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의 낙서장/한글로의 음악카페

한글로 2006. 7. 2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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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들으며

15131♪조금 기다리시면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흘러나옵니다♪
 

 

□글쓴날 : 1994년 2월 20일 한글로 www.hangulo.net

□원본글 : http://www.hangulo.net/mywork/musickil.htm

 

 

 

언제부턴가 갑자기 내 머리속을 맴도는 시구가 있었다. 그 시구는 어떤 시인지 생각이 날듯 말듯 하면서 좀처럼 그 형태를 나타내지 않았다. 단지 라디오에서 시를 낭송하는 것이 너무나 인상이 깊었기 때문에 한 부분의 어조까지 내 머리속을 계속 때리고 있었다.

 

생각나는 것은 '나는 ...을 사랑한다.'라는 부분뿐이었는데, 너무나도 가슴깊이 다가왔다는 사실 이외에는 도대체 누구의 시인지, 제목이 무엇인지 알아내기란 거의 불가능했다. 라디오에서 들었다는 것도 한참이나 생각한 후에야 깨달은 것이었고, 그 이전에는 집에 있는 몇권 안되는 시집을 몽땅 뒤져보는 수고도 아끼지 않았다.

 

우물우물 그 사랑한다라는 부분을 되새기다가 갑자기 나는 번쩍하는 생각에 무릎을 쳤다. 노래다. 그것은 시가 아니라 노래였다. 시속에 나온 노래.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

 

그저 앞부분에 중얼 거리는 부분이 있다는 것 이외에 별다른 가사를 모르던 터여서 상당히 기억해 내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난 당장에 레코드 점으로 달려가서 조용필 부분을 찾았다. 수많은 조용필의 테입 중에서 턱 하나를 뽑았는데, 우연히도 그곳에는 내가 원하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담겨 있었다.

 

몇번이고 들으면서 나는 내가 그렇게 원하던 부분을 들었다. 나는 사랑한다. 나는... 하는 부분이 너무나도 맘에 들었다.

 

하지만, 그부분에만 만족할 내가 아니었다. 워크맨을 계속 앞뒤로 왔다갔다 시키면서 나는 가사를 받아적었다. (물론 나는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했다) 발음이 정확하지 못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한시간 이상을 끙끙대었다. 그냥 지나갈때에는 몰랐는데, 이 노래는 인생의 많은 면들을 담은 한 편의 감동적인 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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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 거리는 하이에나를 본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죽는 눈덮힌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자고나면 위대해지고 자고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호란 사나이도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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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도시속에 외롭게 떨어져도 별로 슬퍼할 일이 없단다. 고호는 더욱 불행하게 살다가 갔으니깐. 썩은 고기를 먹는 하이에나가 되느니 굶어죽는 표범이 되겠다는 한 젊은이의 마지막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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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왔다가 이슬처럼 갈 순 없잖아.
내가 산 흔적일랑 남겨둬야지.
한줄기 연기처럼 가루 없이 사라져도
빛나는 불꽃으로 타올라야지

묻지말아 왜냐고 왜그렇게 높은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말아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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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어차피 사는 인생이라면 내가 산 흔적은 남겨두어야지. 내 몸이 바스러지는 일이 있더라도 활활 타올라서 한 획을 그어야지. 왜 그렇게 힘든 일을 하느냐고 묻지말고 비웃지 말아달라. 내 뜻을 모르는 이가 없으면 또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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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일이 허전하고 등이 시릴때
그것을 위안해 줄 아무것도 없는 보잘것 없는 세상을
그런 세상을 새삼스레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것이 사랑때문인가.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고독하게 만드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지.
사랑한만큼 고독해 진다는걸 모르고 하는 소리지.

너는 귀뚜라미를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귀뚜라미를 사랑한다.
너는 라일락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라일락을 사랑한다.
너는 밤을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밤을 사랑한다.
그리고 또 나는 사랑한다.
화려하면서도 쓸쓸하고 가득찬 것 같으면서도 텅비어 있는 내 청춘의 건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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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과연 무엇일까. 세상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것이라고 믿었던 내 생각을 비웃는다. 사랑이 사람을 고독하게 만든댄다. 왜 그럴까? 글쎄다. 나는 진정한 사랑을 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다. 내가 풀어야 할 숙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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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외로운건 운명을 걸기 때문이지.
모든것을 거니까 외로운거야
사랑도 이상도 모두를 요구하는 것.
모두를 건다는건 외로운거야
사랑이란
이별이 보이는 가슴아픈 정열.
정열의 마지막엔 무엇이 있나.
모두를 잃어도 사랑은 후회않는 것.
그래야 사랑했다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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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고독하고 외로운 것은 모든 것을 걸기 때문이란다. 모든 것을 걸기 때문에 당연히 외로운 것이란다. 만날때 떠날 것을 염려하는 그런 가슴아픈 정열이 사랑이고, 그렇게 떠나 보내도 후회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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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깊은 밤일지라도 한가닥 불빛으로 나는 남으리.
메마르고 타버린 땅일지라도 한줄기 맑은 물소리로 나는 남으리.
거센 폭풍우 초목을 휩쓸어도 꺽이지 않는 한그루 나무 되리.
내가 지금 이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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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는 이 세상의 마지막 희망이 되겠노라. 어떠한 고난이 닥쳐도 그 속에서 꿋꿋하게 피어나는 한 가닥 희망이 되겠노라. 내가 태어난 의미는 대단한 것이 아니겠는가?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에 나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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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배낭을 매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된들 또 어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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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는 또 떠난다.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산속으로. 세상 속으로. 그 속에 파묻혀

그것과 동화되면 또 어떨까? 행복한 삶이 아닐까?

 

어쩌면 내 마음과 이렇게 똑같을까. 조용필을 그저 흘러간 시대의 위대한 영웅으로 판단했던 내 생각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이런 내용을 담은 노래라면 영원히 굳건하게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사생활이 어쩌고 저쩌고 떠드는 신문이 싫다. 가수는 사생활보다 노래와 그 속에 담긴 내용으로 승부해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100점을 줄 수 있을 만큼 성공한 노래라고 생각한다.

 

뒤늦게 접한 노래가 나를 감동 시켰다. 인생이란 어쩌면 이렇게 지나쳐 버린 것을 새롭게 발견하면서 궤도를 수정하고 지난 길을 돌아보는 길고 긴 여정이 아닐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킬리만자로의 표범이 담긴 테입을 다시 틀어본다.

 

한글로.

1994. 2. 20.

 

홈페이지에 올린 날 : 1999년 10월 4일

 

hangulo@hanmail.net
www.hangulo.net

 

 

 

이 글들은 오래전부터 제 홈페이지에 공개되던 글을

합법적인 음악과 함께 게시하기 위해서 다음 블로그로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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