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에 대한 생각/책 이야기

하늘별 2006. 11. 6. 11:46

김형경이란 작가가 있다.


새들은 제이름을 부르면서 운다 라는 소설로 단번에 문단에 등장한 그는 세월이라는 소설을 내놓았을 때 그를 기억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세월이란 소설을 먼저 읽고 그리고 새들은... 을 읽었는 지도 모른다. 아마 그랬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세월을 읽으면서 같은 시대를 살은 자들이 알 수 있는 6-70년대의 풍경들이 세밀하게 묘사된 것에 즐거워했고, 그가 젊은 날의 상처를 극복했음을 축하하기도 했고, 그래서 그의 젊은날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 꽤나 유명해진 어떤 사람에 대해서 극도의 혐오를 보이며, 그가 방송에 나오면 채널을 돌려 버리는 일도 했다. 뻔뻔한 그의 모습이 보기에 끔찍했기 때문이었다.

 

세월을 읽고 난 다음, 나는 그가 쓰는 책은 앞으로 다 사서 읽겠다고 결정을 했고 그의 신간이 나왔다고 하면 열심히 사서 읽었다.

 

무슨 일이었을까? 소설책을 읽을 기회가 그 후로 없었는지 여하튼 그의 소설들을 그동안 오랫동안 읽지 않았다. 서점엘 안가지 시작한 시점과 맞물렸을 것이고, 인터넷으로 책을 구입하지는 않는 것. 서점에 들러서 책을 사는 일에 친근함을 느끼고 행복해 하던 습관이 깊어서, 인터넷으로 책을 구입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서점에 갈 염두를 내지도 못하고 살았던 탓이었을 것이다.

 

최근에 인터넷으로 책을 구입하기 시작을 했고, 그러다가 문득 소설코너에 가서 김형경이란 작가 이름을 치니 못읽은 것이 분명한 소설제목이 떠올랐다.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2권으로 된 책을 구입하고, 읽기 시작했다. 좀처럼 빠른 속도를 내지는 못했지만, 여하튼 다 읽었다.


처음 책을 펴들고 읽으면서
이것 읽은 책이야, 읽은 것이 분명해... 그런데 왜 이리 낯설지?....그랬다.
중간부분을 읽으면서 아마 중간쯤 읽다가 포기했었나 보다, 안읽은 것 같아... 그러다가
마무리 부분을 읽으면서 아~ 이 소설 전에 읽은 것이었는데, 그때 재미가 없어서 읽기를 포기했던 것이구나. 결말이 이랬었지...

 

전에 내가 놀던 놀이터가 심리 또는 상담과 관련된 동네였는데, 그 동네 이야기가 소설 전반에 깔리는 것에 대하여 무지 불편했던 그리고, 그가 중간 중간 내가 지금 노는 놀이터의 변방을 소설속에 등장시키는 것이 불편해서 대충읽어버렸고, 그리곤 소설들을 사보지 않았구나... 이런 생각까지 다달았다.

세상에서 성공한 여성들이 겪는 사추기의 이야기들이 이 소설을 끌고 나간다. 내가 이 소설을 재미없어 했던 것은 이 소설의 등장인물중 하나인 세진이란 여성이 하는 말을 빌리면, 그런 내용들이 그 당시 내가 겪는 갈등과 혼란들을 건드리고 있었기 때문에 거세게 반발한 때문일 것이다.

 

2001년도에 발간된 소설.내 기억으로 그 시절 나는 정체감의 혼란을 겪었던 시기가 아니었다. 희망차고 행복한 한해를 시작하고 있었던 해이니까.... 그런데 그 소설의 내용이 나의 마음을 심하게 불편하게 했었는데 지금 나는 편안해 하면서 이 소설 읽기를 끝내었다. 왜일까?.... 지금부터 생각을 오래 오래 해볼 계획이다.

 

30대 중반을 넘기며 정체감의 혼란을 조금 겪는 중이라는 느낌이 문득 문득 드는 여성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잘쓴 독후감을 쓰고 싶었는데 여러가지로 쫓기는 마음이라 불가능하다. 나머지는 책을 읽고 직접 채우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