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2022년 0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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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야기/자작시 수선화는 피었는데 / 이 효

​ ​ ​ 수선화는 피었는데 / 이 효 ​ ​ 창문을 열어 놓으니 봄바람이 곱게 머리를 빗고 마당에 내려앉는구나 ​ ​ 마당에 노란 수선화가 활짝 피었는데 창문에 걸터앉아 꽃을 바라보시던 어머니의 모습은 구름처럼 간데없구나 ​ ​ 수선화도 서러운지 봄 노래를 부르려다 하늘에 쉼표 하나 그린다 꽃버선 신고 떠나신 하늘길 어머니 얼굴 수선화처럼 화안하다 ​ ​ ​ ​ ​ ​ 어머니! 일 년 반 동안 암 투병을 하셨습니다. ​ 한 통에 전화를 받았다. 쓰러진 나무를 세워 보았지만 나무는 뜨거운 화장터를 찾아야 했다. 코로나로 서울에는 회장 터가 없단다. 태백까지 다녀오란다. 미친 세상인지는 알았지만 내가 먼저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 어머니 병상에 누워 계실 때 오미크론 확산이 심했다. 병원에 입원하자마자 ..

27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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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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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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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야기/자작시 신지도 / 이 효

그림 / 김 건 순 ​ ​ ​ 신지도 / 이 효 더위를 업고 달려간 신지도 수평선 위 작은 섬 하나 거울 앞에 홀로 선 내 모습 같구나 뜨거운 여름, 또 다른 섬 하나 두 다리를 오므리고 누운 모습 생명을 품은 여인의 신비한 몸 같구나 볼록한 섬이 갈라지더니 해가 오른다 얼마나 간절히 소망했던 생명인가 섬이 터트린 양수는 남해를 가득 채운다 철썩거리는 분침 소리 섬은 새벽 진통을 마치고 고요하다 하늘 자궁문이 열린 자리에는 수만 송이의 동백꽃이 피어오른다 고통의 주머니에서 꺼낸 한여름의 꿈이 화안하다 ​ ​ ​

01 2021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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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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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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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야기/자작시 강물로 그리는 새벽 별 / 이 효

그림 / 김 정 수 ​ ​ 강물로 그리는 새벽 별 / 이 효 ​ ​ 새벽 창가에 앉아 푸른 강물에 그림을 그립니다 흔들리는 나뭇잎으로 시를 쓰듯 절재된 마음을 그립니다 ​ 아주 오랜 세월 사랑하는 이를 잃어버린 혼절한 사랑 구름과 눈물방울 비벼서 붉은 나룻배를 그립니다 가슴속 깊이 묻어 두었던 인연 조용히 떠나보냅니다 ​ 어차피 인생이 내가 그리는 한 점에 그림이라면 이제는 슬픈 강물이 되지 않으렵니다 창가에 앉아있는 소녀는 세월을 삼키고 오늘도 푸른 강물에 마음을 그립니다 ​ ​ 휑한 마음, 새벽 별 하나 안고 홀로 걸어갑니다. ​ ​ ​ ​ 사진 / 청송 주산지

25 2021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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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야기/자작시 해바라기 / 이 효

그림 : 차 정 미 ​ ​ ​ 해바라기 / 이 효 ​ ​ 차마 당신을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한곳을 향해서 달려가던 마음이 슬픈 자화상 속으로 걸어갑니다 ​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어린 자식을 키워내고 늘 해바라기처럼 반듯하게 살았는데 ​ 아닙니다라는 말 한마디 못하고 입안에 자갈을 물고 살았는데 왜 이제서야 당연한 것이라 여겼던 것들이 당연히 여겨지지 않는지 ​ 고개를 들고 있는 저 노란 해바라기에게 묻고 싶습니다 태양 속으로 걸어들어가면 타버리는지? 재로 남을지언정 가보고 싶습니다 ​ ​ 늦은 오후 해바라기가 돌아서는 까닭은 한 장의 종이 위에 펄떡이는 마지막 숨을 시 한 방울로 해바라기를 그리고 싶습니다. ​ ​ ​ ​ 그림 / 차 정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