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2022년 04월

07

13 2021년 12월

13

문학이야기/명시 밥해주러 간다 / 유안진

작품 / 서 윤 제 ​ ​ ​ ​ ​ 밥해주러 간다 / 유안진 ​ ​ ​ 적신호로 바뀐 건널목을 허둥지둥 건너는 할머니 섰던 차량들 빵빵대며 지나가고 놀라 넘어진 할머니에게 성급한 하나가 목청껏 야단친다 ​ ​ 나도 시방 중요한 일 땜에 급한 거여 주저앉은 채 당당한 할머니에게 할머니가 뭔 중요한 일 있느냐는 더 큰 목청에 ​ ​ 취직 못한 막내 눔 밥해주는 거 자슥 밥 먹이는 일보다 더 중요한게 뭐여? 구경꾼들 표정 엄숙해진다 ​ ​ ​ ​ ​ ​ * 유안진 시인 약력 *1941년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 (명예교수) *1965년 등단 *1970년 첫 시집 *1975년 *1998년 10회 정지용 문학상 *1990년 *2000년 *2013년 6회 목월문학상 수상 *2012년 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 ​ ​ ..

11 2021년 11월

11

문학이야기/명시 코뿔소 / 나 호 열

그림 / 박 삼 덕 ​ ​ ​ ​ 코뿔소 / 나 호 열 ​ ​ 둥글둥글 살아가려면 적이 없어야 한다고 하시다가도 생존은 싸늘한 경쟁이라고 엄포도 놓으시던 어머님의 옳고도 지당하신 말씀 고루고루 새기다가 어느새 길 잃어 어른이 되었다 좌충우돌 그놈의 뿔 때문에 피헤서 가도 눈물이 나고 피하지 못하여 피 터지는 삿대질은 허공에 스러진다 이 가슴에 얹힌 묵직한 것 성냥불을 그어대도 불붙지 않는 나의 피 채찍을 휘둘러도 꿈적을 않는 고집불통 코뿔소다 힘 자랑하는 코뿔소들 쏟아지는 상처를 감싸쥐고 늪지대인 서울에 서식한다 코뿔소들이 몰래 버리는 이 냄새나는 누가 코뿔소의 눈물을 보았느냐 ​ ​ ​ ​

04 2021년 11월

04

문학이야기/명시 의자 / 이정록

그림 / 김 연 제 ​ ​ ​ ​​ 의자 /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라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데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 ​ * 이정록 시집 / 의자 ​ ​ ​ ​ ​ ​

21 2021년 08월

21

07 2021년 08월

07

문학이야기/명시 바닷가에 대하여 / 정 호 승

그림 / 이 효 경 ​ ​ ​ 바닷가에 대하여 / 정 호 승 ​ ​ ​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무논의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자기만의 바닷가..

29 2021년 07월

29

20 2021년 07월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