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마티고려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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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리포트]카자흐스탄, 러시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파? 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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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 유목민 이야기

2022. 8. 25.

김상욱 알마티고려문화원장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푸틴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고, 국내 언론들도 이를 받아 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카자흐스탄과 러시아의 요즘 분위기는 과연 어떨까? 
카자흐스탄과 러시아는 7500km라는 세상에서 가장 긴 육로 국경을 공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 유전지역 중 하나인 카스피해를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지정학적으로 양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역사적으로도 숲의 민족인 러시아와 초원의 민족인 카자흐인들은 대몽골제국을 구성하던 4대 칸국의 하나인 킵차크칸국의 백성들이었고, 그 킵차크칸국의 중앙권력이 약화되자 모스크바 공국을 중심으로 한 러시아가 세력을 키워 분열된 옛 킵차크칸국의 세력들을 하나씩 통합해 나가게 되었다. 이를 세계사에서는 러시아의 동진 또는 시베리아 진출이라고 부른다. 
이렇듯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오래 전부터 더불어 살며 유기적 관계를 맺어왔고 그것은 현재에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18세기 들어 카자흐칸국이 스스로 러시아 짜르에게 보호를 요청하면서 시작된 러시아화는 19세기 중엽 대부분의 영토가 제정 러시아로 편입되며 가속화되었고 이는 소련이 해체되던 1991년 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신생 독립국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의 영향권에 있으면서도, 카자흐 민족주의를 살리고 미국‧유럽‧중국과의 ‘균형 외교’를 잘 추구한 결과 실패한 국가인 우크라이나와 달리,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되었다. 
그런데 러-우크라이나 사태 초기부터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입장을 전면적으로 지지하는 벨라루스와는 달리 "나쁜 평화는 좋은 전쟁보다 낫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적, 외교적 해결을 주장하면서 중립입장을 표명했다. 
그래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의 가장 큰 우방인 카자흐스탄이 러시아와 점점 더 거리를 두려 하고 있으며,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는 '예기치 않은 도전'이 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보도는 현지의 사회 분위기를 다소 자의적으로 분석한 것이라고 현지 전문가들은 말을 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많은 국민들은 러시아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고, 이와 같은 언론보도는 미국과 서방의 희망사항을 담은 노골적 선전전의 일환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러시아 타스통신이 카자흐스탄 대통령실의 언론 브리핑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 양국 정상은 거의 일주일에 한번씩은 전화 통화을 하면서 협력을 다지고 있고 두 나라 사이의 협력 관계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렘린궁도 이날 전화 통화 사실을 알리며 양국 정상이 동맹 관계를 강화할 의사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요컨대, 미국과 서방국가들의 대러제재국면속에서 이들 국가에 대한 맞제재조치를 취하고 있는 러시아의 입장에서는 이 상황을 좀 더 유연하게 관리할 뒷문이 필요하고,  카자흐스탄은 자신에게 부여된 그 역할은 수행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국익을 실현시켜나가고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1월 사태 이후 카자흐스탄 조기 안정화... 러 기업 진출 활발
 
올해 1월, 카자흐스탄에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었고 당시 러시아가 진압을 도왔는데, 이후 카자흐스탄 국내상황은 어떤가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당시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의 평화유지군이 투입된 덕분에 1월 사태를 조기에 수습할 수 있었다. CSTO 평화유지군은 공항, 발전소, 방송국, 상수도 시설 등 국가 기간시설의 경비에 투입됨으로써 이를 지키던 카자흐 군병력이 사태 수습에 나서 조기에 안정화 될 수 있었다. 
현재, 카자흐스탄에는 사회경제개혁작업과 함께 정치개혁 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지난달 개헌 국민투표는 77%의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1월 사태 당시 시민들의 요구였던 '새로운 카자흐스탄'을 위한 법적 토대가 마련되어 개혁작업이 탄력을 받게 되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개헌안은) 기존 헌법의 33개 조항을 수정하는 질적 전환 작업이므로 제2공화국의 출범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서방의 대러제재로 인해 러시아 기업들의 카자흐스탄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얀덱스, 인드라이버 등 러시아에 본사를 둔 플랫폼기업들이 사실상 카자흐스탄으로 본사를 옮겨서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영향으로 카자흐스탄의 경제수도 알마티의 경우 러시아 기업인들이 늘어남에 따라 사무실과 주거용 아파트 임대가격이 올라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카자흐스탄에 투자한 외국계 기업의 대표격인 현대 카자흐스탄 공장의 경우는 러시아 경유 물류노선을 사용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물류비 인상이 부품값 상승요인이 되고, 결국에는 차량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경영 환경이 나빠졌으나 현대차 차종이 현지에서 큰 큰 인기를 누리며 증산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최근 현대차 카자흐스탄 공장을 직접 방문해서 현장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만난 문상민 부사장은  "현대차 러시아 공장의 잠정 생산 중단에 따른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내 물량 부족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공장으로서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보고,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컨대, 대러제재 국면이 장기화 될수록 카자흐스탄으로 진출하는 러시아 기업과 러시아 시장의 공백을 대체할려는 외국기업들의 카자흐스탄에 대한 관심을 계속될 것이다 

카자흐스탄의 세일즈 외교... 사우디아라비아와 포괄적 협력 강화
 
일부에서는 최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정상외교를 두고, 카자흐스탄이 러시아를 벗어나서 외교관계를 확장하려는 노력이 보이는 것 같다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지난달 말, 카자흐스탄의 토카예프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하여 다방면에 걸친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돌아왔다. 25일(현지시간) 텡그리뉴스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사우디를 방문중인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전날 무함다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만나 석유화학과 원자력,우주 탐사 등의 분야에서 상호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양국 기업인들이 참석한 비즈니스 포럼에서도 카자흐스탄이 우주개발과 자원, 농업 등의 부문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췄다며 엔지니어링과 철강, 식품산업 및 농업 분야에서 상호 협력이 가능한 국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카자흐스탄이 중국과 튀르키예를 잇는 카스피해 횡단 루트를 비롯한 국제 운송 네트워크에서 매우 중요한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또 카자흐스탄의 작년 국내총생산(GDP)이 독립 직후에 비해 17배 증가했다며 경제규모는 다른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크고, 특히 교역액도 중앙아시아 전체교역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고 상기시켰다.
카자흐스탄은 특히 외국인 투자 부문에서도 3천800억 달러 이상을 유치해 중앙아시아 전체 외자 유치의 70%를 차지하고 있다고 토카예프 대통령은 설명했다.
사우디 공식 방문에서 보인 토카예프 대통령의 정상외교는  한마디로 '국제사회의 불확실성 증대에도 불구하고 카자흐스탄 국익을 위한 정사의 광폭 세일즈 외교가 빛났다' 고 정리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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