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지 않은 곳

시나브로 깊어지는 주눅 ...

03 2021년 11월

03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50여 년 만의 이삿날에 내 앞을 막아서던 야속한 폭우 ...

근래없이 맑아 늘 화창했던 날씨가 왜 하필 이삿날에 변고를 부리는고 여름날 장맛비처럼 쏟아지는 빗발사이를 헤집고 돌아보고 또 돌아보며 돌렸던 발 길 낯선 고장과 낯선 가게들과 내가 잠그지 않아도 저절로 잠겨지는 동 밖의 현관문 갇혔구나 .............. 한달이 훌쩍 넘어갔고 맥을쓰는 두째의 미루어졌던 급한 작업탓에 영감님 컴 하나만 쓸수있었기에 내컴은 뒤로 뒤로 ... 오늘에사 두째의 맥을 떼어내고 내 컴이 연결되었다 오랫만이라서인가 화면도 낯설고 글쓰기도 낯설고 만사가 어설프고 착찹하다 그동안 전화 주셨던 블친님들 정스러운 톡 궁금하심으로 놓아주신 깊은 염려의 글들 참 많이 감사하고 참 많이 행복스럽다 거실창으로 들어서는 맑고 밝은 햇살 발갛게 익어가는 산수유가 헤살스럽게 웃어준다 당신 이사 ..

30 2021년 07월

30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52년 동안 바시닥 대던 이곳에서 이사를 합니다.

길가집 한옥 앞뒷집 두채를 터서 넓혀 애들넷 맘껏 뛰어놀았고 ... 애 넷이 끌어들인 친구들까지의 북새통에 시아버님의 눈쌀은 늘 찌푸린채셨고 ... 앞마당에 모래를 차로 끌어들이고 그 위에 그네를 놓았으니 들끓밖에 없었고 ... 어느땐 그 애들 끄니까지도 챙겼고 ... 발전하는 세월이라 냉장고를 들이고 너무 좋아 간식으로 채웠건만 애들 넷에 그 친구들까지로 늘 오간데 없이 비어지던 냉장실이었고 .... ☆ ☆ ☆ ☆ 이십여년을 살다 세월 흐름에 좇아 사층으로 올렸고 옥상에 화초를 맘껏 심었고 조리대까지 뻐쳐놓고 산터미 같은 김장 담그고 메주 쑤어 말려 장 담그고 ... 생선 말리고 채소 말리고 과일 말리고 ... 동네일에 정신 빼앗견던 남편이 끌어 들인 친구분들 덕에 옥상엔 늘 군상이 차려졌고 ... 그..

17 2021년 07월

17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섬찟 움츠려들게하는 예리한 느낌 손가락 끝에서 ...

횡재라도 만난 양 파 두단을 들고 들어서는 영감님 시퍼렇고 싱싱하고 장대처럼 키도 크고 더군다나 밥도 많고 ... 대궁은 대궁대로 잎은 잎대로 껍질과 뿌리까지 탐나 아주 깨끗이 다듬어 챙겼다 씽크대 바닥에 쌓인 파 쓰레기 훑으면서 모으다가 앗 손끝에 느껴지는 섬뜩함 피다 파 다듬던 칼이 깔려 있었는데 채 치우질 못하고 변을 당했다 졸졸졸 쏟아지는 듯 금새 파 쓰레기 위를 물들였다 얼른 키틴타올로 감쌌지만 무감당 뭉텅이로 뜯어 막아도 역시 무감당 거실로 뛰어들어 약솜 한줌으로 막았지만 역시나 ...... 이 폭염에 왼 변고인고 화가나고 아득하다 꿰매야 빨리 낫는다며 외과로 뛰라 채근하는 원장님 병원에 오는동안 피가 얼추 멎었으니 예서 해결해보라 매달린 나 착착붙는 종이 반창고를 가늘게 가늘게 잘라 빈틈 없..

24 2021년 01월

24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주춤 주춤 아픈 할배들 그 곁엔 실룩 실룩 원숭이 걸음의 할매들 뿐

새해인 21년으로 들어서자 마자 4일 영감님 정기검진차 세브란스 병원으로 달려갔다 이것 저것 검사끝내고 결과 보러 또 달렸고 ... 방사선 치료부분이 다 아물지 않은것 같다며 직장에 이상이 생겼단다. 공복인채로 직장 내시경을 받으면서 치료까지 병행한다던가 언제 보호자를 부를지 몰라 장장 세시간을 오두마니 복도에서 대기했다. × × × × × 할머님이 환자인 경우엔 딸인지 며느리인지 아들인지가 졸 졸 붙어있는데 주춤 주춤 걸음걸이까지 성치않은 할아버님 환자곁엔 대개가 원숭이 걸음닮아 힘겨운 할머님들이 붙어계시다 시집오는 날부터 온갖 시중 다드느라 하룬들 편한날들 있었을까 본인들도 이제 막다른 길에 접어들어 걸음조차 온전치 못하구만 아픈 영감님들 보호자까지로 힘겹겠다. 장 장 세시간 여나 눈에 들어 온 남의..

04 2019년 12월

04

살며 생각하며/넋두리 방 친구였던 작은 올캐를 멀리 보내고도 난 씻고 먹고 웃고 종 종 종 일상에 충실하다 굇씸한 ...

지하철에서도 버스에서도 작은 오래비의 옷깃이 닿기만 해도 전율을 느낄만큼 행복하다 했던가 오빠를 아주 많이 좋아했던 올캐였다 내 일년 후배인 작은 올캐 몇번의 전화를 받았었다 보구싶다 야 보구싶어 ... 떠날때가 가까웠으리라곤 상상조차 못했다. 언냐 고모부(울영감) 정기검진 끝내고 김장 끝내면 내려갈께 깔깔깔 신나게 맛난 밥먹자아 ... 한참 먼저 오래비를 보내고 혼자 지냈었다. 그래도 가게를 하고 있었으니 사무치는 외로움은 때때로였으리라 내가 나서려던 날짜보다 삼 사일 먼저 서둘러 떠났다. 며칠만 더 일찍 나섯더라면으로 지금 온통 후회막심이다 사람에겐 내일은 없었구나가 다시 알아졌고 ... 까마득 오래전에 항암치료와 방사선을 받고 침샘이 막힌 까닭으로 늘상 물을 입에 물었다 뱉었고 그런데도 잘 먹고 명..

17 2019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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