자라면 지리산둘레길을 걸으며 피정을 겸한 전대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 굳이 가톨릭신자가 아니어도 좋다. 다가오는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무엇보다 이 땅에서 소외된 우리 이웃<한센인>들과 함께한다는 자체로 사랑을 함께하는 뜻깊은 자리다.

사랑도 언젠가는 추억으로 그친다는 걸 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채 떠날 수 있게 해준 당신께 고맙단 말을 남깁니다.

영화<8월의 크리스마스>의 명대사처럼 이제 살아온 나날보다 죽음이 더 가까이 있는 고령의 한센인들에게 사랑을 간직한채 떠날 수 있도록, 고맙다는 말을 남길 수 있도록 여러분의 관심을 부탁한다.

 

우리 모두의 사랑을 더해 행복을 나누는 기쁨 가득한 제2회 성심인애대축제를 소개한다.

 

<2회 성심인애대축제 안내>

- 일시 : 2013.8.1~4

- 장소 : 경남 산청 성심원

- 일정소개

* 8/1() 신앙의 날

주최 : 프란치스칸 가족

내용 : 둘레길 걷기, 환영예식, 신앙강좌와 신앙체험나눔, 참회예절과 고백성사, 성체현시와 조배, 포르치운쿨라 전대사 축일미사(209:30)

 

* 8/2() 희망의 날

주최 :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조직위

내용 : 대만작은꽃 전통무도단 특별공연(15:00), 식전공연(18:30), 개막식(19:30), 엑스포성공기원 윤수일과 밴드 특별공연(20:00)

 

* 8/3() 사랑의 날

주최 : 산청지역사회복지협의체

내용 : 대만작은꽃 전통무용단 특별 공연(15:00), 신희와 진영의 품바공연(16:00) , 광양포에버오케스트라 공연(17:00), 지역복지시설 경연대회(18:30), 가야랑 특별공연(19:30), 국제댄스공연(거창국제연극제 참여 팀들 스페인 캘리칸도, 러시아 엘로세, 비보이 갬블러쿠르 특별 출연)

* 8/4() 감사의 날

내용 : 폐막 감사미사 09:30

 

 

* 기타

~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 (2013.9/6-10/20) 홍보관 운영

~ 유명 화가 작품 전시 및 판매

~ 바자회(지역특산품, 먹거리 외) 8/2 12:00 ~ 8/3 22:00

 

* 숙박안내

8/1 무료 숙박(불편, 텐트 휴대 가능)

8/2-3 1(조식포함) 20,000원 예약필수 010-5759-1234 김정룡 루피노 수사

* 후원금품 접수

바자회 판매용 물품과 그림 소장품 등 후원협찬 받습니다. 축제후원계좌는 농협 887-01-076175 프란치스꼬회 입니다. (연말정산 기부금 납입확인서 발행)

 

* 문의 : 055-973-6966

 

 

 

이글은 경상남도인터넷신문 <경남이야기>와 함께합니다. http://news.gsnd.net/?p=32308
구경하고갑니다.h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