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해찬솔 2014. 1. 16. 08:39

 

 

지난해 대학 수능 시험을 치른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 등의 대학 입학 전형이 끝났다. 대학 입학 관련 합격을 알리는 펼침막이 출신 고등학교 정문을 비롯해 마을 입구 등 곳곳에 요즘 걸려 있다.

 

펼침막의 내용도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이른바 명문대학 위주다. 명문대학 합격자는 이름과 학과를 적는다. 이마저도 서울대에서부터 시작한 명문대학도 서열에 따라 크기 등이 달리 적힌다. 비명문 대학과 지역 대학은 기타 대학으로 숫자만 표기한 사례도 많다. 내 고향뿐 아니라 시골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다. 출신 고등학교에서는 재학생들에게 선배들의 진학 열기를 이어가고 고향을 떠난 인사와 학부형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서 걸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학교에 내걸린 펼침막은 비교육적이다. 학교 입구에 걸린 명문대학 합격 선배들의 이름 석 자가 재학생들에게 학구열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지 못한다. 명문대학에 진학한 사람은 소수다. 그러지 못한 다수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위화감을 조성하는 셈이다. 오히려 대학 서열화를 통해 학벌을 조장한다. 좋은 대학을 다니고, 보내기 위해 학생과 학부형들에게 사교육을 은근히 부추긴다. 대학이라는 간판과 겉만 보고 사람을 섣불리 판단하고 평가하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다.

 

또한, 출신 학교의 위신을 생각해서 자신의 적성과 희망을 버린 채 명문대학의 원치 않는 학과로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원하지 않는 대학 전공 선택으로 대학 재학 중 갈등하는 학생들도 보았다.

 

대학 입학을 축하하고 진학하지 못한 이들에게도 격려될 수 있는 펼침막이 학교 정문과 마을 등에 걸렸으면 좋겠다. 자라는 학생들에게 대학 진학이 전부라고 몰아세우는 사회 분위기도 사라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