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에 대한 생각/이런 저런 가벼운 생각들

하늘별 2010. 8. 6. 16:23

1. 원빈이 주연이라기에 보러갔다

그러니까 그 영화의 장르가 무엇인지 감독이 누구인지 누가 또 연기자로 나오는지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퇴근길에 또박 또박 걸어서 5분이면 닿는 곳에 영화관이 있고, 그 영화관에 걸리는 영화는 돈이 좀 될것 같은 것만 걸린다. 아마 내가 원빈 주연의 마더를 보지 못한 것은 그 영화관에 걸리지 않았거나, 너무 빨리 내려가서 내가 그 시간을 내지 못한 탓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원빈의 연기를 본것은 징그럽게 재방해주는 가을동화라는 드라마 속에서 나오는 반항아의 모습이 다 였다.

난 그냥 원빈의 연기가 궁금해서 보러 갔을 뿐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내내 너무 끔찍했고 두려웠고, 집으로 가는 길이 무거웠다.

 

2. 영화는 마약을 두고 벌어지는 범죄를 정면에서 다루고 있었다.

그런데 그 영화에서 다루어지는 내용들이 무서웠다.

 원빈의 탄탄한 몸매를 드러내기 위해서 입힌 니트셔츠와 양복을 곱게 차려입고서 휘두르는 날카로운 칼날과 총질 뭐 이딴 것이 무서웠던 것은 아니다.

사실 난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는 장면을 영화관에서 잘 안본다. 눈을 질끈 감는다. 소리만으로도 끔찍하니까.

 

아저씨에서는 원빈을 아저씨라고 부를 아이들이 대거 등장을 한다.

마치 외화 왕자와 거지에 나오는 거지굴의 아이들처럼, 소공자에 나오는 거지굴의 아이들처럼 아이들은 착취되고 범죄에 이용되고 결국은 죽임을 당하는 소재로 등장을 한다.

 

난 그 장면들이 그냥 영화적 상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어느 사회에서든 아이들은 약자이다. 자기 몸을 스스로 보호할  몸의 힘도 머리의 지능도 떨어진다.

저 년놈이 나쁜 놈들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도망갈 판단도 할 수 없을 만큼 아이들은 무능하다 자신의 몸을 지키는데 말이다.

 

아저씨에 등장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도 그러했다.

개미라고 불리던 아이들....... 정말 우리 사회 어디에선가 벌어지고 있는 사실일 것 같아서 난 무서웠다.약자인 아이들을 철저히 착취하는 조폭들 그들은 아주 당연하게 어린이들을 처절하게 가죽을 벗기고 있었다. 영화 속에서.......

 

장기밀매.

산사람에게서 각막을 떼어내고 심장을 꺼내고 간을 꺼내고 신장을 꺼내고.........

그리고 쓰레기처럼 버려지는 사람의 육신.

사람의 장기도 아이들처럼 당연하게 돈으로 다루어지고 있었다.

환물되는 것으로.......

 

타인의 생명을 하찮게 여기던 놈이 자신의 친동생인지 조폭의 동생인지에게는 각별한 애정을 보이는 장면도 참으로 어이상실케 하는 것이었고,  마지막 즈음에 내차는 방탄유리라며 나는 결코 죽지 않을 것이라고 지랄을 하던 모습은 정말 지랄이었다. 개새끼!

 

3. 젊은날 나도 빌어먹을 스펙인지 뭔지를 위해서 고급영문해설서 같은 영어책을 붙잡고 줄창 읽어대던 시절이 떠올랐다. 아마 한길사에서 출간했던 것이었을 것이다.

얇은 영어책이었지만. 그 내용은 참 만만치 않았던... 영어가 만만치 않았을 뿐 아니라 한글로된 내용을 읽는 것만으로도 힘에 겹던 그런 내용으로 가득했던 그런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글들 가운데서,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한편이 저절로 생각이 났다. 영화를 보는 가운데 말이다.

세계 최초로 심장이식 수술을 받고 생존하고 있는 어떤 사람에 대한 언론의 열광적인 반응과 의학계의 반응을 담담하게 다루면서. 그 사람은 이런 질문을 하고 있었다.

 

'심장 이식을 받은 사람은 한푼도 내지 않았다. 그러나 누군가 그 비용을 내고 있다. 그 비용이면   아프리카에에 어린이들에게 말라리아에 걸리지 말라고 예방주사를 몇십만명에게 놓아줄 수 있는 돈이다.  그런데 아무도 그 비용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는다. 페니실린 발명 이후의 서양의학의 발전이라는 것이 정말 의학의 발전인가? 누구를 위한 발전인가?' 뭐 이런 질문을 마지막으로 던지는 것으로 끝을 내었던 그런 문장이 있었다.

 

의료에 수반되는 돈.........

누가 그 비용을 댈것인가? 의료의 발전이라는 것이 정말 인류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서 그토록 악을 쓰는 사람들이 어쩌면 그렇게 함부로 살까? 나는 잘살고 있는것일까?..........

 

내 젊은날 가슴이 저리게 산다는 것에 대해서 생명이라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들었던 그 장기 이식, 그날들의 고민들이 아저씨라는 영화를 보면서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그리고 주변에 지인들이 간이식을 받은 이야기 신장이식을 기다리면서 투석으로 연명하는 이야기 골수 이식 이야기.......뭐 이런 상황들이 참 어지럽게 떠올랐다.

 

영화 한편에 참 지랄맞은 생각이 많이 떠올라서 무섭고 두려웠던 영화, 아저씨.

힘센자가 힘없는 자를 착취하는 생생한 두려움의 현장으로 초대해주는 영화, 아저씨

생명보다 돈이 확실히 우위를 점한 우리사회를 확인하게 해주는 영화, 아저씨

 

날도 디지게 더운데 참 서늘하다.

영화가 내게 던지는 말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