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의 낙서장/주저리 주저리

한글로 2006. 2. 1. 03:35

시간은 정말 빠르다.

 

벌써 3년째에 접어드는 나의 기이한 직업은 나를 언제나 선택으로 내몬다.

 

사무실을 계약하는 순간부터 선택은 계속되었다.

바닥을 어떻게 깔아야 하나. 배치를 어떻게 하고, 스피커는 어디에 달고,

전선은 어떻게 하며, 전기는 어떻게 분배하고, 의자는 어떤 것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그것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아 익숙해질 무렵이 되면,

다시 나는 선택을 강요받는다.

 

사무실이란게 내 것이 아니므로,

매년 계약 갱신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법은 참 재밌는게...

나가기 3개월 전에 서면 통보를 해야 계약일에 깔끔하게 나갈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다음 임대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거의 죽음이다.

 

어쨌든,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지금 또 그런 고민을 해야 한다.

 

이 사무실에 계속 있을 것인가..

아니.. 그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가...

 

하지만 이 질문은..

 

이미 몇달째 나를 괴롭히는 질문이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답은 없고,

나의 선택만이 강요되고 있을 뿐이다.

 

강요하지 말아라.

깝치지 말아라.

나대지 말아라.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생각 좀 해보자니까.

 

한글로.

20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