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실리 트로피닌의 소녀들(러시아 그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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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명화감상

2020. 8. 20.

레이스 뜨는 여인, 1823년, 바실리 트로피닌,

캔퍼스 유채, 4.7×59.3cm, 트레차코프 미술관,

모스크바

황금 자수를 놓는 여인, 1826년, 바실리 트로피닌

(1776~1857), 캔버스에 유채, 81.3×63.9cm,

트레차코프 미술관, 모스크바

바실리 트로피닌의 소녀들

눈이 예쁜 소녀들이 우릴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일하던 손을 멈추고 얼굴을 돌려 부드럽고

다정다감한 눈빛을 보낸다. 그리고 자기에게서

시선을 떼지 말라고 속삭인다.

눈빛은 소리 없이 표현되는 최상의 언어다.

잘 익은 복숭아 볼에 분홍빛 생기를 넣고,

예쁘게 부풀어 오른 입술에 살짝 붉은빛을

물들이며, 미소 짓는 도툼한 입매에 새침함을

덧칠하고, 적당히 솟은 콧날로 얼굴 전체에

귀품을 입힌다. 매끈한 소녀의 피부는 환한 빛을

받아 더욱 건강하게 빛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가는 빛을 뿌리고 생명을

넣어 소녀들의 맑은 눈동자를 그렸다.

선하고 순수한 눈매를 그리기 위해 세밀한 붓

터치를 반복했다.

그리고 탄생한 트로피닌의 소녀들은 아주 매끄럽고

싱그럽다. 작가의 손에서 순차적으로 살아났을

소녀들의 생명력을 상상하며 그림을 본다.

바로 눈앞에서 숨 쉬는 듯 생생함이 느껴진다.

손으로 만지면 체온이 느껴질 듯 그림이 따뜻하고,

소녀가 품어내는 풋풋함이 화폭 전체를 생명력 있게

매운다.

인간 개개인의 심성 표현을 중시한 러시아 화가들은

초상화를 그릴 때 모델의 표정과 내면 정서를

부각하는 하는데 중점을 둔다.

트로피닌은 귀족들의 전유물인 초상화에 과감히

평면 소녀를 모델로 등장시키고, 일하는 모습

속에서 발현되는 일상의 아름다움을 진실되게

표현했다.

바실리 트로피닌 (1776~1857)

농노 출신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미술 아카데미에서

공부하지만, 지주가 허락하지 않아 오랫동안 작품

활동을 하지 못한다. 신분 해방 후 초상화가로 이름을

떨쳤는데, 특히 (프쉬킨상,1827),(레이스 뜨는 여인,

1823)이 유명하다.

출처 : 러시아 그림 이야기 / 김희은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