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언덕

일상에 지친 친구들 쉬어 가는 곳, 시와 그림이 있는 곳 푸른 언덕에 누워보세요. 파란 하늘같이 쳐다봐요.

상처에 대하여 / 복효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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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야기/명시

2021. 11. 29.

그림 / 한 예 진

상처에 대하여 / 복효근

 

 

 

오래 전 입은 누이의

화상은 아무래도 꽃을 닮아간다

젊은 날 내내 속 썩어쌓더니

누이의 눈매에선

꽃향기가 난다

요즈즘 보니

모든 상처의 꽃을

꽃의 빛깔을 닮았다

하다못해 상처라면

아이들의 여드름마저도

초여름 고마리꽃을 닮았다

오래 피가 멎지 않던

상처일수록 꽃향기가 괸다

오래 된 누이의 화상을 보니 알겠다

향기가 배어나는 사람의 가슴속엔

커다란 상처 하나 있다는 것

 

잘 익은 상처에선

꽃향기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