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야기

해찬솔 2015. 10. 21. 06:30

 

산청 동의보감촌을 찾아

 

떠나기로 결심했다. 하늘을 보았다. 벌써 시월하고도 12. 부지런히 살아온 것 같은데도 해 놓은 것 없이 2015년 올해도 종반을 향해 내달린다. 그런데도 열심히 올해를 살아온 나를 특별히 위로하고 싶었다. 특별히 위로받고자 찾은 곳은 아주 특별한 동네, 경남 산청군 특리다. ‘특리는 하늘과 땅, 사람의 좋은 기운이 모여 있는 특별한 마을로 2013 산청 세계전통의약엑스포가 열린 동의보감촌이 되었다. 울긋불긋한 가을 햇살 가득한 이날 산청 동의보감촌으로 향했다. 가을의 추억을 담으러 신선처럼 즐기러 떠났다.

 

108일부터 18일까지 2015산림문화박람회가 열린 경남 산청 동의보감촌 전경.

 

푸른 하늘에 하얀 구름이 덮었다. 드문드문 파란색이 하늘하늘거린다. 하늘도 키 커지는 계절의 높이를 재어보려는 듯 연이 끝없이 바람에 실려 날아 춤을 춘다. 동의보감촌을 찾은 나를 반기는 양. 동의보감촌 불로장생문을 지나자 구름은 바람에 실려 저만치 가버리고 하늘은 본연의 색을 드러냈다. 왼편으로 오는 18일까지 열리는 산림문화박람회 전시장이 보인다. 전시장은 나중에 둘러보기로 하고 먼저 동의본가로 먼저 걸었다. 동의본가로 걸어가는 데 북쪽 산기슭에 있는 가락국 제 10대 왕의 능이라 전하는 () 구형왕릉에서 유래한 왕산과 산봉우리가 붓끝을 닮았다는 필봉산이 구름이 물러가자 그 반가운 모습을 드러낸다.

 

 

경남 산청 동의보감촌 내 동의본가 근처로 돌아가는 길에 들국화라 불리는 구절초 무리가 바람의 장단에 하얀 춤을 춘다.

 

왼쪽 아주 커다란 호랑이 조형물 아래에는 곰과 사람 발바닥을 닮은 수영장이 저만치 보인다. 동의보감촌 내 야외수영장이다. 여름에 신나게 놀았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귀가에 들리는 듯하다. 동의본가 근처로 돌아가는 길에 들국화라 불리는 구절초 무리가 바람의 장단에 하얀 춤을 춘다. 동의보감촌은 구절초 군락으로 온통 백의 입은 모양새다. 구절초 꽃동산은 가을날 수채화를 그리고 있다. 구절초 꽃동산은 비밀정원 같다.

 

가을날 수채화 같은 구절초 꽃동산

 

본가에 이르자 구암정이라는 정자가 나오고 계곡이 지난다. 구암 허준 선생을 기리는 정자 옆으로 흐르는 계곡은 무릉계곡이다. 이곳이 무릉도원의 이상향인 듯 세상은 맑고 평안하다. 본가 문을 열고 들어섰다. 24가지 약초를 넣은 장수 베개(신침)을 베고 한옥 온돌방에 누워 배꼽에 쑥으로 만든 왕뜸을 할 수 있단다. 세종대왕과 세조 등 조선 시대 임금들이 피부병과 심신의 안정을 위해 했다던 약초욕까지 경험할 수 있다면 왕이 부럽지 않다. 무릉도원의 이상세계에 들어선 이곳에서 하루를 묵고 한방 체험을 한다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겠다.

 

 

산청 동의보감촌 내 구암정과 무릉계곡.

 

다음에 숙박해야지 하는 다짐을 하고 나왔다. 길가에 마땅히 돌아오기 바란다는 뜻을 가진 약초 당귀가 심겨 있다. 중국 풍습에 싸움터에 나가는 남편의 품 안에 당귀를 넣어 준 것에 유래한단다. 향긋한 당귀에 쌈 싸먹을 생각에 괜스레 침이 고인다.

 

, 산림 숲 그리고 인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시, 체험, 탐방, 임산물 시장 등이 8일부터 11일까지 다채롭게 열리는 2015년 대한민국 산림문화박람회 전시장으로 들어갔다. 12회 산림문화작품 공모전 생태공예 부분에서 대상을 받은 ()’라는 전시작에서 걸음이 멈췄다. 톱밥 등으로 만들어진 공예품인데 표정이 무척이나 평안해 보였다. 목공예 부분 대상작인 어울림과 앙상블에서는 높이 솟은 그네를 가운데 두고 손에 손을 잡아 원을 그린 사람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70년 동안 한국의 소나무는 ‘JAPANESE RED PINE’으로 불려

 

 

2015년 산림문화박람회에 전시된 목공예 부분 대상작인 어울림과 앙상블에서는 높이 솟은 그네를 가운데 두고 손에 손을 잡아 원을 그린 사람들의 모습이 평화롭다.

 

광복 70년이 지났지만, 소나무는 아직도 일본 나무라는 문구에 고개를 한창 꺄우뚱거렸다. 70, 25,550일 한 사람이 고희연을 맞을 만큼 긴 시간 동안 한국의 소나무는 ‘JAPANESE RED PINE’으로 불리고 있단다. 1820년대 일본에 머물던 독일인 의사이자 식물학자인 자볼트는 일본에 자라는 소나무를 최초로 국제사회에 소개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 식물은 일본인에 의해서 연구되고 세계에 알려지면서 여전히 많은 식물이 일본의 식물인 채로 남아 있다고 한다. ‘KOREAN RED PINE’ 우리 식물임을 알릴 수 있는 영어 이름이 널려 알려지도록 노력하겠다는 산림청과 국립수목원의 다짐에 박수를 보낸다.

 

 

70, 25,550일 한 사람이 고희연을 맞을 만큼 긴 시간 동안 한국의 소나무는 ‘JAPANESE RED PINE’으로 불리고 있다.

 

세종대왕,이순신장군은 항상 표고버섯 음식을 상에 올려

 

 

왕이 타고 다니는 가마 앞에서 장모가 사위에게 기념사진을 찍어준다. ‘사위가 왕이면~’ 정겨운 두 분의 모습이 즐거운 상상을 하게 만든다.

 

씁쓰레한 마음은 나무로 재미있는 놀이를 하고 있다는 목공예가의 멋진 작품에서 달랬다. 왕이 타고 다니는 가마 앞에서 장모가 사위에게 기념사진을 찍어준다. ‘사위가 왕이면~’ 정겨운 두 분의 모습이 즐거운 상상을 하게 만든다. 산림녹화 과정을 찍은 사진들에서 우리가 누리는 산이 주는 행복이 많은 이들의 노력의 결실임을 느꼈다. 전시장 한 곳에는 사유림매수와 수목장에 관한 상담이 있는데 상담이 한창이다.

 

 

2015년 산림문화박람회 체험장에서 아이들이 나무에 못질하며 보관함을 만들고 있다. 못질하는 아이의 표정이 너무 진지하다.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이 두 분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소갈증(당뇨병)이 있었던 세종대왕의 수라상에는 항상 당뇨에 효과적인 표고버섯 음식이 올라왔단다. 이순신 장군 역시 평소 장국밥에 표고버섯 요리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버섯 전시관에서 각종 버섯을 구경하는데 엄마, 아빠와 함께한 꼬마요리사들이 요리사가 되어서 표고버섯 주먹밥을 만든다. 또 다른 체험장에서는 툭탁툭탁 소리가 요란하다. 아이들이 나무에 못질하며 보관함을 만들고 있다. 못질하는 아이의 표정이 너무 진지하다.

 

 

땅강아지는 알을 낳고 알들이 부화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보호한다고 한다. 자식 사랑이 큰 곤충들을 살펴보면서 어머니 사랑을 떠올렸다.

 

시음용 표고 막걸리 한 잔에 대추 슬라이스 안주 한 점 먹고 박람회 전시장을 나오자 하늘은 더 푸르고 맑았다. 동의보감촌 주제관에 들어갔다. 주제관에 들어서자 오른편에 있는 물형상물이 눈에 들어온다. 물 종류가 무려 서른 세 가지란다. 맞은편 곤충관으로 들어갔다. 거위벌레는 나뭇잎을 겹겹이 접어서 안전한 요람을 만든 후 알을 낳는다고 한다. 땅강아지는 알을 낳고 알들이 부화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보호한다고 한다. 자식 사랑이 큰 곤충들을 살펴보면서 어머니 사랑을 떠올렸다. 이 밖에도 위험을 느끼면 항문 주위의 분비샘에서 독한 물질을 내뿜어 독가스를 만들면서 도망가는 폭탄먼지벌레의 사례 등이 눈길을 끌었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산청 동의보감촌 내 황금빛 거북이의 기운을 한껏 받았다.

 

세종의 당뇨로 생긴 갈증 해소를 위해 육류를 즐기는 세종에게 저지방 육류를 처방한 사례와 미래의 왕을 위해 건강과 학습을 위한 간식으로 국화죽, 죽순죽 등의 죽을 이용했다는 선조들의 지혜와 효능에 놀랐다. 주제관을 나와 한의학박물관으로 향했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황금빛 거북이의 기운을 한껏 받았다.

 

 

산청 동의보감촌 주제관 내부 전시실.

 

한의학박물관은 산림박람회에 맞춰 약초꾼의 일상을 다룬 특별전을 하고 있었다. 지리산 약초꾼의 맥을 잇는 박사문 선생의 이야기며 동의보감의 탄생 과정 등이 걸음을 찬찬히 옮기게 했다. 2층에는 동안과 V라인 얼굴을 만드는 요령이 나왔다. 아내가 보면 좋다고 하겠다 싶어 사진으로 기록을 담았다. 아이들 성장점을 자극 키를 키우는 스트레칭은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이 또한 사진에 담았다. 이런저런 유용한 정보에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렀다.

 

 

산청 동의보감촌 내 한의학박물관에 전시된 동의보감.

 

특별히 위로받고자 찾은 아주 특별한 동네

 

 

산청 동의보감촌 내 각종 가을꽃이 만개한 꽃동산.

 

오전 일찍 집을 나서 동의보감촌 내 산림문화박람회와 주제관, 한의학박물관 구경하고 나오자 시장기가 밀려온다. 명색이 건강을 주제로 한 동의보감촌에 왔다면 몸에 좋다는 음식으로 챙기고 싶었다. 기 체험관에 있는 약선 음식관으로 열심히 걸음을 옮겼다. 한의학박물관에서 올라가는 길 한 편으로 붉고 노란 빛깔의 꽃들이 반긴다. 각종 가을꽃이 만개한 꽃동산이다.

 

 

 

말뚝박기하는 이끼로 만든 식물 인형 토피어리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정겨워 나 역시 어릴 적으로 떠났다. 엎드린 친구의 등에 두 다리 양옆으로 활짝 벌리고 폴짝 뛰어오른 아이의 표정이 해맑다.

 

아름다운 꽃향기에 취해 배고픔도 잊었다. 노란 수국이 물결치는 앞에서 바라보는 동의보감촌 전경이 마치 봄 유채꽃처럼 따뜻하다. 말뚝박기하는 이끼로 만든 식물 인형 토피어리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정겨워 나 역시 어릴 적으로 떠났다. 엎드린 친구의 등에 두 다리 양옆으로 활짝 벌리고 폴짝 뛰어오른 아이의 표정이 해맑다. 근데 가위바위보에서 누가 이겼을까 궁금하다.

 

 

약선 한 상이 (4인 이상) 1인당 2만 원 이상 하는 가격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주요리인 갈비찜까지 이곳에서 먹는 약이 되는 음식은 모든 접시를 비우게 했다.

 

 

한방기체험장 내에 있는 약이 되는 요리 약선요리전문 식당 동의약선관으로 들어갔다. 앉은상에 정갈한 밑반찬이 깔린다. 온갖 약초들이 찬으로 올라왔다. 약선 한 상이 (4인 이상) 1인당 2만 원 이상 하는 가격이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주요리인 갈비찜까지 이곳에서 먹는 약이 되는 음식은 모든 접시를 비우게 했다.

 

이곳의 정기가 내 가슴속으로 밀려드는 듯 시원하다.

 

 

산청 동의보감촌 한방자연휴양림은 당신을 기다립니다라는 자작나무의 꽃말처럼 이곳은 잠시 쉬어가라며 나를 기다렸나 보다. 아직은 강원도의 자작나무 숲에 비할 수 없이 가녀리고 작다.

 

오미자차로 마지막으로 입안을 개운하게 만든 뒤 식당을 나왔다. 몸을 건강으로 채우고 나와 한방자연휴양림으로 향했다. 올라가는 오른편으로 거북 모양의 바위가 화계 사이로 보인다. 순백의 알몸을 드러낸 자작나무들의 자태가 황홀하다. ‘당신을 기다립니다라는 자작나무의 꽃말처럼 이곳은 잠시 쉬어가라며 나를 기다렸나 보다. 아직은 강원도의 자작나무 숲에 비할 수 없이 가녀리고 작다. 하지만 청명한 하늘과 맑고 투명한 햇살처럼 눈 부신 자태는 상쾌하게 만든다.

 

 

산 중턱에 있는 수영장은 산 아래의 풍경처럼 시원하다.

 

자작나무숲의 청명한 하늘과 맑고 투명한 햇살처럼 눈 부신 자태

 

휴양림 관리소 앞에 자작나무처럼 하얀 개 한 마리가 낯선 나를 보고 오히려 반갑다고 꼬리를 흔든다. 조금 더 올라가면 수영장이 나온다. 물 빠진 수영장에는 지난여름의 시원한 추억들이 아름다운 동의보감촌 풍경과 함께한다. 가족과 친구와 함께 오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이 불어온다.

 

 

산청 동의보감촌 기체험장. 이곳에는 기 체험 할 수 있는 바위가 세 개가 있다.

 

다음을 기약하며 휴양림을 나와 기체험장으로 향했다. 이제는 동의보감촌의 가장 인기 있는 곳이 된 곳이 기 체험장이다. 기 받는 바위인 석경과 귀감석은 무게가 각각 60톤과 127톤에 이르며 석경에는 천도교의 경전인 천부경(81)을 새겨 우주 만물의 생성 이치와 인간 수양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정 동쪽을 향해 있는 석경은 동쪽 태양에서 밝아오는 기운을 대지에 비추어 국운 융성을 기원한단다. 좋은 기를 받으려는 사람들의 이마가 바위에 닿은 부위는 만질만질하다.

 

 

기 받는 바위인 석경은 좋은 기를 받으려는 사람들의 이마가 바위에 닿은 부위는 만질만질하다.

 

기가 통하는 기 체험 바위가 3

 

기를 통하고 난 뒤 동의전 뒤편에 있는 거북이처럼 생긴 귀감석으로 걸음을 옮겼다. 하늘 아래 좋은 일이 모두 적혀 있다는 이곳에 체험 일화는 하나둘이 아니다. 동의전으로 들어갔다. 명상 체험할 수 있는 건물답게 들어서는 내내 마음이 차분해진다. 한쪽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입을 살짝 벌리고 천천히 호흡을 5회 반복해 숨을 토하며 내 안의 스트레스가 빠져나간다고 생각하라는 명상법이 적혀 있다. 가만히 앉아 들숨과 날숨을 5회 반복하자 평안해지는 기분이다.

 

 

동의전을 나오는데 윈숭이 조각상이 입을 앙다물고 눈을 부라리고 뚱하게 바라본다.

 

동의전을 나오는데 윈숭이 조각상이 입을 앙다물고 눈을 부라리고 뚱하게 바라본다. 마치 가족과 함께 오지 않고 혼자 좋은 기를 받아가는 것을 나무라는 듯. 마지막으로 복석정에 들렀다. 단체로 경북 경주에서 꾸부정 걸음으로 바위를 매만지는 어르신들의 얼굴들은 소풍 온 아이처럼 설렜다. 오늘은 기체험장을 역순으로 돈 셈이다.

 

 

전망대 난간 아래로 펼쳐지는 동의보감촌 전경은 이곳의 정기가 내 가슴속으로 밀려드는 듯 시원하다.

 

기체험장을 나와 하얀 구절초가 일렁이는 허준순례길이 나왔다. 대신 약초관으로 찬찬히 걸었다. 걸어가면서 동의보감촌 전경도 구경하고 불어오는 바람을 가슴에 담자 시원하고 좋았다. 전망대 난간 아래로 펼쳐지는 동의보감촌 전경은 이곳의 정기가 내 가슴속으로 밀려드는 듯 시원하다. 가을 햇살이 동의보감촌 뒤 왕산과 필봉산을 넘어간다.

 

가을바람 솔솔 불고 마음속이 숭숭할 때면 발길 닿는 곳으로 떠나고 볼 일이다. 또한, 내 몸과 산이 주는 평안함을 찾는다면 산림박람회가 열리는, 한방의 향내 가득한 산청 동의보감촌이 딱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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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밤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