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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2009. 7. 22. 14:31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by Hannah

 

 

 

 

 

"엄마. 아버지랑 통화하게 좀 바꿔 주세요"

"그럴래?"

"아부지~~ 아부지 둘째 딸이예요.

식사는 잘 하셨어요?"

"응~"

"오늘도 인덕씨랑 즐겁게 보내셨어요?"

"응~"

"바쁘다고 자주 못 가 뵈서 죄송해요."

"네~"

"아부지 좋아 하시는 포도랑 장어구이 사 가지고 뵈러 갈게요."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

 "네? 아부지. 저예요."

아!

아버지...................내 아버지...........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대뜸 그러셨다.

"별 일이다. 갑자기 엊그제부터 니 아부지 돌아가셨다는 헛소문이 나서

여기저기서 전화 오고 찾아오는 사람까지 있더구나."

"아니 그런 헛소문이 왜 났대요?

울 아부지, 덕분에 더 오래 오래 사시겠네요."

이렇게 대답은 하는데

눈물부터 쏟아졌다.

의료사고로 침대에만 누워 계신지 십 년이 넘어 섰는데도

내 아버지를 알고 있던 그 많은 사람들은

변함없이 함께 염려하고 기도해 주고 안부도 전해 주신다.

아픈 분같지 않게 늘 깔끔하고 멋지시고 정정하시다고..덕담도 잊지 않으신다.

워낙 총기가 있으시던 분이라서 답답한 병상에서도

쉬지 않고 책을 읽으시고 글을 쓰시고 성경을 읽으시던 내 아버지.

누워만 계신지 12년째 들어서는 작년부터

가끔 헛 말씀을 하신다고 엄마가 걱정하셨다.

"인덕씨. 약국 문 열 시간 안 되었어요?"

당신 사랑 표현방식이기도 할,,,엄마를 향한 호칭. '인덕씨'

우리는 엄마를 그리 부르는 아버지를 놀려 대기도 했지만

아버지는 변함없이 '인덕씨'라 부르셨다.

약국 폐업한지가 10년이나 지났는데....

아버지는 갑자기 10여 년을 훌쩍 뛰어 되돌아 가시나 보다.

여행을 좋아 하셔서 갑자기 마음이 동하면

시도 때도 없이 약국을 비우시던 아버지.

"나 서울 다녀올 건데 구두 좀 닦아줘요."

"우리 아버지 생신 아직 멀었어요?"

돌아가신지 40년도 더 되신 당신 아버지 생신을 챙기시고

당신 혼자서 서울 다녀오실 수 없게 된지가 언제인데

구두를 닦아 놓으라 하시는지,,,,

 

어쩌다 그리 하시는 날엔

눈 앞이 캄캄해진다는 우리 엄마.

당신을 가장 많이 닮았다고 제일 이뻐 하시던

둘째 딸이 찾아 뵈면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보이시는 내 아버지이신데

딸의 수다에도 가끔은 무반응을 보이시고

하품만 연신 해 대시다가 주무셔 버린다.

 

 

 

어제. 아버지와 통화를 하다가,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라고 하시는 아버지 말씀에

가슴 속에서 쨍하고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가 났다.

다른 분들이 아무리 그리 해도

내 아버지만큼은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정정하실 것만 같았는데

한번씩...이렇게 내 아버지는 다른 차원의 세상으로 잠깐씩 나들이를 하시나 보다.

 

내 아버지의 도톰한 손. 한 겨울에도 따스하기만 한 아버지의 손.

나는 언제고 그 감촉과 그 온기를 고스란히 되살려 낼 수가 있다.

그러함에도,,

아버지는 가끔 이 딸의 목소리도 잊어 버리시나 보다.

 

둘째 딸 생김새가 여러 자식들 가운데

당신을  가장 많이 닮았다는 걸

무척이나 흐뭇해 하시던 아버지.

책을 손에 집어 들면 천둥이 쳐도 모르는 것까지 닮았다고 웃으시던 아버지.

과일 중에 단감과 포도를 제일 좋아 하는 것 하며

뜨거운 걸 잘 못 먹는 나를 보면서

"어쩌면 너는 그런 것까지 아빠를 닮았느냐" 하시며 기분이 들뜨시던 아버지.

그 아버지가

당신의 딸에게

"말씀만이라도 감사합니다"라니요....

 

허방다리를 디디다 휘청하며

저 아래로 떨어져 버리듯이 정신이 아뜩해 짐을 느낀다.

 

아버지.

내 아버지.

 

 

 

 

그래도 아버지....

그래도 말이지요.

저는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저를 보시면 반가워서 함박웃음을 웃어 주시고

그 도톰하고 따스한 손으로

제 손 꽈악 붙잡아 주시면서

"아프지 말고 늘 건강해라" 염려 해 주시는 아버지가

이렇게 계셔서,,

저는 그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가끔은..

둘째 딸의 목소리 조차 분간 못 하실지라도

그렇게

"말씀만이라도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지.

 

 

<작년 봄..둘째 딸과 봄햇살을 쬐던 날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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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은 아직 친정 부모님이 살아계시지만
아버지, 어머니 .. 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나네요
하물며 병상에 계시며 온전치 못하신 아버님을 뵈며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까 짐작만으로도 .. ㅠ
사랑하는 따님을 잠깐 못알아보시더라도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오래오래
따님 곁에 머무시기를요 ....
언니는 복 많으신 분이시네요.,,여행을 유난히 좋아 하셨던 아버지,,,13년 째 저리 누워만 계시니
가슴이 저리고 아프기만 하지요,,,그래도,,울 아버지,,누구보다 자랑스럽고 사랑하는 울 아부지,,,,
제 아버지 생각이 나서 가슴만 아픕니다.
한나님은 아버지가 살아 계시니 행복하게 보입니다.
못다드린 효성 때문에 ..
이제 철이 난 딸이 되었나 봅니다.
아이구, 아카시아님,,조금 이르고 늦고의 차이이지,,,결국은 누구나 이 세상을 떠나고
남겨진 자식들은 또 자식들의 부모로 아픔이 되어 가겠지요,,,,,아부지에 대한 추억들,,,그게 쉽게 잊혀질까요?
그럼요.....이렇게라도 곁에 계심이 얼마나 행복인지요.....
계심 그 자체만으로도 ..........
많이 많이 찾아 뵈세요...
1시간에 한번을 알아보신다 하더라도...나중에 후회 없게...많이 많이....
가신 다음엔 아무 소용이 없더라구요........ㅠ.ㅠ
아, 여름사랑님, 님의 그 안타까워 하시던 모습들이 아직도 선연히 남아 있어요,
그래도 엄마가 곁에 계셔서 그리 효도 받으시니 조금은 위로가 되시겠어요,
참 이뻐요, 여름사랑님의 딸노릇하는 모습이,
T.T 한나님!!
에고, 그대는 아직 어려서,,,부모님 젊으시니 체감이 덜 되겠지만,,,,젊으실 때,,
웃음 많이 안겨 드려요, 그래야 나중에 내가 덜 아픈 거지요, 결국 효도도 자신을 위한 건지 몰라요,
이른 아침.
독수공방하다 깨어난 망망대해 마음이 착잡합니다.

각시는 엄마품에 안겨자고
아들은 친구따라 집 나가고
저는 졸지에 혼자되어 비몽사몽 아침을 맞고.

저는 아들에게 어떤 아버지로 비추일까......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그리움의 글. 엉엉~~
저런,,,섬에서 독수공방하시는 망망대해님이라,,,하하하, 당연히 처가에 가셨으니 마나님은 장모님께
양보하셔야지요,,, 이런 아픈 마음,,,또 훗날 우리 자식들에게 같은 걸 겪게 하겠지요,,,우리도 말이죠,
한나님 마음이 많이 아프셨겠네요............
그래도 세상에 계신다는 것만으로 위로를 삼으셔요.
저처럼 어릴 때 아버지를 여읜 사람은
그리고 그 아버지에 대한 좋은 기억만 있는 사람은
그저 '아버지'란 단어만 들어도 가슴이 멍할 때가 있는 걸요.
설령 얼굴을 못 알아보시더라도 한번이라도 더 찾아뵈셔요.
이 다음에 후회되시지 않도록.....
장마철 특별히 건강에 유념하셔서 여름을 건강히 보내십시오
네, 그리 마음 먹으려고 자꾸 마음을 다져보곤 합니다,,,에궁, 저는 엄마를 일찍 떠나 보냈는 걸요..
너무 어린 나이였기에,,,스냅 사진 몇 장처럼 빈약하게 남은 엄마에 대한 추억 땜에 가끔 무지 슬퍼져요,
제 마음 속엔 여덟살 짜리 꼬맹이가 여전히 서성이고 있답니다,,,,
겉으로 표현을 하시지 못해도 두툼한 따뜻한 손으로 잡으셨던 따님의 작고 얇은 손의 느낌을 아시겠지요.
그 따님의 예쁜 미소도 가슴으로는 아시겠지요.
가신 부모님 하늘 쳐다보면서 눈물 흘러내리는데, 그래도 뵈올 수 있어 행복하셨지요?
한나님의 아픈 맘과 부친 사랑하심이 전해져 옵니다.

그래도, 저를 직접 보시고서 못 알아 보신 적은 아직 없으시답니다,,,그것만도 감사 할 일이지요,
남들은 넘어질 때 '엄마야'하는데 전 '아부지'했던 아이입니다, 그럴 사정도 있었지만,
그래서 유독 아버지에 대한 정이 유난스럽네요,
아~~!

아버지,

제겐, 한나님
언제나 아부지 랍니다
울아부지.

아부지.

주말 오후
고요하게 앉아 내 아부지를 떠올려 봅니다

아,
아부지..........잘 계시는지.
그래요, 미산님,,아부지, 아부지, 울 아부지,,,미산님에게 막걸리 심부름 시키시던 아부지,,,
그 아부지 역시 하늘의 별이 되어 미산님의 젖은 가슴을 안타까이 내려다 보시곤 하셨겠지요,
아버님 오래 오래 사셔요
한나님도 건강 지키시구요
에궁, 언니, 감사해요,,,배롱나무꽃이 이제 조금씩 피기 시작해서 아직은 우중충해요,
중순쯤 아주 화사해질 거예요,, 그때..고운 미소와 함께 뵙게 되길 소망합니다,
착하신 한나님.. !!
저런 저런, 무슨 말씀,,,누군들,,연로하시고 병약하신 부모님을 향해 마음 아프지 않을 자식 있겠는지요,
"말씀만이라도 고맙습니다" 이 말씀이,,,입으로만 효도하는 자식들에게 놓는 일침처럼 저를 찔렀던 걸요,,
가슴이 짠합니다...
님의 글을 읽으니 저도 아버지 생각이납니다..
살아계실때 자주 찾아 뵈려고 하는데...
잘 안됩니다...
아버님께서 빨리 회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정말 기운 좋으실 때 자주 많이 찾아 보시고 기쁨 안겨 드리세요.
병약해 지시면 마음도 그만큼 건조해 지셔서 감동도 줄어 드시는 것 같더군요,,,,
나를 닮은 자식이 있다는건 참 흐뭇하지요.
별것도 아닌데 말이예요..
미운짓은 어쩜 지 아버지랑 똑같은지..ㅎ
가끔 그렇게 느껴져서 울 다들딸이 밉거든요..
아버님, 오래 오래 건강하옵소서.
한나님, 글을 읽으면서 가슴이 어렸습니다.
오래 오래 정정하심과 건강하심을 기도합니다.
마녀 백번째~~~

읽으면서 눈시울이 찡하네여
넘 어렷을쩍 떠나보낸 아버지가 보고파서여...

살아계셔서 곁에만 계셔도
감사한 어머니와는 또 다른 아버지
더 건강해지셨음 참 좋겠어요
저도 가슴이 아프네요

그래도 말씀이라도 그렇게 말쑥하게 하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신지요
울 아버지는 말씀도 못하시고 눈물만 흘리시다가 돌아가셨어요
이리 울리시나요, 한나님...
아............눈물이 펑펑나요.
알아요.....진정 알아요.....그 마음을........
요즘 노모님도 기억력이 쇠퇴하여지시고 계시고 있지요.
동병상련이랄까요....그러나 그게 인생의 과정이며
진실이기에 우리는 겸허히 받아드려야 합니다.
절망하시지 마세요.
우리 나이 또래라면 부모님때문에 이렇게 가슴아픈 일이 생기지요
저 또한 남동생전화로 아버지가 평소같지 않고 너무 많이 늙으셨다는 말에
가슴이 미어지는데 한나님 글로 눈물 짓고 갑니다. 아버님 좀 더 건강하게
지내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한나님의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뚝뚝 묻어납니다.

저는 석달전에 아버지를 보내드렸습니다.
얼마나 많이 슬프고
얼마나 울었던지...

한나님...
살아계실제
자주 찾아뵙고 효도하세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기를 빌건마
부모님은 못 기다려주시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