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신문활용교육) 동아리

해우(海隅) 2018. 10. 16. 18:07

충렬여고 nie시사토론동아리가 제작한 2017. 시사자료집 완성본입니다. 이제서야 올리네요. 2018년도에도 지금 작업 중이네요.









2017 시사자료집 완성본(최종본).pdf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NIE(신문활용교육) 동아리

해우(海隅) 2017. 1. 27. 12:18

  박문논술카페의 겨울캠프 행사가 열린 지도 1주일 남짓이 되었네요. 캠프 때에 공부했던 내용도 좋았고, 오랜만에 반가운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네요. 제가 근무하고 있는 통영 충렬여고 NIE시사토론반 동아리 1-2학년 학생 17명이 올해도 1년 동안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 관심이 있는 사회 이슈에 대해 <2016.NIE 시사자료집>을 엮었습니다. 1년 동안의 동아리 활동을 갈무리하면서 2016년 올해의 이슈를 개성공단 가동 중단부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촛불 집회까지 20개로 정하고, 12월 한 달 동안 작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었네요. 아이들의 시각에서 정리한 자료다 보니 어른들의 생각과는 많이 다를 수 있고, 1-2학년 학생들이 만들다 보니 그 깊이나 수준이 미흡한 부분도 있습니다. 또한 고등학생이라서 자신의 정치적인 생각들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에 제약이 있고 자기 진로를 우선시하다 보니 올해 가장 큰 이슈인 박근혜-최순실 관련 이슈에 대해서 자료 조사를 못한 것이 이 자료집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볼 때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래도 2011년도부터 한 해에 한 번 아이들이 직접 각자의 시각에서 원고를 작성하고 제가 작은 조언만 해서 그 결과물을 한 권의 책자 형식으로 엮는 과정을 통해 저도 느끼는 것들이 많고 아이들도 조금씩 성장해 감을 느낍니다. 조금은 엉성하고 미흡한 결과물이라 하더라도 2016년 사회적 이슈가 궁금하신 분들은 첨부파일을 다운로드해서 보세요. 다들 설날 연휴 행복하게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통영에서 -해우(海隅)-







 
 
 

일간 신문 사설 및 칼럼 읽기

해우(海隅) 2016. 12. 26. 16:13

20161226일 월요일, 오늘의 주요 신문사설&칼럼

 

* 일러두기 : 이 자료는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편집한 것이며 상업적 목적은 일절 없습니다. 선정된 사설의 정치적 성향은 본인의 성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사설은 각 신문사의 정치적인 입장을 대변하기 때문에 글의 논거 자체를 찾아서 읽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비판적인 입장에서 상대방 논거의 문제점을 찾아보는 작업도 함께 해 본다면 당신은 한 쟁점에 대해 다각적인 사고를 형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오늘의 주요 이슈

 

AI 재앙

반기문 23만 달러 수수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국회 증언과 한반도 비핵화

원화가치 하락세, 환율 상승

 

*오늘의 주요 신문사설&칼럼

 

AI 재앙

 

[한국일보 사설-20161226] AI 재앙, 방역 매뉴얼부터 다시 점검하라

조류인플루엔자(AI)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사상 최악의 재앙이 됐다. 23일 기준 도살 처분됐거나 살처분 예정인 가금류는 2,500만 마리를 넘었다.

 

역대 최악인 2014(1,400만 마리 살처분)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병아리를 생산하는 산란종계는 10마리 중 4마리, 계란을 얻는 산란계는 4마리 중 1마리 꼴로 사라졌다. 닭보다 사육 규모가 영세한 오리농가도 전체 사육 대비 23.9%(209만 마리)가 도살됐다. 최대 5,000만 마리가 살처분 되리란 비관적 전망까지 나온다.

 

이번 AI 재앙은 초동 방역에 실패하고 뒷북 대응으로 일관한 정부 책임이 크다. 정부는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한 달 후에야 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방역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와의 공조를 통한 방역 대응도 허점투성이였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의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AI 확진 농가 178 곳 중 151곳이 겨울에는 효과가 전혀 없는 엉터리 소독제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I가 발생한 산란계 농장에 계란 유통업자와 음식물 배달차량이 수시로 드나들 만큼 방역매뉴얼도 지켜지지 않았다.

 

정부는 이제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기본 방역부터 철저히 해야 한다. 제주 등 아직 뚫리지 않은 지역에 대한 차단 방역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거점소독 농가방역 등이 내실 있게 진행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AI 발생 농가에 외부 차량이 유입되지 못하도록 동선관리에 신경을 써야 함은 물론이다. 농식품부가 컨트롤타워를 맡다 보니 부처간 협조가 미흡하고 AI 경보 격상이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당분간 AI 추가 확산을 막는 데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이번 AI 재앙은 물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계란 값은 30%나 치솟았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계란 가공품에 0%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수입란 운송비의 50%를 지원하는 등의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계란뿐만 아니라 닭고기, 오리고기 수급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육계(식용 닭) 농가에선 AI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미 병아리 공급 부족이 빚어지고 있어서다. 정부는 가금류 중장기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장기 대비책을 미리 다듬어야 한다.

 

우리는 최근 13년 간 아홉 차례나 AI를 겪었다. 그런데도 부실한 대응으로 사태를 키웠다. 비슷한 시기에 AI가 발생하고도 100만 마리 살처분에 그친 일본을 배워야 한다. AI가 연례 행사가 되지 않도록 방역매뉴얼부터 새로 짜기 바란다.

 

 

[한겨레신문 사설-20161226] 온 나라가 ‘AI 재앙인데 황교안 대행은 뭐하나

 

경남마저 조류인플루엔자(AI)에 뚫렸다. 양산시 산란계 농가 가금류에서 ‘H5형 에이아이첫 확진 판정이 나왔다. 사실상 전 국토가 에이아이 재앙에 휩쓸리고 있다. 발생 40일 만에 살처분된 가금류는 2500만마리를 넘어섰다. 과거에도 여러 차례 에이아이 피해를 겪었지만 달갈 파동까지 날 정도로 이렇게 극심했던 적은 없었다. 온 나라 가금류 사육장에 난리가 날 때까지 정부는 뭘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무책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번에 에이아이 확진 판정을 받은 양산 지역은 국내의 대표적인 산란계 집산지다. 이미 다른 집산지들도 감염된 터에 양산까지 에이아이가 덮쳤으니 그러잖아도 대란 수준에 이른 달걀 파동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에이아이 사태는 얼어붙은 연말 경제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의 표본조사를 보면 에이아이 발생 한 달 만에 전국 닭·오리 취급점에서 평균 54.8%나 매출이 감소했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던 정부는 발생 한 달이 훨씬 지난 23일에야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태스크포스를 꾸렸다. 정부 태스크포스는 이번주 일본을 방문해 일본 정부의 에이아이 방역조처와 일본 농가 시스템을 둘러볼 예정이다. 늑장도 이런 늑장이 없다.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에이아이가 발생한 일본은 확진 판정 2시간 만에 아베 신조 총리가 한밤중에 직접 방역을 지시하는가 하면 12시간 만에 에이아이 경보를 최고 등급으로 상향하고 범정부 차원 대책을 마련했다고 한다. 이런 신속대응으로 살처분 가금류는 200만마리에 그쳤다.

 

반면에 황교안 대행은 정작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폼 잡는 행사에만 몰두하고 있다. 23일에도 오전에 농림부 장관 주재 에이아이 일일점검회의에 참석해 비상한 노력을 해달라고 하나 마나 한 이야기만 한 뒤, 오후엔 서민 탐방 행보에 나섰다. 연말이면 대통령이 으레 하는 내용 없는 행사다. 황 대행은 공공임대주택 현장 방문 중에도 의전에 치중하는 과잉경호로 현장 주민으로부터 대통령 코스프레 하지 마라는 거센 항의를 받았다. 전국의 닭·오리가 죽어가고 축산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지는데 정부는 정말 무엇이 중한지를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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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사설-20161226] AI 이어 독감 유행국민 건강부터 챙겨야 할 정부

 

전국에 조류인플루엔자(AI) 재앙이 덮친 데 이어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독감마저 유행하고 있다. 이번 독감 유행은 정부의 허술한 방역 체계와 초동대응 실패로 살처분 가금류만 2500만 마리를 넘어선 AI 대란의 판박이다. 나라가 어수선한 사이 보건 당국의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대응 또한 굼떴다. 지난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고도 여전히 정신 줄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11~17일 표본감시 기준) 독감 의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61.8명이다. 2000년 이후 가장 극심했던 재작년 2월의 64.3명에 근접한 수치다. 특히 7~18세 외래환자는 1000명당 153명까지 치솟았다. 1997년 정부가 독감 감시 체계를 도입한 이래 최악이다. 광주광역시 229개 학교에서는 환자 수가 한 달 사이 열 배 폭증해 3000명을 넘어섰다. 충북과 호남 일부 지역에서는 백신 부족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된 데는 보건 당국이 대응 골든타임을 놓친 탓이 크다. 학생 의심환자의 경우 지난달 유행 기준(1000명당 8.9)을 넘어섰지만, 이달 8107.7명으로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고서야 주의보를 발령했다. 어린 학생의 발병률이 성인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점을 고려하지 않고 전체 인구집단 평균이란 낡은 기준에 집착해 늑장 대응한 것이다. 별도의 학생 표본감시 시스템을 가동해 환자를 조기 격리하고, 적극적으로 대국민 홍보를 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전문가들은 독감이 내년 2~3월까지도 유행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유행 주의보 발령 한 달 뒤가 더 극성을 부린다니 다음달 초순이 고비다. A형이 수그러들면 B형이 나타날 수 있어 지금이라도 백신을 맞는 게 낫다고 한다. 정부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환자 발생 학교의 조기 방학과 연령대별 모니터링, 백신 공급 등을 꼼꼼히 챙겨야 한다. 유행주의보 전 단계인 예비주의보를 신설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탄핵 정국이라고 국민 건강을 손 놓고 있어선 안 된다.

 

 

반기문 23만 달러 수수설

 

[한국일보 사설-20161226] 반기문의 박연차 금품수수설, 대선 앞둔 폭로전 시작인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외교장관과 유엔총장 재임 초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한 주간지 보도로 정치권이 뒤숭숭하다.

 

10년 총장 임기를 며칠 앞두지 않았으며, 대선 출마선언이 예고된 시점에서 이뤄진 의혹 제기에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신속한 검찰 수사를 요구할 정도로 즉각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박 회장은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55월 반기문 외교장관이 공관에서 주최한 베트남 외교장관 방한 환영 만찬에 베트남 명예총영사로 초대받아 20만 달러를 거마비 등의 명목으로 반 장관에게 줬으며, 유엔총장 취임 직후인 2007년 초에는 자신의 지인인 뉴욕의 한인 식당 사장을 통해 반 총장에게 3만 달러를 축하선물로 줬다는 주장이다. 대검중수부가 정권이 바뀐 20093월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하면서 관련 진술을 확보했지만 국익에 해를 끼친다는 우려에 따라 이를 덮었다는 박 회장 변호인의 증언도 있었다고 한다.

 

반 총장 금품수수설의 구체적 내용은 모두 박 회장으로부터 들었다는 지인들의 전언에 기초하고 있다. 당사자인 박 회장은 돈을 건넨 적이 없으며 돈을 건넸다는 당시 정황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검찰에 이런 진술을 한 적도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물론 반 총장 측도 황당무계하다는 입장이다. 만찬 1시간 전에 공관에 도착해 금품을 줬다는 보도 내용과 달리 박 회장은 만찬에 늦게 도착했으며 행사 당일 따로 만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박연차 게이트를 수사한 이인규 당시 대검중수부장은 이와 관련해 사실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대선 출마 의지가 확고하다면 보다 구체적으로 반박하고, 검찰 외교부 등 관계당국도 책임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 금품 수수 의혹이 명쾌히 해소되지 않고서는 대선 과정에서는 물론이고 여론조사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반 총장이 당선될 경우 뒤늦게 초래될 수 있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다만 뚜렷한 증거 없이 정략적 의도가 개입된 폭로가 대선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초래하고 혼탁 선거를 조장한 과거 사례에 비추어 대선 예비 후보에 대한 무분별한 폭로 또한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조기 대선이 예고된 상황에서 각 예비후보 진영이나 여야 정당, 언론은 엄격한 증거와 무거운 책임을 갖고 후보 검증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무분별한 폭로전은 가뜩이나 혼란한 나라를 더 어지럽게 만들 뿐이다.

 

 

[동아일보 사설-20161226] 반기문, ‘23만 달러 수수설사실 아니면 고소하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05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28000만 원)를 받았다는 보도가 시사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이에 대해 반 총장의 측근은 황당무계한 음해라고 부인했고, 박 전 회장 측도 돈을 건넨 적이 없고 검찰 조사에서 그런 진술을 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2009박연차 게이트수사를 지휘한 이인규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은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 총장이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터라 논란이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반 총장이 돈을 받았다는 20055월은 노무현 정권의 외교부 장관으로 유엔 사무총장 출마를 고려할 때이고, 2007년 초는 유엔 사무총장 취임 직후다.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되기까지 국가 예산으로 지원받기 힘든 돈이 필요했을 수 있다. 여기에 박 전 회장이 노 정권 인사들의 자금줄이었다는 사실과 결부시켜 이전에도 반 총장과 박 전 회장 간의 금품수수설이 떠돌았다. 그러나 시사저널 보도는 취재원이 모두 익명인 데다 당사자와 수사 관계자가 하나같이 부인해 사실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설혹 반 총장의 돈 수수가 사실이더라도 현재로선 공소시효가 끝나 형사처벌은 어렵다.

 

 금품 수수 의혹은 도덕성과 관련된 문제다. 반 총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시사저널 보도를 부인하는 것만으로는 의혹을 잠재울 수 없다. 반 총장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더불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 주자 지지율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번 의혹 제기는 내년 1월 반 총장의 귀국을 앞두고 그에 대한 검증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 총장이 정말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면 시사저널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이를 계기로 검찰이 사실 확인에 나서는 방법밖에 없다.

 

 지금 한국은 후보 시절 불거진 의혹을 적당히 덮고 넘어간 대통령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반 총장은 2004년 외교통상부 장관이 될 때 인사청문회 대상이 아니었고 국내에서 선출직에 출마해본 적도 없어 제대로 된 검증을 거치지 않았다. 무책임한 폭로전은 지양돼야 하지만 반 총장도 성실한 해명은 물론이고 엄격한 검증까지 자청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국민도 바르게 평가하고 선택할 수 있다.

 

 

[조선일보 사설-20161226] 대선 주자 검증과 정치 공작은 종이 한 장 차이

 

한 시사 주간지가 24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외교부 장관 재직 시절인 200520만달러, 유엔 사무총장 취임 직후인 20073만달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2009'박연차 게이트' 수사 당시 대검 중수부도 이런 진술을 확보했으나 덮었다고도 했다.

 

민주당 대변인은 반 총장의 해명과 함께 검찰 수사도 촉구했다. 반 총장 측 UN 대변인은 "완전한 허위"라고 부인하고 이 주간지에 기사 취소를 요구했다. 반 총장의 국내 측근도 "황당무계한 음해"라며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돈을 준 것으로 지목된 박 회장도 부인했다. 박 회장을 수사했던 이인규 당시 중수부장은 "사실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했다. 반 총장은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사람이다. 이달 말 임기를 마치고 다음 달 중순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에 제기된 의혹이 대부분 공소시효를 지난 것이라고는 하지만 합법적 틀 내에서 최대한 밝힐 필요가 있다.

 

진영 간의 패싸움이 되기 쉬운 대선은 합리와 이성보다는 불합리와 비이성이 판치는 무대가 되곤 한다. 그 와중에 대선 후보에 대한 검증 역시 '정치 공방'에 머무르곤 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관계도 그런 경우다. 엄밀하고 객관적인 검증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이번 대선이 그 길을 여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검증과 정치 공작은 종이 한 장 차이에 불과하다. 대선은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웬만해선 나중에 선거 결과를 바꿀 수 없다. 그래서 '한탕'식 정치 공작이 판을 치게 된다. 1997년과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는 상대 당이 제기한 병역 비리와 최규선 20만달러 제공 의혹 수렁에 빠져 결국 낙선했다. 나중에 이것들이 모두 조작이거나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이를 제기한 국회의원 등이 사법 처리됐지만 선거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당시에도 이런 정치 공작이 모두 '검증'이라는 탈을 쓰고 등장했다.

 

검증과 정치 공작을 가려내려면 공작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야겠지만 무엇보다 각 당과 후보 진영이 최소한의 양식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언론의 신중한 보도와 사법 및 선거관리 당국의 집중적이고 신속한 판단도 필요하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엄격한 검증은 꼭 해야 하지만, 거짓으로 선거를 좌우하려는 기도만큼은 반드시 밝혀내 철퇴를 내려야 한다.

 

 

[중앙일보 사설-20161226] 반기문, 대권 원한다면 혹독한 검증 자청하라

출사표 던진 직후 금품 의혹 불거져

처신·주변 의혹 낱낱이 검증 받아야

자력으로 후보 되겠다는 의지도 필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출사표를 던지자마자 금품수수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 20일 뉴욕 주재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제 한 몸 불살라서라도 (대선에) 갈 용의가 있다고 밝힌 직후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제기된 것이다. 반 총장은 박씨와는 일면식도 없었다고 일축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은 신속히 수사에 착수하라고 요구해 사실상 반기문 검증전이 막을 올린 형국이다.

 

 역대 대선에 출마한 유력 주자들은 예외 없이 이런 종류의 의혹에 휩싸여 왔다. 반 총장 역시 조카 반주현씨가 반 총장 이름을 팔아 계약금을 가로챈 혐의로 59만 달러 배상책임 판결을 받는 등 친인척 비리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반 총장 자신도 친박 정치인들에게 로비자금을 줬다는 주장과 함께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친분을 놓고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그런 만큼 반 총장이 내년 1월 귀국해 대선 가도에 뛰어든다면 이런 의혹들부터 성실히 해명하며 검증을 자청할 의무가 있다. 게다가 지금 대한민국은 청와대에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찌라시라며 일축해 온 불통 대통령 탓에 중병을 앓고 있지 않은가. 투명한 검증을 통해 공정하고 유능한 지도자를 뽑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된 상황이다. 반 총장은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기존의 청와대 식으로 일축할 게 아니라 객관적·합리적으로 반박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반 총장의 처신이나 주변에 대한 검증은 기본 중 기본일 뿐이다. 나라가 경제·안보 쌍끌이 위기인 데다 ‘1987년 체제에 피로가 누적돼 국가 시스템 전반이 환골탈태하지 못하면 살벌한 글로벌 경쟁판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만큼 반 총장은 앞으로 5년과 그 이후 나라의 미래에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정치권의 꽃가마러브콜에 현혹되지 않고 자력으로 대선 주자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승민 의원은 평생 외교만 해와 국민이 겪는 문제들에 얼마나 고민해 봤는지 치열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옳은 지적이다. 유엔 사무총장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대선 후보에 무임승차해선 유권자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다. 유엔 수장과 대통령은 성격과 임무가 천양지차이니 반 총장이 대통령 적임자인지에 대해 그야말로 계급장 내려놓고 투명하게 검증하는 과정은 필수다. 그를 영입하지 못해 안달인 새누리당과 탈당파·국민의당도 정치공학식 잔꾀를 부리면 안 된다. 자신들에게 스타급 주자가 없으니 지명도 높은 반 총장을 묻지마 식으로 후보에 옹립하겠다는 생각이라면 민심의 역풍을 맞기 십상이다.

 

 다만 반 총장에 대한 검증은 물증에 바탕한 합리적 의심이어야 한다. 근거 없는 의혹제기나 인신공격이 돼선 안 된다. 김대업 파동을 비롯해 역대 대선마다 등장했던 아니면 말고식 의혹제기는 대선의 공정성과 정통성을 훼손할 뿐이다.

 

 

[경향신문 사설-20161226] 반기문 총장 23만달러 수수설 진상 밝혀야 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이 잇따르고 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실세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가 사법처리된 박연차 게이트의 장본인인 박 전 회장이 유엔 사무총장 취임 전후에 반 총장에게 달러화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그제 나온 보도에 따르면 반 총장은 박 전 회장으로부터 2005,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총 23만달러를 받았다. 박 전 회장 지인은 “200553일 방한 중이던 베트남 응우옌 지 니엔 외교장관 일행 환영 만찬이 열리기 한 시간 전쯤 박 전 회장이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에 도착해 반 (당시 외교)장관 사무실에서 20만달러가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회장은 주한 베트남 명예총영사 자격으로 만찬에 참석했다. 또 박 전 회장 지인은 “2007년 초 박 전 회장 자신이 잘 아는 뉴욕 한 식당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반 총장이 식사하러 오면 3만달러를 주라고 했고,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한다.

 

어제는 박연차 게이트 수사 관련자들이 박 전 회장 비서 이모씨 다이어리에 반기문이라는 이름이 두 차례 등장하고, 옆에 돈 액수가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돈을 합하면 모두 5만달러 정도였다고 한다. 이 다이어리는 20087월 국세청 세무조사 당시 확보돼 검찰에 넘겨졌다.

 

반 총장 측근 인사는 반 총장은 당시 만찬 중 박 전 회장과 따로 만난 사실이 없다면서 반 총장은 그날 전까지 박 전 회장과 일면식도 없었으며 이후에도 박 전 회장을 만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인사는 악의적인 보도가 나오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면서 정치적 배경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런 의혹 제기를 악의적 보도로만 치부할 게 아니다. 현재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반 총장을 검증하는 것은 오히려 필요한 일이다. 앞으로도 등장할 이런 검증 관문을 기꺼이 통과해야 후보 자격이 주어질 것이다. 뇌물죄 공소시효 10년 규정을 내밀며 지금은 죄가 안된다는 식으로 얼버무릴 일도 아니다. 반 총장은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익명의 측근에게 맡길 게 아니라 직접 해명하고, 나아가 검찰에 관련 사실을 밝혀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은 지금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후보가 대통령이 된 뒤 온갖 비리로 국정이 마비되는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국회 증언과 한반도 비핵화

 

[한겨레신문 사설-20161226] ·, 핵 경쟁 집착 말고 비핵화 노력강화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전력 강화 뜻을 밝혔다. 북한 외무성은 내년에 새 핵실험을 하겠다는 공문을 재외공관에 보냈다고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말했다. 지구촌의 핵 문제를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되는 움직임들이다.

 

트럼프 당선자의 발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부터 추진해온 핵무기 없는 세상정책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의 중요한 업적으로 꼽히는 이 정책은 2010년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크게 줄이는 내용의 미-러 신전략무기감축협정 체결로 구체화한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미국의 핵무기 현대화 계획과 미사일방어(엠디) 체제 강화 등에 반발하면서 협정 이행은 주춤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냉전 시대와 같은 미-러 핵 경쟁이 다시 불붙는다면 지구촌 전체가 더 불안해지는 것은 물론 기존 비핵화 노력의 동력도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로선 당장 북한 핵 문제에 끼칠 영향이 걱정된다. -러 핵 경쟁 강화는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압박 강화와 맞물리면서 북한 핵 문제를 더 악화시킬 소지가 다분하다. 6자회담 참가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핵 경쟁은 6자회담 재개 자체를 더 어렵게 만들 것이다. 중국이 즉각 미국과 러시아의 자제를 촉구한 배경에도 북한 핵 문제에 대한 우려가 엿보인다. 그러잖아도 북한은 추가 핵실험 등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확인받겠다는 뜻을 꺾지 않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구촌 핵무기의 9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당연히 세계의 핵 안보와 비핵화 노력에 대한 책임도 크다. 그런 두 나라의 지도자가 섣불리 핵 경쟁을 언급한 것은 잘못이다. 특히 군사력과 경제력 등에서 다른 나라보다 앞서 있는 미국은 지구촌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게 행동해야 한다. 트럼프 당선자가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가 새로운 갈등을 불러일으키거나 다른 나라의 희생을 전제로 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가 강대국의 핵 정책에 관여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더라도 미국과 러시아의 핵 경쟁이 재개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 핵 문제를 푸는 일이다. 한반도 관련국이 모두 참여하는 협상을 통해 북한 핵 문제를 진전시킬 수 있다면, 이는 지구촌의 핵 갈등을 완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조선일보 사설-20161226] '대선 6·7차 핵실험', 누가 어떻게 대처하나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의 국회 증언에 따르면, 지난 5월 김정은은 파키스탄·인도 식으로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은 뒤 대화를 재개해 문제를 풀 것이라고 말했다 한다. 이를 위해 한국 대통령선거 전에 6·7차 핵실험을 할 테니 준비하라는 공문을 해외 공관에 보냈다고도 한다. 김정은이 핵전략을 내년 한국 대선에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대선이 내년 상반기로 앞당겨질 경우, 북한의 추가 핵 도발이 앞으로 수개월 내에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북을 억제해야 할 국제사회에서 예기치 못한 이상 징후가 겹쳐 일어나고 있다. 지난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략 핵무기 부대의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자,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즉각 "핵 능력을 큰 폭으로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전 세계가 두 지도자의 발언에 놀라자 측근들이 진화에 나섰지만 그 파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러도 가입한 핵확산금지조약(NPT)은 핵 보유를 인정받은 5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도 핵을 줄이는 노력을 하도록 했다. ·러 두 나라의 '핵 능력 고도화'는 이런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으로 NPT 정신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것이다.

 

·러 핵 경쟁 재연이라는 난데없는 사태가 벌어지면 북의 핵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억제가 이완될 수밖에 없다. 당장 북핵을 제재하는 기반이 됐던 NPT 체제의 실효성과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핵 보유국 지위를 노리는 김정은에게 날개를 달아줄지도 모른다. ·러의 이런 입장은 중국을 자극함으로써 핵 도미노 상황이 발생해 북핵은 후순위로 밀려날 수 있다. 이 와중에 중국이 북을 전략적으로 필요한 자산으로 보는 입장을 더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만에 하나 김정은이 원하는 대로 북이 인도·파키스탄처럼 사실상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게 되면 미·북 간 평화협정과 한·미 동맹 종료 논의 대두 등 한반도 정세는 격변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지각 변동 속에서 대한민국은 종속 변수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북이 우리 대선을 핵 도발의 기회로 삼으려는 것은 그때가 우리의 취약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정상적 선거가 아닐 가능성까지 높다. 북이 내년 초 잇달아 6·7차 핵실험을 감행한 후 전격적으로 핵 모라토리엄(동결)을 선언하며 미국과 협상에 나설 경우엔 어떻게 할 것인가. 사실상 정부 공백 상태에서 미증유의 외교·안보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일단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중심으로 청와대 국가안보실·국정원·외교부·국방부가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관가(官街)마저 나태에 빠져 있다고 하지만 이 외교·안보 부처들만큼은 예외가 돼야 한다..

 

 

[조선일보 사설-20161226] 이러다 평창올림픽 국제 망신·재앙 된다

 

개막을 12개월 앞둔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순실씨 주변 인물들이 올림픽을 표적으로 삼아 이권을 노린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관심과 지지가 싸늘하게 식고 있다. 1년밖에 남지 않은 올림픽이 화제조차 되지 않고 있다. 얼마 전 열린 일부 비인기 종목의 테스트 이벤트 입장권 예매율은 20%도 안 됐다고 한다.

 

정부와 기업의 관심도 크게 떨어져 있다. 조직위원장은 대통령 눈 밖에 나 갑자기 경질됐다. 주무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는 최씨 사건 늪에 빠져 있고 이 사건에 덴 여러 기업도 후원 계약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한다. 올림픽 운영 예산 28000억원 중 4000억원은 어떻게 마련할지 계획조차 못 세웠다고 한다. 심지어 올림픽 운영비 관리와 입장권 판매 업무를 담당할 주거래은행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몇 달 후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개막식 시나리오를 제출해야 하는데 현장을 지휘할 총연출자는 공석이다. 문화·환경 올림픽을 외치고 있지만 그에 걸맞은 변변한 콘텐츠 하나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최악 올림픽의 오명을 쓰고 국제 망신을 사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경기장 사후 활용 계획도 갈팡질팡하고 있다. 애초 강릉스피드스케이팅장(건설비 1264억원)과 강릉하키센터(1064억원)는 막대한 건설비가 들지만 사후 효용성이 적어 올림픽이 끝나면 철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올해 초 돌연 존치하는 것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최씨 조카 장시호 구상이란 말이 파다했는데 이제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올림픽 이후 해마다 수십억원 적자가 쌓일 것이라고 한다. 평창올림픽 개최는 되돌릴 수 없다. 그러나 이대로 가면 재앙이 될 수 있다.

 

 

[서울신문 사설-20161226] 한반도 비핵화 위협하는 미·러의 핵 경쟁

 

미국과 러시아의 지도자들이 경쟁적으로 핵무기 강화 의지를 밝히고 있어 파장이 크다. 핵무기 확산을 억제해 세계 평화와 안전을 담보해야 한다는 국제적 공감대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다. 파장이 만만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는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에 대한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는 핵 능력을 큰 폭으로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최근 국방 관련 연설에서 전략 핵무기 부대의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지도자의 발언은 핵 정책을 둘러싸고 미국과 러시아의 기싸움 성격도 있지만 핵무기 확산을 억제해 세계 평화와 안전을 확보하려는 그간의 국제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 걱정이 크다. 전 세계 핵무기의 90%를 보유한 두 나라의 핵 증강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전 지구적인 핵 경쟁 현상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최근 하나의 중국원칙을 둘러싼 미·중 간 힘겨루기가 진행되면서 중국은 항공모함을 서해에 이어 서태평양까지 진출시키며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다. 남중국해를 비롯해 곳곳에서 충돌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대결의 에너지가 높아지는 형국에서 핵무기 강화론은 중국을 자극할 소지가 다분하다. 중국이 세력 균형을 이유로 핵무기와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발에 나설 경우 사태는 꼬이게 된다. 북핵 위협에 노출된 한국과 일본 역시 핵무장을 강요하는 국내적 압박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전체가 냉전시대보다 훨씬 참혹한 핵 군비경쟁에 휩싸일 수 있다는 의미다.

 

더 큰 우려는 미국과 러시아의 핵 경쟁은 핵 능력 고도화에 나선 북한에 숨통을 열어 주면서 자칫 면죄부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러시아가 핵 경쟁에 나선 상황에서 북핵 문제 해결 의지는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고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에 맞서 북한을 전략적 자산으로 여기는 중국 역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가 약해질 것이 뻔하다. 그 때문에 핵무기 개발과 확대를 규제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역행하는,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강화론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결연하게 반대해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기존 질서를 뒤흔드는 외교·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 ·미 동맹과 4강 외교에 안주해 온 우리에게 작금의 국제정세는 분명히 위기다. 더 창의적인 시각에서 새로운 국제환경에 맞는 국익 극대화 전략이 시급하다.

 

 

[매일경제신문 사설-20161226] 한반도 비핵화에 물음표 던지는 미·러 핵개발 경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주 경쟁적으로 밝힌 핵무장 강화 방침이 온 세계를 긴장시킨다. 푸틴이 한 연설에서 `전략 핵무기부대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자 트럼프가 트위터에 `세계가 핵무기에 대한 분별력을 갖는 시점까지 미국은 핵능력을 대폭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맞불을 놓아 빚어진 일이다. 푸틴은 이미 지난 10월 폴란드 접경 칼리닌그라드에 핵미사일을 배치하고 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하는 등 핵전력 확대 의지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는 푸틴의 호전성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것이고 이번 입장도 군장성들과의 회동 후 내놓은 것이니 돌발적인 엄포로만 볼 수 없다.

 

트럼프와 푸틴의 핵경쟁이 시작되면 1980년대 이후 이어진 미·러 간 핵감축 노력이 물거품으로 변하는 데다 2009년 이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한 `핵없는 세상` 정책도 동력을 잃는 것이니 심각해진다.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7100, 7300기로 전 세계 보유량의 90%를 갖는 핵강대국인데 이들의 핵증강은 아직 뒤처진 중국을 자극할 것이고 세계적인 핵경쟁 도미노 현상을 낳을 수 있다. ·러는 2010년 맺은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에서 2018년까지 미사일 탑재 핵탄두를 2200개에서 1550개로 줄이고 지상과 해상 배치 미사일도 1600개에서 800개로 감축하기로 했는데 무위로 돌아가 버릴 수도 있다.

 

무엇보다 미·러 핵증강은 북핵 문제를 꼬이게 만들 게 뻔하다. 북한 핵개발을 오히려 자극할 뿐 아니라 북핵을 저지할 명분도 줄어든다. 중국도 핵전략 확대 명분으로 삼는 한편 북핵 압박도 접을 개연성이 커진다. 북핵의 직접적인 위협에 노출돼 있는 일본의 핵무장을 부추길 수 있다. 우리는 일부 정치인과 보수 진영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 후 전술핵 재배치나 자체 핵개발 필요성을 제기하는데 북한이 핵확산으로 나오게 되면 한국도 핵무장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1991년 이후 견지돼온 한반도 비핵화에까지 물음표를 던지는 중대한 사안이다. ·러의 핵경쟁 천명은 한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새로운 전략적 선택을 요구하고 있다.

 

 

원화가치 하락세, 환율 상승

 

[중앙일보 사설-20161226] 너무 빠른 원화 값 하락, 위기관리 허점 없어야

원화가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주말 달러당 1203원까지 떨어져 심리적 저지선인 1200원이 무너졌다. 지난 3월 이후 9개월 만의 최저치다. 하락 속도 역시 심상치 않다. 지난 14일부터 8거래일 새 36원이나 떨어졌다. 트럼프 당선과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 여파다.

 

다행히 원화가치 하락의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다. 11월 증권·채권 시장에서 3조원 가까이 빠져나갔던 외국인 투자자금은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오히려 순증세로 돌아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풍부한 외환유동성과 외환보유액 등으로 대외 건전성이 양호해 당장 급격한 자본 유출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환율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 경제의 체력을 상징한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모두 외환시장을 통해 파장이 증폭됐다. 더구나 달러 강세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미국 기준금리는 내년에 많게는 세 차례까지 인상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 움직임도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는 원화가치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당장 국내외 증권사들은 내년 4분기 달러당 원화 값이 13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채권 금리는 이미 임계점에 근접했다. 이달 들어 미국 10년 및 5년물 국채 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졌다. 시장에선 미국이 한 차례만 더 금리를 올려도 외국인 자금 엑소더스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빈틈 없는 위기 관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얼어붙은 가운데 탄핵으로 국가 리더십에도 공백이 생겼다. 원화 값·유가와 같은 변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악영향이 커지고 전체 경제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 같은 국제신용평가사들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면서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그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책임이 정부와 여야 정치권 모두에게 있다.

 

 

[경향신문 사설-20161226] 여론 지배하는 네이버, 그 네이버를 통제하는 권력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가 지난 19일 네이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놀라운 사실을 공개했다. “네이버가 정부의 요구에 의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를 제외할 수 있다는 지침을 가지고 있다고 발표한 것이다. 그동안 실검 조작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그때마다 네이버는 실검 순위를 인위적으로 조정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의 검색 업체인 동시에 사실상 최대의 언론기관이다. ·무선시장 조사기관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74.4%에 달한다. 절대적인 점유율을 가진 공룡 포털이다. 뉴스 인터넷기사의 이용자 점유율도 55.4%에 이른다. 시민 다수가 네이버로 검색을 하고 뉴스를 소비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는 단순 기사 전달자를 넘어 편집, 배포라는 언론의 기능을 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절대적인 영향력에 걸맞은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그러나 시민들이 보는 기사의 묶음이나 편집을 어떤 기준으로 하는지 밝힌 적이 없다.

 

인터넷 자율기구의 실검 관련 발표는 이 같은 네이버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네이버는 올 1~5월에만 1408개를 임의로 실검에서 제외했다고 한다. 특정한 집단의 요구에 따른 실검 제외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네이버는 법령에 의거해 사법·행정기관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제외할 수 있다는 규정을 근거로 외부간섭을 정당화했다. 네이버 측은 자율기구와 함께 규정을 만들었고 아직 한번도 당국의 요청으로 제외한 적은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믿기지 않는다. ‘자동완성’ ‘연관검색어도 하루에 수천건씩 제외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숫자로만 발표된 실검에서 제외한 키워드제외 사유를 밝혀야 한다. 그리고 차제에 실검 폐지도 검토해야 한다. 실검 내용은 연예인의 신변잡기가 대부분이다. 사소하고 찰나적인 것들로 도배된 실검을 통해 무엇을 얻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바야흐로 새로운 민주주의가 실험되고 있다. 온라인이나 모바일에서 실시간으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토론을 통해 정책으로 입안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 같은 디지털 민주주의 시대에 온라인의 뉴스와 검색어를 포털의 자의적 해석으로 재단하거나 정부의 입김에 의해 누락하는 행위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공론의 장을 지키지 않으면 민주주의도 없다.

 

 

 

[매일경제신문 사설-20161226] 슬금슬금 떨어지는 원화값, 환율 1200원 시대의 고민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 이후 환율 시장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지난 주말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1203.0원까지 떨어졌다. 미국 금리 인상 발표 직전인 14일보다 무려 36원 급락하며 9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문제는 당분간 원화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국 금리 인상 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감세와 재정확대 정책을 펼치면서 달러 강세가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도 외국 투자은행 전망치를 인용해 내년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았고, 일부 투자은행은 1300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니 금융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원화 약세는 외국인 자금 유출로 이어져 주식과 채권 등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다. 미국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율이 1200원대에 진입하자 매도세로 돌아섰는데 자금 이탈 장기화의 신호탄일 수 있는 만큼 예의 주시해야 한다. 물론 환율 상승이 수출 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세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낙관할 상황이 아니다. 달러 강세로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 글로벌 수요 자체가 감소할 것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지난 7월까지 19개월 연속 뒷걸음질 친 수출이 8월 이후에도 불안한 흐름을 보이는 것도 신흥국 불경기 탓이 크다.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쪼그라든 신흥국 시장은 달러 강세가 정착되면 더 위축될 게 뻔하다. 여기에 보호무역주의 기조마저 강화되는 추세라 수출 기업이 원화 약세 혜택을 볼 여지는 크지 않다.

 

원화의 급격한 약세를 막을 수단이 제한돼 있다는 것도 문제다. 미국이 한국을 환율조작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래저래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원화값 변동은 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모니터링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환율 급변동이 실물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하고, 더 근본적으로는 구조조정과 노동개혁을 통해 경제체질을 강화해야 한다.

 

 

그 밖의 주요 신문사설

 

[동아일보 사설-20161226] 대통령이 고르고 최순실이 낙점한 인사 국정원뿐인가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4월 국가정보원 고위직 인사를 할 때 박 대통령이 고른 후보들 중에서 최순실 씨가 낙점한 일이 확인됐다고 24일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박 대통령이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게 국정원 2차장(국내 정보총괄)과 기획조정실장 후보들을 전화로 불러주며 최 씨에게 전할 것을 지시하면 정 전 비서관이 후보들의 약력을 덧붙여 최 씨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2차장에는 11월 검찰 조사를 앞두고 박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를 비롯한 5명의 후보 가운데 서천호 전 경찰대학장이 발탁됐다. 기조실장에는 후보 명단에 없던 현 이헌수 기조실장이 임명됐다.

 

 그동안 최 씨가 주로 문화계 쪽 정부 요직 인사를 추천하는 식으로 인사 개입을 했다는 주장은 있었지만 박 대통령이 후보를 고른 뒤 최 씨의 의견을 물었다는 얘기는 처음 나온 것이다. 사실이라면 누가 대통령인지 모를 지경이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24일 보수단체 탄핵반대 집회에서 대통령이 1원 한 푼이라도 받았나라며 박 대통령의 결백을 주장했지만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을 사인(私人)에게 위임하는 이런 식의 국정 농단이야말로 헌법 위반이요,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 법무부는 23일 박 대통령 탄핵사건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적법 요건을 갖췄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최 씨는 국정원의 추모 국장(국내 정보수집 담당)을 통해 이런저런 보고를 받았고, 추 국장은 정식 계통을 무시하고 안봉근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에게 최 씨 관련 정보를 보고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내부 감찰 결과 근거가 없다고 했지만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구해우 전 국정원 1차장 산하 북한담당기획관은 본보 인터뷰에서 20145월 남재준 국정원장이 경질된 것은 비선(秘線)과 문고리 권력 조사와 무관치 않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최순실 게이트는 막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국정원은 청와대 보안업무를 총괄하면서도 국가 기밀문서들이 마구 최 씨에게 전달되는 것조차 감시하지 못했다. 설사 최 씨 관련 보고가 있었다고 한들 최 씨에게 장악된 국정원 간부들로 인해 상부에 보고되거나 대통령에게까지 전달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최 씨가 국정원 고위 간부 인사에까지 개입했다면 다른 정부 요직 인선에도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최 씨는 정 전 비서관을 통해 거의 매일 수석들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자료를 건네받아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하라고 대통령에게 시키는 구조였다문고리 3인방도 최 씨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특검은 최 씨 일당이 국정원을 비롯해 정부의 인사 농단에 어느 정도로 깊숙이 개입했는지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

 

 

[동아일보 사설-20161226] 공무원보수 3년 연속 3%대 인상정부는 양심도 없나

 

 정부가 내년 공무원 보수를 3.5% 올리겠다고 밝혔다. 인사혁신처가 오늘 입법예고하는 공무원보수규정과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개정안에 따르면 20153.8%, 20163.0%에 이어 3년 연속 평균 3%대 인상을 기록했다. 내년 경기 전망이 어두워 ‘2월 추경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직사회가 허리띠를 졸라매기는커녕 잇속만 챙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따갑다.

 

 공무원이 박봉이란 것은 옛날 얘기다. 4월 행정자치부가 고시한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 월액 평균액을 세전 평균연봉으로 계산하면 5892만 원이다. 대기업 평균 6020만 원과 엇비슷하고, 중소사업장 평균 3732만 원보다 월등히 많다.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올 2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무원 등은 민간 분야보다 경쟁력은 떨어져도 임금은 25%나 더 받는다. 비교 대상 23개국 중 민간 대비 공공부문 임금 수준은 둘째로 높았다. 반면 공직사회의 비효율과 복지부동은 도를 넘고 있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시대에 고용 보장은 공무원이 누리는 가장 큰 혜택이다. 어설프게 땜질된 개혁으로 공무원연금은 여전히 국민연금보다 덜 내고 더 받는구조라 공무원들은 노후 보장까지 받고 있다. 여기에 매년 월급까지 따박따박 3% 이상 인상해 주다니 공무원은 국민과는 계급이 다른 특권 귀족층이라도 된단 말인가.

 

 정부는 공무원의 사기 진작과 물가 등을 보수 인상의 이유로 들지만 대통령 탄핵 이후 더욱 해이해진 공직 기강에 팍팍한 서민 경제를 감안하면 설득력이 없다. 3분기(79) 통계 조사 결과 한 달에 100만 원도 못 쓰는 집이 8가구 중 1가구꼴이다. 정부 빚이 늘어나면서 국가 총부채는 작년 사상 처음 1000조 원을 넘어섰다. 그런데도 공직사회는 고통 분담이나 위기 극복을 위한 자기희생을 외면한 채 당당하게 월급이나 올리고 있으니 양심도 없다는 국민 원성이 나오는 것이다.

 

 

[서울신문 사설-20161226] 최순실 일가 불법 재산 환수법 통과시켜야

 

최순실씨 재산 수조원대 보유설도특별법 제정해 환수 방안 강구해야

 

최순실씨 일가의 재산을 환수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가운데 특검이 최씨의 해외 재산 추적에 나섰다. 최씨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특별검사팀은 지난주 최씨 일가의 국내외 재산 형성 과정을 추적하기 위해 별도 전담팀을 발족했다고 밝혔다.

 

재산추적팀은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 사이의 금전거래 내역은 물론 독일에 은닉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외 재산 조성 과정 등에 대해 수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과는 별도로 독일 헤센주 검찰도 최씨 관련 회사의 돈세탁 의혹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재산 규모와 재산 형성 과정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최씨 일가의 재산이 급격히 늘어난 것은 최씨의 아버지 최태민씨가 구국봉사단 총재로 박 대통령과 자주 접촉하던 1970년대 중·후반부터로 알려졌다. 특히 1990년대 박 대통령이 육영재단 이사장으로 있던 시절 재단 자금을 빼돌렸을 것이라는 혐의도 받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197910·26 이후 박정희 전 대통령 관저에 있던 현재 가치 2000~3000억원 규모의 재산을 박 대통령이 최태민에게 넘겼고, 그 돈이 종잣돈이 됐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최씨 일가의 재산 규모는 알려진 몇 천억원이 아니라 최고 10조원이라는 설까지 나오고 있다.

 

특검은 먼저 최씨 일가의 차명 재산을 포함한 모든 재산을 파악하고 재산 형성 과정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최씨가 적법한 절차를 밟지 않고 국내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다면 이는 몰수나 추징도 가능하다. 해외로 빼돌린 자금이 국내에 신고된 적이 없다면 탈세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 국내 재산이 공직자나 공익재단 등을 통해 형성한 것이라면 배임이나 횡령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하지만 재산 형성 시기가 오래전이라면 특별법을 제정하지 않으면 추징은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출신 심재철 국회 부의장이 최근 최순실 특별법을 발의했다.

 

이에 앞서 국민의당은 민주헌정침해행위자의 부정축적재산 환수에 관한 특별법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특별법 제정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고 있다. 박 대통령의 재산과 최씨 일가의 재산을 구분해 내는 일도 중요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에 비추어 박 대통령은 자신의 모든 금전 관리를 최씨에게 맡겼을 가능성이 크다. 재산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부정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씨가 대통령의 옷이나 가방을 살 때도, 미용시술비를 지불할 때도 한꺼번에 수천만원을 현금으로 결제하는 등 주로 현금을 사용했다고 한다. 이는 자금 출처와 사용처를 숨겨야만 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뇌물을 받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모은 재산은 반드시 추징해야 한다. 전두환추징법처럼 적용할 법이 없다면 제정을 해서라도 단죄해야 국정 농단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신문 사설-20161226] 일자리 줄고, 물가 오르고, 빚 늘고서민의 3중고

 

세밑에 우울한 소식들만 들린다. 대기업의 구조조정 여파로 실직자들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유가 상승과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등으로 생활 물가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뛰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 금리 역시 들썩이면서 가계 빚 문제도 심각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가뜩이나 마음이 편치 않은데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더욱 고달파지고 있다. 정부의 서민 경제 대책이 시급하다.

 

어제 통계청에 따르면 300인 이상 대기업의 일자리 증가 폭이 4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떨어졌다. 11월 기준 300인 이상 기업 취업자는 247만여명으로 1년 전보다 불과 3만여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산업 구조조정과 경기 불황이 겹쳤기 때문이다. 이미 조선업, 해운업 등은 구조조정을 시작해 몸집을 줄이면서 실업자들을 양산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등 30대 그룹의 올해 인원 감축 규모만도 14000여명이나 된다. 그 여파로 조선소 등이 있는 경남 거제 등은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지역 경제마저 죽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오니 대기업과 같은 질 좋은 일자리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실업자들보다야 형편이 낫지만 직장에서 살아남은 이들 역시 힘들긴 매한가지다. 가파른 물가 상승에 주부들은 시장 가기 겁난다고 울상이다. 라면, 계란 등 밥상 물가가 연초보다 20%나 올랐다는 비공식적인 통계가 나올 정도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내버스, 도시철도, ·하수도 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됐거나 인상될 예정이다. 쥐꼬리만큼 소득이 늘어도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제자리걸음이거나 오히려 줄어들었으니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해도 생활비가 빠듯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가계 빚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다. 가계부채는 올 들어 9개월 동안 92조원(7.7%)이나 늘었다. 저소득층의 어려움이 크다 보니 소득 하위 20%의 현금서비스 이용액이 연평균 6%씩 증가하고 있다. 내년에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하면 현금서비스 연체율이 올라갈 것이다. 그럼 현금서비스로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거나 빚 돌려 막기를 하는 취약계층의 대출이 부실해질 우려가 크다. 어수선한 시국에 경제 당국의 관리 소홀로 이래저래 서민들만 3중고()로 죽어나는 꼴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책임이 막중하다.

 

 

[매일경제신문 사설-20161226] 대행, CEO 비어있는 공공기관 인사하는게 맞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조만간 신임 기업은행장을 임명할 예정이라고 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3일 권선주 현 행장의 후임으로 김도진 기업은행 부행장을 기업은행장으로 임명제청한 데 따른 것이다. 국책 은행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이니 황 권한대행이 임명권을 행사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야당이 황 권한대행의 인사권 행사에 또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16일 한국마사회장에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을 임명하면서 첫 인사권을 행사했는데 이때도 야권은 "대통령 행세를 한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하지만 지난 9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황 총리가 권한대행이 된 이상 대통령 역할을 하는 것은 이상할 게 없다. 야당이 `대통령 코스프레` 운운하며 황 권한대행의 행보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것이 되레 이상하다. 특히 임기 중인 공공기관장을 갈아치운 게 아니라 공석이 된 CEO 자리를 채우는 인사를 한 것은 국정 공백 최소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다. 현재 CEO 임기가 끝났거나 만료를 앞둔 공공기관은 한국무역공사 등 20여 곳에 달한다. 기관장의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 조직의 기강 해이, 사업 차질 등 부작용이 속출할 수밖에 없다. 황 권한대행은 "공공기관장 인사는 반드시 필요한 경우 법령 등의 정해진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실시하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탄핵 정국의 느슨해진 공공기관 직원들의 기강을 잡기 위해서라도 밀고 나가야 한다. 2004년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도 감사원 감사위원 등 차관급 4,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을 비롯해 공공기관장 4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야권은 국회와의 협치, 낙하산 투입 우려 등을 들며 인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 까지 무작정 공공기관 기관장 인사를 미루는 것은 국정 혼란을 방치하는 것과 같다. 야당은 황 권한대행이 산적한 국정 현안에서 손을 떼고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인가. 최근 황 권한대행을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하라고 압박해놓고 막말을 쏟아부은 국회의원들이다. 황 권한대행에게 협치를 요구하면서도 여야 지도부의 갈등으로 `여야정협의체`조차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게 지금의 국회다. 그러면서 황 권한대행의 국정수행에 딴지를 거는 것은 실로 무책임하다.

 

 

오늘의 주요 칼럼 읽기

 

[한겨레신문 칼럼-세계의 창/진징이(베이징대 교수)-20161226] 불확실성의 최소화와 대전략

 

올해 한반도는 유달리 다사다난하였다. 올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폭죽 터뜨리듯 하고 한국이 촛불정국으로 혼돈에 빠져들어갈 줄 지난해 이맘때 누구도 예측 못했다. 하긴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은 투표하는 날까지 예측 못했으니 그럴 만도 할 것이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한반도에 확실성이 있는 것일까?

 

되돌아보면 공업혁명에 힘입어 과학만능의 관념이 서방세계를 휩쓸던 19세기, 사람들은 자연과 사회에 확실성이 있다고 믿었다. 뉴턴의 물리학을 접하면서 우주만물은 거대한 시계 구조와 같이 엄격한 규칙운동을 하기에 예측가능한 것이라고 여겼다. 그렇지만 20세기 양자역학과 상대론은 이 기계적 우주론을 뒤엎었다. 자연계와 인간사회는 불확실성의 혼돈 속에 있다고 정의를 내렸다. 그렇다면 무정부 상태에 있는 국제사회는 더더욱 불확실성을 양산한다 해야 하지 않을까?

 

영국의 군사사학자 존 키건이 불필요한 비극이라고 했던 1차 세계대전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키건은 1차 세계대전은 단견과 탐욕, 이기심과 나약함, 열광과 격정 등 모든 요소들이 뒤엉켜 돌연히 격렬한 화학반응을 일으킨 결과라고 하였다. 유난히 쾌청한 날씨에 돌연 폭풍우가 쏟아졌다고 했다. 결국 국가적 행위라고 하여도 그것은 궁극적으로 인간 자체의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그 인간의 이성적인 것이 가장 비이성적일 수 있다고 하였다. 아무리 이성적인 것이라 하여도 서로 영향을 주고 작용하면서 부딪치면 그 합력(合力)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혼돈 이론은 단순한 시스템에서 복잡한 행위가 나올 수 있고 확실한 시스템에서 불확실한 행위가 나올 수 있다고 한다. 결국 수많은 요소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불확실성이 잉태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내년의 한반도에는 좌충우돌하며 부딪칠 요소들이 쫙 깔려 있다. 작금의 탄핵 정국이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 한국 내의 갈등과 충돌, 마찰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불확실하다. 한반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트럼프는 아예 불확실성의 대명사다. 북한과 대화로 나올지 압박으로 나올지, 아니면 대화와 압박을 병행할지, 둘 다 통하지 않으면 군사적 타격까지 갈지 불확실하다. 북한의 대응이 불확실하기에 더더욱 불확실한 것이다. 한국의 사드 배치가 강행되면 중-한 갈등도 어디까지 튈지 불확실하다. 북한도 낙관하는 촛불 정국이 내년의 대선 국면을 어디로 몰고 갈지도 불확실하다. 이 모든 불확실성들은 분리돼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엉켜 있다. 어느 한 요소가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어느 한 장기가 인체 시스템 전반에 영향을 주거나 붕괴시킬 수 있는 것과 같은 도리다. 거기에 사라예보의 총성과 같은 우연적 요소가 언제 어디에 첨가될지 누구도 모른다.

인간은 불확실성이 불안하기에 확실성을 요구한다. 그래서 예측이 가능한 이론을 만들려고 노력해왔다. 그렇지만 인간의 예측은 선천적으로 불확실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한반도는 불확실성의 희생물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국제관계에서의 불확실성이란 결국 인간에 의한 여러 가지 요소들의 갈등과 마찰, 충돌에 의해 야기되는 것이다. 존 키건이 말한 1차 세계대전의 발발 요소들을 화합과 융합으로 극복하면 어떻게 될까. 그 결과로 세계대전의 진원지 유럽이 하나로 통합되어 갈등과 충돌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한 것이 아닐까?

 

한반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가오는 한반도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자면 존 키건이 말했던 단견과 탐욕, 이기심과 나약함, 열광과 격정 요소부터 극복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그 위에 확실한 대전략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대전략이 없으면 끊임없이 사건에 끌려다니며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전략의 부재는 가장 큰 불확실성이라 하겠다.

 

 

[중앙일보 칼럼-분수대/안혜리(라이프스타일 데스크)-20161226]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아

새해 달력을 받아 들고는 상투적으로 벌써 한 해가 다 갔네라고 말하려다 문득 생각해 보니 벌써새해가 아니라 아직도’ 2016년이다. 나이가 들면 시간이 빨리 간다는데 지난 1년은 이상하리만치 정말 길었다. 여전히 젊기에 시간이 천천히 가는 거라면 좋겠지만 나라 안팎으로 예상치 못한 변화와 충격이 워낙 크고 많았던 탓에 2016년은 어느 때보다 지루하고 더디게 간 해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 같다. “올해가 빨리 가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은 걸 보면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나뿐만은 아닌 모양이다.

 

6에서 7로 숫자 하나 바뀐다고 뭐가 달라지느냐고 타박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연말연시란 원래 들뜬 마음으로 좀 과한 미래를 그려도 얼마든지 용서받을 수 있는 시기 아닌가. 비록 작심삼일로 끝날 망정 새 계획을 세우며 잠시나마 희망 섞인 꿈을 꾸는 때라는 얘기다. 그런데 유독 올 연말은 새해가 온다는 게 무색하게 희망보다 절망, 기쁨보다 분노를 말하며 불행에 몸부림치는 사람이 많다. 탄핵정국과 경기불황 등으로 집단적 우울감이 우리 사회를 휘감고 있는 데다 있어빌리티’(실제보다 더 그럴듯하게 스스로의 부와 행복을 포장하는 능력)로 행복을 경쟁하는 SNS 세태가 더 심화하며 나 혼자만 불행하고 나 혼자만 실패한 것 같은 불안감까지 겹친 탓이다.

 

얄팍한 힐링의 시대가 가고 독한 팩트폭력시대가 왔다고들 한다. 어쭙잖은 위로 대신 사실대로 정곡을 찌르는 쓴소리가 더 먹힌다는 얘기다. 다행스러운 건 팩트(사실)라고 다 아프기만 한 건 아니라는 점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시작하는 지금 팩트로도 얼마든지 위로받는 방법이 있다. 바로 행복과 성공의 기준이 잘못됐다는 걸 깨닫고 리셋(재설정)하는 것이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의학과 교수는 행복 자체를 목표로 정하면 역설적으로 행복에 도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행복이라는 도달하기 어려운 목표를 정하면 그 목표에 도달하기 전에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얘기다. 행복을 갈구하며 늘 불행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던 셈이다. 성공에 대해서도 비슷한 맥락으로 접근할 수 있다. 성공의 잣대를 미래의 대단한 성취에만 둔다면 끊임없이 오늘의 나를 희생시키면서도 늘 실패한 인생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을 하는가에 성공의 잣대를 둔다면 성공은 의외로 가까이에 있다.

 

역설적이지만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마음먹으면 행복이 찾아온다.

 

 

[경향신문 칼럼-여적/박구재(논설위원)-20161226] 황제 의전과 변기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군 출신답게 의전을 중요시했다. 그는 골프를 칠 때 앞뒤 팀을 받지 못하게 했다. ‘황제 골프란 말은 그때부터 쓰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한술 더 떠 코스 하나를 공짜로 독점하며 골프를 쳤다. 그의 골프 행차 때면 청와대에서 골프장까지 경찰이 배치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황제 테니스를 했다. 서울시장 때 남산 테니스장에서 3년가량 공짜로 테니스를 쳤던 그는 대통령 퇴임 후에도 주말에 반값 요금만 내고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황제 테니스를 즐겼다.

 

박근혜 대통령은 황제 의전의 종결자로 불릴 만하다. 박 대통령은 2013년 영국 국빈 방문 때 5성급 호텔의 침대 매트리스와 샤워꼭지를 바꾸고, 머리손질과 화장을 위해 객실에 조명등 2개와 스크린 장막을 설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4년 부산 벡스코 아세안 정상회의 때는 박 대통령 전용 화장실을 위해 세면대와 변기를 새로 설치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천시장 재직 시절 박 대통령의 인천시 방문을 앞두고 청와대에서 변기를 새것으로 교체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변기에 집착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 시민운동가는 광화문 촛불집회 때 모인 성금으로 2만원짜리 유아용 변기를 구입해 크리스마스 선물로 청와대에 발송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이 전용 변기를 쓰기 위해 멀쩡한 변기까지 교체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억장이 무너졌다고 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황제 의전으로 자주 입길에 오르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23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한 임대아파트를 방문하면서 주차된 차량을 빼달라고 해 주민들에게 대통령 코스프레 하지 말라는 항의를 받았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3월 관용차를 타고 서울역 KTX 승강장까지 진입해 황제 의전논란을 빚기도 했다.

 

교수신문은 지난 24일 올해의 사자성어로 <순자(荀子)> 왕제(王制)편에 나오는 군주민수(君舟民水)’를 선정했다. 백성은 물, 임금은 배이니 물의 힘으로 배를 뜨게 하지만 물이 화가 나면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민생은 돌보지 않고 황제 의전만 즐긴 배를 물이 뒤집는 걸 다른 사자성어로도 표현할 수 있다. ‘사필귀정(事必歸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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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칼럼-씨줄날줄/박건승(논설위원)-20161226] 정치인의 입

 

노무현 전 대통령이 5공 청문회 스타라는 것은 잘 알면서도, 그 청문회가 198811월 처음 열렸다는 사실을 잊고 지내는 이는 적지 않다. 지금 서른 이전의 세대라면 청문회가 그해 열렸다는 사실을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나 알게 된 경우도 많을 것이다. 노무현은 청문회 증인신문의 서두를 이렇게 시작한다. “저는 증인석에 앉아 있는 증인(정주영)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감히 마주하기도 어려운 보잘것없는 존재입니다라고. 그런 뒤 탄탄한 논리와 증거를 앞세워 모르쇠로 일관하던 장세동 등 5공 실세를 쩔쩔매게 했다. 같은 해 1231일 우여곡절 끝에 출석한 전두환을 명료하고 집요하게 몰아붙였다. 사람들은 역에서, 터미널에서, 집에서 청문회를 지켜봤고 노무현은 그런 국민의 가슴을 뻥 뚫어 줬다.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의 스타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다. 고영태 증인에게 지금도 최순실을 좋아하느냐, 아니면 미워하느냐고 묻더니 고영태를 왜 소개했습니까라고 증인 고씨에게 묻는 촌극을 연출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이라크 무장단체 납치사건 당시 (박근혜 대통령처럼) 본관 아닌 관저에 머물렀다고 말한 것도 그였다. 하긴 “(세월호) 가족들이 전문지식이 있나, 이성이 있나”, “미국에서 경찰이 총을 쏴서 시민을 죽여도 정당한 공무다”, “(성주에 모여) 사드 배치 반대투쟁을 해 온 분들이 외부에서 왔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던 사람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서울구치소가 최태원 회장에게는 멀지 않다고 윽박질렀고 안민석 의원은 이재용 삼성 부회장에게 아직 쉰 살도 안 된 어린 분이 동문서답이 버릇인가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그는 이 부회장보다 겨우 두 살 많은 만 50세다. 새누리당 정유섭 의원은 “(세월호는) 대통령에게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 7시간 동안 놀아도 된다고 말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기간 단축 문제를 따지며 이완용과 같다고 다그쳤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윤전추 행정관 등의 청문회 불출석의) 배후에 황 총리가 있다고 의심받을 수 있다. 촛불에 타죽고 싶으냐고 했다.

하기야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난 모른다. 난 잘못 없다는 식의 뻔뻔함과 몰염치에 얼마나 속이 터졌겠는가. 의원들은 국회라는 장() 안에서 어떠한 질문도 할 수 있지만 이제 원색적인 감정의 토론과 인신공격성 발언은 삼가야 한다. 프랑스의 수구적 사상가 조제프 드 메스트르는 모든 나라는 그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가진다국민은 그들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갖는다고 했다. 물론 부인하고 싶은 말이다. 그러나 훗날 뜨거운 역사로 기록될 2016년 겨울의 한국에 이보다 더 아프게 와닿는 말은 없을 듯하다.

 

 

 

[매일경제신문 칼럼-매경춘추/윤대희(율촌고문·전 국무조정실장)-20161226] 은사님의 말씀

40여 년 전 사회에 나가는 제자들에게 해주셨던 은사님들의 말씀 중에 지금도 귓가를 떠나지 않는 게 있다.

 

"사회 생활에서 필요한 지식은 대부분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다. 그러나 어학능력은 필요하다고 깨달을 때는 늦은 것이니 어학공부만큼은 중단하지 말고 꾸준히 하라"고 하신 말씀이다. 그러나 이 제자는 스승의 말씀을 잘 실천하지 못해 늘 아쉬움을 갖는다.

 

사람은 창의적 언어습득 능력을 갖고 태어난다. 언어 사용자가 이미 들었던 문장뿐 아니라 들은 적이 없는 문장까지도 생성해낼 수 있는 능력으로 만 10세가 지나면 소멸하고 이후로는 반복적인 학습훈련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큰 국제회의에 참석해본 사람이라면 발언자가 영어로 말하다가 적절한 시점에서 불어, 스페인어로 전환하며 자신의 입장을 강조하는 것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본 경험이 있을 게다.

 

어릴 때부터 언어에 대한 부모의 각별한 관심과 학교 영향도 컸겠지만 일상에서 영어를 쉽게 접하고 배울 수 있는 국가적 사회 환경을 지적하고 싶다.

 

우리나라는 이미 청소년들의 영어공부를 포함한 언어능력 향상이 개개인의 노력에만 맡기기에는 도를 넘어선 분위기다. 시대에 맞게 국가가 정책적으로 책임을 분담해야만 한다.

 

정부가 오래전부터 의욕 있게 추진해왔던 동북아 금융허브정책이 지지부진해진 이유로 언어능력을 갖춘 인력의 부재를 든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IT 인프라를 갖고 있는 한국이 아세아 금융허브 국가 홍콩·싱가포르를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며, 일본이 큰 경제력을 가지고도 금융허브가 못 되는 이유다.

 

그동안 정부는 여러 정책을 시행해오고 있지만 세계화 시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경쟁력 있는 국민으로 키워 내기에는 양·질적으로 미흡하다.

 

얼마 전 작고한 싱가포르의 리콴유 총리는 독립 직후인 1960년대에 영어공용화 정책을 강력하게 밀어붙인다. 당시 수많은 반대와 비판에도 불구하고 오늘날에 와서는 국민소득 6만달러의 싱가포르를 만든 초석이 됐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작은 나라가 살아가는 방법으로 국민의 언어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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