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해찬솔 2013. 12. 21. 06:30

 

 

골라 (걸어)가이소~”

입구에서부터 왼쪽으로 가야할지 오른쪽으로 가야 할지 몰라 두리번거리는 내게 70대 노부부가 어느 쪽으로든 좋다며 말한다. 내가 망설이는 곳은 경남 진주시 가좌산 걷기 좋은 길이라는 선간판이 서 있는 가좌산 등산로 입구다. 왼편으로 가면 청풍길이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곳이지만 오른쪽으로 길을 잡았다.

1218, 좀 전에 아내를 내려주고 나는 곧장 여기로 왔다.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연구소에서 운영하는 가좌시험림남부산림연구소 수목원이 있는 옆길로 올랐다. 차 하나와 사람이 넉넉히 지나가도 될 정도의 넓은 임도가 나온다. 양옆으로 각종 나무 이름들이 서 있다. 살아있는 나무도감이다.

합다리나무, 참중나무, 자구나무, 종비나무, 삼나무, 화백, 편백, 잣나무, 히말라야시다(개잎갈나무), 일본전나무, 구상나무, 비자나무, 신나무, 사람주나무···.

나무 이름 하나하나를 부르면서 올라가는 길은 재미나다. 소나무라는 한 조상에서 나온 소나뭇과 나무들만 살펴보기도 하고 재미난 나무 이름에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혼자 걷는 길이 심심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