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묘약, 바쿠스 / (러시아 그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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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명화감상

2020. 8. 12.

마법의 묘약, 바쿠스 / 표도르 부르니

19세기 러시아 화가 브루니가 그린 (바쿠스)는
술 잘 마시는 러시아 사람들의 열성을 잘 표현
하고 있는 그림이다.
수 세기를 거쳐 수많은 애주가 팬을 확보한 술의
신 바쿠스! 브루니의 바쿠스는 반쯤 풀린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입꼬리를 살짝 올려 끈적한
눈빛을 보낸다.
"포도주 한잔할래?"
이미 무르익은 바쿠스의 취기와 왼손에서 흘러
내리는 포도주가 너무도 사실적이다.
모스크바 트레차코프 국립 미술관 한 벽면을 장식
하며 많은 애주가의 술샘을 자극하는 브루니의
아주 짜릿한 그림이다.
정말로 바쿠스의 끈적한 눈빛에 화답하며 흘러
넘치는 포도주 한 잔에 "치어스"를 살며시 외치고
싶어진다.
하지만 진정한 러시아 주당들은 그림 속 바쿠스를
쳐다보며 안타까이 중얼거린다.
"술의 신 바쿠스 왜 그리 일찍 태어나셨소.
세계의 최고의 술다운 술 보드카도 맛보지 못하고"
라며, 보드카에 살고 보드카에 죽는 러시아 인들은
주신의 살았던 그리스 로마보다 더 다양하고 화려한
러시아 술 문화에 뿌듯해진다.
바쿠스의 끈적하게 유혹하는 눈빛에 미소 짓고,
러시아 인들의 농담에 크게 웃는 그림이다.      

 

표도르 브루니 (1799-1875)
상트페테르부르크 예술 아카데미에서 공부하였으며
이탈리아 유학 후 아카데미 교수를 지냈다.
주요 작품으로 (호레이스의 여동생 카멜라의 죽음)
1824, (어린 큐피드에게 술을 주는 바커스의 사제)
1823, 등이 있으며, 상트페테부르크 성 이삭성당에
천장화를 남기기도 했다. 로마에서 그린 (녹뱀)은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이다.

 

글 / 김희은 (러시아 그림 이야기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