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2021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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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021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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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021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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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2021년 06월

18

카테고리 없음 6월의 우체통 / 이 효

그림 / 최 서 인 ​ ​ ​ 6월의 우체통 / 이 효 ​ ​ ​ 하루 종일 그녀의 생각을 나뭇잎에 담았더니 붉은 열매가 달렸습니다 ​ 그녀를 손끝으로 건드렸다가 불어오는 바람에 놀라서 마음을 창문처럼 접습니다 ​ 창가에 턱을 괴고 오랜 시간 그녀를 바라봅니다 유월의 해가 떨어질 무렵 다시 용기를 내서 뜰로 나갑니다 ​ 내 마음은 강물처럼 흔들리는데 그녀의 붉은 입술은 숨 막힐 듯, 눈멀 듯, 곱기만 합니다 ​ 유월은 내 마음을 눈치챘는지 마음에 우체통 하나 세워놓고 달아납니다 ​ ​ ​ ​ ​

12 2021년 06월

12

문학이야기/자작시 강물로 그리는 새벽 별 / 이 효

그림 / 김 정 수 ​ ​ 강물로 그리는 새벽 별 / 이 효 ​ ​ 새벽 창가에 앉아 푸른 강물에 그림을 그립니다 흔들리는 나뭇잎으로 시를 쓰듯 절재된 마음을 그립니다 ​ 아주 오랜 세월 사랑하는 이를 잃어버린 혼절한 사랑 구름과 눈물방울 비벼서 붉은 나룻배를 그립니다 가슴속 깊이 묻어 두었던 인연 조용히 떠나보냅니다 ​ 어차피 인생이 내가 그리는 한 점에 그림이라면 이제는 슬픈 강물이 되지 않으렵니다 창가에 앉아있는 소녀는 세월을 삼키고 오늘도 푸른 강물에 마음을 그립니다 ​ ​ 휑한 마음, 새벽 별 하나 안고 홀로 걸어갑니다. ​ ​ ​ ​ 사진 / 청송 주산지

25 2021년 05월

25

문학이야기/자작시 해바라기 / 이 효

그림 : 차 정 미 ​ ​ ​ 해바라기 / 이 효 ​ ​ 차마 당신을 바라볼 수 없었습니다 한곳을 향해서 달려가던 마음이 슬픈 자화상 속으로 걸어갑니다 ​ 숙명이라고 생각하고 어린 자식을 키워내고 늘 해바라기처럼 반듯하게 살았는데 ​ 아닙니다라는 말 한마디 못하고 입안에 자갈을 물고 살았는데 왜 이제서야 당연한 것이라 여겼던 것들이 당연히 여겨지지 않는지 ​ 고개를 들고 있는 저 노란 해바라기에게 묻고 싶습니다 태양 속으로 걸어들어가면 타버리는지? 재로 남을지언정 가보고 싶습니다 ​ ​ 늦은 오후 해바라기가 돌아서는 까닭은 한 장의 종이 위에 펄떡이는 마지막 숨을 시 한 방울로 해바라기를 그리고 싶습니다. ​ ​ ​ ​ 그림 / 차 정 미

12 2021년 05월

12

문학이야기/자작시 담장 안의 남자 / 이 효

그림 : 김 정 수 ​ ​​ ​ 담장 안의 남자 / 이 효 ​ ​ 담장 밖에서 들려오는 수다 소리 남자가 하루 세끼 쌀밥 꽃만 먹는다 내게 말을 시키지 않으면 좋겠어 드라마를 보면 왜 찔찔 짜는지 ​ 남자는 억울하단다 죄가 있다면 새벽 별 보고 나가서 자식들 입에 생선 발려 먹인 것 은퇴하니 투명인간 되란다 한 공간에서 다른 방향의 시선들 ​ 담장이 너무 높다 기와가 낡은 것을 보니 오랫동안 서로를 할퀸 흔적들 흙담에 지지대를 세운다 ​ 나이가 들수록 무너지는 담을 덤덤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여자 남자는 거울 속 여자가 낯설다 ​ 벽에다 쏟아부었던 메아리 담장 안의 남자와 담장 밖의 여자 장미꽃과 가시로 만나 끝까지 높은 담을 오를 수 있을까 ​ ​ ​ ​ ​ ​

07 2021년 05월

07

문학이야기/자작시 거미줄에 은구슬 / 이 효

​ ​ ​ 거미줄에 은구슬 / 이 효 ​ ​ 비 갠 아침 거미줄에 매달린 은구슬 누런 고무줄보다 질긴 바람에도 펄럭이고 나부꼈을 거미줄 같은 엄마의 하루 ​ 한평생 끊어질 듯 말 듯한 거미줄 닮은 엄마 목에 투명한 은구슬 따다가 살짝 걸어 드렸더니 거미줄에 엄마 눈물 매달린다 ​ 열 손가락 활짝 펴서 엄마 나이 세어 보다가 은구슬 세어 보다가 떨어지는 은구슬 안타까워 살며시 손가락 집어넣는다 ​ 산 입에 거미줄 치겠니 하던 엄마의 목소리 멀어질 때 아침 햇살에 엄마 나이 뚝 하고 떨어진다. ​ ​ ​ 신문예 107호, 2021 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