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속 진주

해찬솔 2014. 1. 2. 12:26

여보, 일어나. 6시야~”

~”

아내는 말과 달리 이불 속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201411일 새벽 3시까지 텔레비전 보며 가는 세월 아쉬워하더니 밝아오는 새해 해돋이는 결국 나 홀로 맞도록 했다. 결혼 전 남해 보리암으로 해돋이 구경하러 간 이후 나는 새해에 간 적이 없다. 집에 있으면 전국의 산과 바다에서 올라오는 싱싱한 해를 실시간을 볼 수 있는 마법 상자, 텔레비전에 의존했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뜰 해가 다르지 않을 덴데. 왜 나는 의미를 부여하고 근처 산으로 나설까. 그저 새해 첫날 해돋이를 보고 싶기 때문이다. 나이 탓인가? 아니다 그저, 바람이다.

    

산 정상이 다가오자 여러 갈림길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의 무리가 하나의 긴 줄이 되었다.

 

 

어둠이 걷히지 않은 길을 나 혼자 걸었다. 차도 드문드문 이다. 산 입구에 다다르자 사람들이 윤곽을 드러낸다. 가로등 불빛이 아니면 분간하기 어렵다. 내 앞에서 할머니 손을 꼭 잡은 꼬마 아이는 올해 초등학교에 올라가는 모양이다. 할머니께 초등학교에 가면 친구가 많은지, 소풍은 언제 가는지, 학용품은 언제 사야하는지를 쉬지 않고 묻는 통에 뒤에 따라가는 나는 본의 아니게 대화를 엿들었다. 할머니와 꼬마를 앞질러 가자 어둠 속에서 4명의 가족이 각각 아빠와 딸이, 아들과 엄마가 손을 맞잡고 올라간다. 산 정상이 다가오자 여러 갈림길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의 무리가 하나의 긴 줄이 되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진주 시내에는 가로등과 네온사인 등이 빛나고 있다.

 

오전 640. 경남 진주시 선학산 전망대에 다다르자 한쪽에서는 떡국을 먹기 위해 긴 줄을 이루었다. 새벽 3시부터 중앙동 자치위원들이 고생했단다. 참 고맙다. 전망대에는 사람 물결로 두 발로 서 있기 힘들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진주 시내에는 가로등과 네온사인 등이 빛나고 있다. 아래로 내려왔다. 다행히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자리를 잡았다.

 

오전 7시부터 꼼짝없이 40여 분을 기다렸다.

 

 

 

오전 7시부터 꼼짝없이 40여 분을 기다렸다. 주위 사람들도 나처럼 섰다. 지루하지 않은지 모두 약간은 들뜬 얼굴들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는 사람을 만났는지 여기저기 새해 인사가 나온다. 휴대전화로도 여기 해돋이 상황을 전하며 새해 인사를 전하는 사람들도 있다. 젊은 연인은 서로 옆으로 껴안듯 내내 서 있다. 사람무리 속에서 아빠는 아이를 목에 태우기도 했다. 이 아침을 맞기 위해 밤을 지새웠다는 젊은 사람들은 서로 뭐가 즐거운지 연신 킥킥 소리가 나도록 장난치며 논다.

 

740분 즈음, 3,000여 사람들은 모두가 하던 동작을 멈춘 채 일제히 한 곳을 향했다.

 

 

740분 즈음, 3,000여 사람들은 모두가 하던 동작을 멈춘 채 일제히 한 곳을 향했다. 붉은 하늘 사이로 해가 솟았다. 가지고 온 휴대폰에 태양을 담기 바쁘다.

    

부랴부랴 소원을 빌었다. 올해 내 소원이자 목표는 10가지다. 근데 생각이 나지 않았다.

 

사진을 찍으면서 부랴부랴 소원을 빌었다. 올해 내 소원이자 목표는 10가지다. 근데 생각이 나지 않았다. 다음에는 지갑에 넣어 다녀야겠다.

 

전망대 한쪽에는 소망리본이 바람에 흔들린다.

 

 

전망대 한쪽에는 소망리본이 바람에 흔들린다.

앞으로 잘 풀리게 해주세요.’

시험 합격 기원

사람들의 소원은 따로따로다. 저 많은 소원들이 불과 10여 분 사이에 일제히 쏟아져 나왔으니 2014년 해님도 여간 부지런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시내도 햇살 받아 윤곽을 드러낸다. 오늘도 이렇게 시작이다.

 

 

 

시내도 햇살 받아 윤곽을 드러낸다. 오늘도 이렇게 시작이다.

 

경상남도 인터넷신문 <경남이야기>와 함께 합니다. http://news.gsnd.net/?p=43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