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해찬솔 2015. 1. 1. 08:45

탈핵 운동가 21명의 글이 인포그래픽 20개로 이루어진 <탈바꿈>을 읽고

 

책은 시종일관 핵발전소라고 적었다. 내가 배우고 알고 있던 원자력발전소가 아니라고 했다. ‘핵발전소는 원자력이 아니라 핵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이란다. 손바닥만 한 탈로 얼굴을 가리고 하늘만 한 자유를 얻는 게 이다. ‘원자력이라는 을 쓰고 우리나라에서 경제적 효율성과 안정성을 자유롭게 얻었다. 그러나 <탈바꿈>을 통해 원자력발전소에 씌워진 을 벗기자 핵발전소라는 민낯이 드러났다.

 

<탈바꿈>은 탈핵 운동가 21명의 글이 인포그래픽 20개와 함께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삶을 위협하는 핵발전을 통해 발전소의 위험성을 진단한다. 후쿠시마 사고 당시와 현재 상황 그리고 후쿠시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나라 핵발전소의 안전 문제, 핵폐기물 처리와 경주 핵폐기장을 둘러싼 쟁점 등을 전달한다. 2방사능 먹거리와 안전에서는 방사능과 건강에 대해 다룬다.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학교, 어린이집, 봉사단체의 급식 실태, 방사능 먹거리 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 방법, 방사능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특히 내부피폭의 위험성, 논란이 되고 있는 방사능 괴담에 대해 말하고 일본산 수입 식품과 수산물의 방사능 검사 현황을 중심으로 먹거리 안전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운다. 3탈핵으로 바꾸고 꿈꾸는 세상에서는 대안에너지와 탈핵 운동의 역사, 구체적 실천 방법을 말한다. 핵발전이 정말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지 검증하고, 독일은 어떻게 탈핵을 선언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을 돌아보며, 우리는 탈핵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소개한다.

 

<탈바꿈>을 읽으면서 사용후핵연료는 적어도 10만 년 이상 핵폐기물로 보관돼야 한다는 사실에 내 두 눈을 의심했다. 2014년 한 해를 통틀어 가장 슬픈 비극은 아마도 수백 명의 아까운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다. 세월호 참사는 상상이라도 했던가? 누가 일본 후쿠시마에서 핵발전소가 폭발할 줄 알았겠는가? 그럼에도 우리는 원전 르네상스니 하는 말로 원자력발전이 안전하고 저렴한 에너지라고 선전하고 있다.

 

 

 

‘10만 년 동안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는 핵폐기장 기술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 기술로는 약 50년 정도 사용 가능한 방폐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을 건설할 수 있다.’라는 글자들이 가슴을 후벼 파는 듯 쓰라렸다. 10만 년이라는 시간은 구석기 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의 시간이다. 그 어마어마한 시간 동안 우리는 월성원전과 고리원전이 설계수명이 다해 폐쇄될 때까지 지진이 일어나지 않기를 온 우주의 기운을 모아 기도하는 수밖에 없는 우리의 처지에 화났다.

 

핵발전 중대 사고 확률은 1로년(원자로 1기가 년 동안 가동하는 기간을 의미)당 약 100만분의 1입니다. 사실상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상정해온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지난 40여 년 동안 스리마일 섬, 체르노빌, 후쿠시마 등 대형 핵발전소 사고만 세 차례 발생했습니다. 고리원전 단지에서 후쿠시마 규모의 사고가 발생한다면, 반경 30킬로미터 이내에 사는 320만 명이 직접 피해를 보고 전 국토의 11.6퍼센트가 오염될 것입니다. 아직도 수습이 불투명한 후쿠시마 사고의 처리 비용은 이미 100조 원을 넘었습니다.’

 

절대 안전하지도 않는 핵발전에 나와 내 아이들의 미래를 담보 잡을 수 없다. 여러 핵발전소가 한 부지에 우리는 몰려 있다. 부지 네 곳에 가동 중인 핵발전소 23기가 있다. ‘2012년 일본 원자력위원회는 사용후핵연료를 지하에 영구 격리 처분하는 비용을 최소 185조 원(핵발전소 1기당 평균 31,400억 원)으로 계산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적용하면 현재 가동 중인 23기를 기준으로 약 72조 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해체해본 경험이 없습니다.’는 말은 핵발전이 결코 안전하지도 싸지도 않다는 증거다.

 

결국 핵발전은 싸다라는 말은 거짓말이다. ‘신용평가 금융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의 발표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세계 11대 핵 산업 관련 기업 중 7개사의 신용등급이 강등했다고 합니다. 핵발전의 숨겨진 비용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전기가 부족하면 어찌하느냐는 말에 나는 핵발전을 필요악이라고 여겼다. 당장 내가 일상생활 속에서 늘 함께하는 휴대전화의 충전과 텔레비전, 냉장고 등의 전기를 어디에서 만들어야 하느냐고 묻는 말에 쉽게 답하지 못했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전기 중 핵발전소에서 만들어지는 양이 약 3분의 1인 처지에서 참 난감한 답이었다. 그런데 가동 중이던 8기의 핵발전을 하지 않는 독일은 전력난이 없었다. 친환경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면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로 핵발전을 부추겨 온 현실에서 독일은 사례는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실제 독일의 전기료는 갈수록 대폭 인상되는 추세란다. 이웃 국가인 프랑스에 비해 두 배, 미국의 거의 세 배에 달하는 수치 ‘2002~2012년 사이 독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83퍼센트가 증가했으며 이는 OECD 회원국 중 최고치라는 말에 결국 핵발전이야말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의 전기요금이 높은 데는 재생에너지에 투자한 사람들을 위한 보조금 지원 등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를 가동하는 에너지 대기업들은 재생에너지만이 원인인 듯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기존의 발전소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생태 전기가 비씨다고 합니다. 환경오염이나 독일 국민들이 내는 세금에서 충당되는 보조금을 고려하면 화석연료 및 핵에너지 발전이 훨씬 비싸다는 점입니다. 2012년 독일 국민들이 전기요금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지원한 금액은 화력 및 핵발전소에 세금을 통해 지원한 금액의 3분의 1 수준이었다고 한다.

 

독일 시민들은 그럼에도 핵발전과 기존 화석 연료를 이용한 에너지 대신 재생에너지를 통한 이점이 더 많음을 알고 있다. 기존의 에너지 대기업 대신 지역의 소규모 에너지 공급 시스템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그 이점으로 탈핵, 근교에서 생산된 에너지, 고장의 일자리 창출 등을 꼽습니다. 즉 화석연료나 우라늄을 사용하지 않는 깨끗한 재생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고, 근교에서 에너지가 생산되므로 초고압 송전망이 추가로 확보되지 않아도 되며, 새로운 에너지 공급망이 형성됨으로써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나는 밀양 송전탑이 떠올랐다.

 

우리가 돈을 달라고 하나, 쌀을 달라나, 밥을 달라나, 우리 재미있게 오순도순 엎드려 사는데 이대로만 살게 해달라. 이대로만” (<섬과 섬을 잇다> 중에서)

마치 전력 자급률 1%인 도시에 전기를 보내기 위해 자급률 190%인 영남권이 발전소와 송전탑을 강요하는 모순은 없어져 한다. 같은 책에서 전기가 그리 좋으면 송전탑을 서울로 다 가지고 가라.”는 외침은 여름철 예사로 에어컨을 돌리며 원활한 전기 공급에만 관심을 둔 나 자신을 부끄럽게 한다.

 

<탈바꿈>은 그런 부끄러운 나에게 대안을 제시했다. 탈핵을 위한 실천은 아주 사소한 일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변기 수조에 물을 채운 페트병을 넣으면 25퍼센트 가량의 절수 효과가 있고, 양치컵을 사용하거나 씻을 때 물을 받아서 쓰는 일도 일상에서 실천할 방법입니다. 물을 절약하면 물 생산과 관리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입니다. 결국, 물도 전기를 이용해 펌프를 돌려 각 가정으로 보내지기 때문입니다.’라는 말에 무릎을 딱 쳤다. “옳거니

 

첫발을 떼는 것이 가장 힘들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건 어렵지 않다. 넘어지면 다시 운동화 끈을 단디(단단히)’ 묶는 것처럼 할 수 있다는 굳은 마음이 있다면 탈핵은 희망이다.

 

껍질을 깨고 나오면 병아리가 되지만 남이 깨면 계란후라이가 된다.’는 말처럼 우리가 핵발전에 관한 그릇된 신화의 껍질을 깨지 못하면 계란후라이가 아니라 우리는 끝이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주변에 알려 혼자가 아니라 우리 함께해야 라는 말에 밑줄 긋고 실천을 다짐했다.

매번 좋은포스팅 감사~ 해찬솔님 스크랩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