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 * 정맥/금남 금북

조은산 2012. 1. 23. 13:42

 

 

 

 

 

금남정맥  1구간


2007.09.22 (토)

산길 : 조약봉~입봉~연석산~운장산~피암목재

거리 : 14.3km (누계  14.3km) 

사람 : 산개미 장산 조은산

 


(구간거리)

조약봉분기점~1.9~입봉~1.3~보룡고개~2.5~황새목재~4.5~연석산~2.1~운장산(-0.5)~2.0~피암목재.......14.3km

Cartographic Length = 18.22km / 총소요시간: 10:10

 

 

01(모래재~피암목재).gpx

 

 

 

 

 

금남정맥 분기점의 명칭에 대해 여러 견해가 있다.

먼저 산경표를 보면, 29頁 백두대간 長安峙에서 分二歧, 87頁로 넘어와 금남호남정맥이 기재되면서 馬耳山에서 分三歧하여, 웅치로 호남정맥이 이어가고 금남정맥은 “주화산(珠華山)”으로 내려가는데, 여기서 금남정맥(錦南正脈)이 ‘錦山正脈’으로 잘못 표기되어 있다. 이어, 88頁로 넘어가서는 마이산 아래칸에 “주줄산(珠崒山)”으로 기재된 채 금남정맥이 시작된다. 주화산이냐 주줄산이냐에 대해서는, 대동여지도와 택리지 등에 주줄산으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주화산은 일단 표기상의 오류로 보고 -주화산은 없다-,


다음으로, 주줄산의 현 위치가 어디냐는 것. 즉, 현재의 3정맥 분기점인 565봉이 주줄산이냐는 것이다. “龍潭 西삽십리, 高山 東사십오리, 錦山 南사십리”의 산경표 표기로는 정확한 좌표를 찍기가 용이치가 않고, 대동여지도에 표기된 주줄산은 고산과 용담을 잇는 직선상의 중간쯤으로, 반일암 서쪽, 주자천의 북쪽에 위치한 산으로 현재의 운장산이나 장군봉쯤 되 보인다. 호남정맥을 하면서도 그랬지만 현재의 565봉은 옛 문헌에서 얘기하는 주줄산으로 보기에는, 그 위치로나 글자가 가진 뜻으로 보나 (珠崒 : 구슬 주, 산높을 줄)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조약봉(鳥躍峰)으로 보는 견해가 합당해 보인다.

현재 지형도에 565봉 아래쪽으로 조약치(鳥躍峙), 조약골이 나오므로, 새가 뛰어 넘는다는 '鳥躍'이 아담하고 나지막한 마을 뒷산인 565봉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또한 산줄기가 다하는 끝점을 보면 ‘산자분수령’과는 다소 동떨어진 부여라는 도읍으로 향한다. 금북정맥 또한 금강의 하구는 버려둔 채 반도 끝인 안흥진으로 향하고 있어, 이래저래 금강은 산경표가 제대로 물길을 가르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신산경표에서는 금북정맥과 마찬가지로 금강의 하구로 산길을 돌려, 금강정맥으로 이름을 지었다. 허나, 금남정맥이든 금강정맥이든, 이름따라 가고 안갈 산은 아니라 다리씸 되는대로 갈 일이다.


금북에 이어 동시상영으로 금남정맥에 등록을 했다. 시간형편에 따라 금강 물줄기 아래위를 번갈아가며 진행하는데, 마칠 때는 연이어 하구를 마주보는 점에서 끝내면 좋으련만, 금북과 금남은 따로 노는 산줄기라 그러하지 못함이 유감이다.


산경표상 금남정맥은

주줄산(珠崒山) 왕사봉(王師峰) 병산(屛山) 탄현(炭峴) 이치(梨峙) 대둔산(大芚山) 도솔산(兜率山) 황령(黃嶺) 개태산(開泰山) 계룡산(鷄龍山) 판치(板峙) 망월산(望月山) 부소산(扶蘇山) 조룡산(釣龍山)으로, 현대 지형도상 거리는 131.4km로 비교적 짧은 거리라 하겠다. 평소 진행하던대로 20km씩 일곱 번으로 잘라 보는데, 도중에 두세군데는 차가 넘지 못하는 고갯길이 있어 접근과 탈출거리가 조금씩 추가되기도 하겠다만 어디까지나 계획은 계획일 뿐이고 실전에 그대로 적용이 될런지는 두고볼 일이다.


이번구간은 이틀간 이어서 조약봉에서 피암목재, 그리고 피암목재에서 백령고개까지 두 구간을 계획하고 나섰는데, 예보에도 없는 많은 비가 내리는 바람에 한구간 밖에 못하고 돌아왔다. 마치 구멍이라도 난 듯이 줄줄 내리는 빗속에서 금남의 최고봉인 운장산은 그저 바라보기만 하고 내려온게 아쉽기는 하지만, 그 덕택에 운일암반일암 계곡과 용담호반을 둘러 본 과외소득도 있었으니 하루를 그냥 날리지는 않은 셈이다.





9/21(금)

추석 앞 연휴를 이용해 산개미님, 장산님과 셋이서 말을 맞춰, 속닥하게 출발을 해서 부산서 두시간 반 정도 걸려 모래재 휴게소에 이른다.


22:40 모래재 (410m)

되도록이면 찻길을 피한다는 생각으로 모래공원 맨상단부로 올라가니, 납골함 시설이 있는데 대리석 바닥에 적당한 처마도 있어 이불깔기엔 그저그만이라 여겼는데, 도무지 찬성하는 소리가 안나온다. “암만 그렇지만...” 민중의 소리를 외면할 수도 없어 도로 모래재휴게소로 내려갔다.


휴게소 옆을 둘러보니 벤치가 있는 쉼터에 칡넝쿨이 지붕을 만든, 그런대로 적당한 터가 있다. 다만 차소리가 어떨는지 모르겠다만 일단은 자리를 펴고,  머리를 눕히는 순간 한무리의 오토바이 군단이 요란스레 지나길래 자리 잘못 잡은거 아닌가 염려했지만 이후로는 조용했다. 화장실과 약수물도 있어 잠깐 묵고가기에는 괜찮은 자리다. 휴게소는 불이 꺼져있다.


 

 



9/22 (토)


05:30 기상해서 아침밥 챙겨먹고 비울거 비우고 출정준비를 하고 있노라니 휴게소 문이 열린다. 매점 앞 약수터에 아침부터 물을 길러 오는 사람들이 있다. 원래는 모래재 터널을 지나는 이 도로가 진안에서 전주로 가는 26번 국도였으나 보룡고개 (소태정고개)로 4차선이 뚫리면서 도로번호까지 가지고 갔단다. 더 예전에는 곰티재가 전주로 가는 유일한 도로였으나, 일제가 들어와서 모래재 터널을 뚫었고, 최근 다시 보룡고개가 뚫린 것이라 한다.


길 건너편에는 공원묘지가 막 완공이 되어 분양중에 있는데, 기둥에 쓰인 모래(慕來)는 아무래도 공원 측에서 임의로 만든 한자로 보이고, 모래재의 모래는 sand를 뜻하는 우리말 모래가 아닐까 싶다.



(시간표)

06:30 모래재

07:02 조약봉

07:10 금남출발

07:51 입봉

08:28 보룡고개

09:37 675.4m

10:01 황새목재

12:31 연석산

13:26 만항치

14:40 운장산 서봉

15:54 활목재

16:20 피암목재





06:30 모래재출발

모래공원 입구에서 산쪽으로 보면 11시 방향의 잘록한 고개가 조약치이고 그 왼쪽 봉우리가 조약봉이다. 공원 구내도로 따라 끝까지 올라가 납골시설 지붕위로 올랐다가 길이 없어 도로 내려왔다. 컨테이너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 비포장길로 들었는데, 끝까지 포장길따라(우측) 오르는게 좋겠다.


묵은 수레길로 변하더니 묘가 나오고 길은 없어져 도리없이 묘 뒤쪽을 뚫고 올라간다. 헐빈한 곳을 골라 5분 올라가니 정맥길을 만난다. 호남정맥이다. 우측으로 올라가니 헬기장이고, 이어 조약봉 분기점이 나온다. 모래재 휴게소에서 1.3km에 30분 걸렸다. 모래공원 구내 포장도로를 끝까지 오르면 조약치가 나오겠고 조약치에서 오르는 편이 훨씬 수월하겠다.


07:02 조약봉 (565m)

명칭에 있어 논란의 현장이 되는 듯, 정맥 분기점 기둥의 글씨는 알아볼 수도 없이 다 긁힌채 지워져 있다. 손이 닿지 않는 높은 나뭇가지에 ‘한국산줄기바로알기모임’ 명의의 조약봉에 관한 설명문이 걸려있고 정맥의 세 방향마다 무당집처럼 걸린 형형색색의 표지리본을 애써 외면하는 대신 물줄기를 하나씩 짚어본다. 섬진강은 호남정맥에 맡기고, 이제 금남정맥은 만경강과 금강을 가르며 북으로 올라가게 된다.


07:10 금남출발

분기점에서 북쪽을 향하고 서면,  2시방향이 금남호남이고, 11시 방향이 금남정맥이 된다. 조약치에서 올라 왔다면, 우측으로 급하게 꺾어내려야 된다. 뚜렷하게 열려있는 내림길을 잠시 따르면 지형도상으로는 임도와 만날 것 같은데, 임도는 보이지 않고 좁은 소로길만 올라온다.


방향이 우측으로 틀어지면서 완만하게 올랐다가 다시 내리면 입봉직전 안부다. 출발 30분쯤 되는데 앞에 우뚝하게 막아서는 봉이 입봉인가 보다. 제법 급하게 고도200을 올린다. 왼쪽 아래로 26번 국도가 보일즈음 올라선 봉우리는 전위봉이고, 동쪽으로 이어지며 다시 올라서면 입봉이다.


07:51 입봉 (笠峰 637.4 △진안309)

그냥 쉽게 삿갓봉이라면 될걸, 굳이 유식한 티를 내 어려운 한자를 썼다. 제법 조망이 나올만한 봉우린데 둘레를 애워싼 나무가 시야를 가린다. 마침 해는 구름속이라 헬기장 한가운데 자리깔고 앉는다. 입봉 헬기장에 올라서면서 주의해야 되겠다. 정맥은 입구에서 바로 왼쪽으로 꺾이게 되는데, 아무생각없이 헬기장을 가로질러 직진한 발길도 제법 보인다.


08:28 보룡고개 (420m)

입봉에서 제법 급하게 떨어지나 순한 길이다. 한참을 떨어지다 우측으로 철조망이 나오고 차소리가 슬슬 들리더니 보룡고개로 내려간다. 26번국도 4차선 아스팔트로 거의 고속도로 수준이다. 완주군과 진안군의 경계로 진안군에서는 ‘소태정고개’로 부른다만 지형도에는 보룡고개로 적혀있다. 무단횡단 하지 않는 지하통로는 우측 진안쪽으로 30m 거리에 있다는데, 발길은 왼쪽 휴게소로 향한다.


휴게소

식당과 매점이 있어 아침식사도 가능하겠다. 일단은 아이스크림 하나씩 물고, 물이 모자라는 사람은 물도 보충한다. 다시 고개로 복귀하면서 적당한 순간을 포착해, 중앙분리대를 타넘었다. 우측에서 비스듬히 올라가는 시멘트길을 따라오르면 길은 우측으로 휘어지면서 왼쪽 산으로 붙는 길이 있다.


조약봉 출발부터 계속 이어지는 표지기가 있는데, 일반 리본 반토막 크기의 노랑색바탕에 검정매직으로 A1부터 시작되더니 30m 정도의 간격으로 꾸준히 이어진다. 피암목재 내려서기전 B460을 본거 같은데, 어디까지 이어질지, 또 누가 무슨용도로 달았는지 궁금하다.


09:20  709m (3면봉)

버섯재배지 왼쪽으로 오름길이 시작되며 등판이 후줄근해 질 무렵, 30분 걸려 능선분기점에 올라선다. 왼쪽이 완주군 소양면에서 동상면으로 바뀌는 삼면봉이 된다. 우측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은 키 높이 산죽길이다. 마치 지리산의 높고 깊은 능선길 분위기가 난다.

 

 

09:37 675.4m (△진안433)

이어지는 능선길 왼쪽은 거의 절벽을 이룬다. 일반적인 동고서저가 아닌 서고동저다. 모래재도 그랬다. 동쪽에서 올 때는 고갯길인지 느끼지도 못할 평지길이었는데, 서쪽 완주로 가는길은 굽이굽이 돌며 급한 경사로 내려간다. 이 지형은 나중에 들은, 용담호의 물을 서쪽 전주로 흘려보내 지형의 고저차에 따른 낙차를 이용한 수력발전소에 그대로 응용이 된다. 삼각점을 지나 다시 산죽밭을 뚫고 나가면 급하게 떨어진다.


10:01 황새목재 (505m)

황새의 목만큼이나 길게 내려왔고, 다시 내려온 만큼 올라가야 된다. 우측 비탈로는 스프링쿨라 시설을 갖춘 과수원인데, 아직은 묘목수준이다. 과수원 개간 상단부에 앉아 배하나 깎아먹으며 하늘을 보니 꾸무리 하던 날씨가 오히려 맑아지는 듯하다.


10:39  612m

15분정도 다시 떨어진 만큼 올라서니 북으로 연석산 운장산 능선이 보인다. 지도상으로는 우측 궁항리에서 올라온 임도가 마루금까지 이어져 있는데 축대 흔적도 있는걸 보니 한때는 임도역할을 했는지 모르겠으나 지금은 온통 나무와 풀들로 뒤덮혀 흔적만 남아 있을뿐이다. 내림길에 멀리 조망이 터지면서 연석산 운장산 능선이 시원하게 드러난다.

 


 


 

(연석산~ 운장산)

 


11:49  664m 조망바위

곧장 북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랐다. 우측 궁항리로 내려서는 안부를 지나서는 줄곧 오름길인데 거의 한시간 만에 암릉에 올라서면서 조망이 터진다. 뒤편으로 예까지 올라온 능선과 우측 뒤로 궁항저수지와 궁항리가, 또한 앞쪽으로는 운장산이 웅장하게 버티고 있다. 우측으로 터진 노송이 있는 전망대에서는 점심을 먹고 갈만한 풍광이 나온다만, 세명이 앉을 만한 자리가 없다.


12:31 연석산 (硯石山 917m)

자꾸만 뒤로 물러나던 연석산도 꾸준한 발길에는 더 이상 도망을 못간다. 연동마을에서 올라온 길과 합류하고, 이어 정상에 올라선다. 스텐기둥의 정상표지판이 있다.[연석산 917m / 금남정맥]  북서쪽 사봉재쪽으로 난 뚜렷한 길로 몇몇 등산객이 간다. 완주쪽에서 운장산 오르는 일반 등산로이다.


우측으로 만항치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운장산으로 장쾌하게 이어지는 산줄기가 다 드러난다. 특히 운장산 정상부 직전 아랫부분에서 급하게 치솟아 오르는 능선은 기가 꺾일 만치 급격히 솟아오른다. 가히 금남 최고봉답게 그 위용을 뽐낸다. 오늘구간 운장산을 넘으면 이제 900이 되는 봉우리도 없이 대둔산과 계룡산이 800대일 뿐이다.


불과 한시간 후에 비가 쏟아진 날씨지만 아직은 쨍쨍하다. 그 쨍쨍함에 밥 먹을 자리도 못잡고 만항치쪽으로 내려서다가 만항치 직전에 겨우 공터를 찾아 점심상을 펼친다. (12:48~13:24)


13:26 만항치 (765m 늦은목)

밥 먹은 자리에서 잠깐 내려서니 만항치다. 우측 궁항리로 내려가는 길이 뚜렷하다. 만항치를 지나는 내 배가 만땅이라 발걸음이 무겁기 한량없다. 무거운 배를 안다시피한 무거운 발걸음으로 20여분, ×854봉을 지나면서 비를 만난다.


빗줄기가 잠깐 스쳐지나갈 폼이 아니라, 급하게 무장들을 한다. 배낭커버는 물론 발목 스패츠를 두르고, 카메라 등은 비닐봉지로 싼다. 정상 직전에서는 왼쪽 사면으로 휘돌면서 급격한 비탈길로 오르며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14:40 운장산 서봉 (1,122m)

비가 줄줄 내리는 가운데 서봉에 올라섰다. 동쪽 건너편에 있는 운장산은 구름 속에 모습을 감췄다. 소나기 수준으로 내리는 비에 카메라도 못꺼내고 있는데 발 아래쪽에서 사람소리가 들린다. 올라섰던 쪽으로 내려가니 오버행을 이루는 거대한 바위아래 서너사람 비를 피하고 있다.


정상부에 이런 바위는 처음 본다. 돌출한 처마가 제법 깊어 웬만한 비는 피할 수가 있겠다. 아래쪽에 비슷한 형태의 바위가 또 있는데 그쪽에도 두세사람 앉아있다. 바위 처마로 떨어지는 낙숫물을 바라보며 앉아 있노라니 으시시 한기가 돈다.


운장산 (雲長山 1,125.9m)

운장산에 꼭 들러보려 했다만 비 때문에 접었다. 운장산 정상은 서봉에서 약 500m 되는데, 동쪽으로 이어지는 구봉산은 일반 산행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고, 피암목재에서 올라 운장산정상에서 구봉산으로 잇고 용담호로 떨어지는 코스는 8시간 정도 걸린단다. 언제 시간 만들어 꼭 한번 와보고 싶은 곳이다.


운장산에서 북동쪽은 복주산, 구봉산을 거쳐 용담호로 내려가고, 남동쪽으로는 옥녀봉 능선이 갈라진다. 활목재로 내려서면서 우측은 부귀면에서 주천면으로 행정구역이 바뀐다. 40여분 앉았다가 잠시 비가 멎는듯도 하여 활목재로 내려간다.


15:22 운장산 갈림길

[내처사동 피암목재 / 운장산 구봉산] 이정표에서 피암목재쪽으로 내려서면 급한 경사길로 떨어진다. 질퍽한 부분도 있어 꽤나 조심스럽다. 산죽지대가 끝이 나면서 우측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15:54 활목재 (862m)

우측 아랫길은 독자동 하산길이고, 정맥은 왼쪽 능선으로 올라서야 된다. 이후로 경사는 완만하고 길은 순하게 이어지는데 마지막 피암목재 직전에서 무심코 뚜렷한 길을 따르다가 정맥길을 놓친다. 정맥 마루금은 직진으로 한능선 건너 다음능선이 된다.


16:15 폐건물

조은길 따라 계속 내려오다보니 아래로 폐건물이 한 채 있는데, 우리같은 사람들 하루 묵기에 안성맞춤이다. “다음구간에는 저기서 자자...” 이심전심이라, 우리끼리 아예 예약을 한다. 건물 앞마당으로 내려오니 피암목재로 내려가는 시멘트길이고 시멘트길이 주차장과 만나는 지점에 올바로 내려온 정맥길을 알리는 리본이 팔랑거린다.


16:20 피암목재 (553m)

해발이 꽤나 높은 고갯마루에 의아할 정도로 넓은 광장같은 주차장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다. 컨테이너를 개조한 매점에 들어 커피 한잔씩 시켰다. 미리 알아온 주천쪽 아래에 있는 화이트모텔(063-432-1136)로 전화하니 명절이라 휴업이란다. 들은 얘기로는 전화를 하면 주인장이 차를 갖고 올라온다 했는데... 쥔장의 차를 이용해 우리차도 회수한다는 몽실한 꿈을 꾸었으니...


도리없이 주천택시를 불렀다. (011-655-1577)

피암목재에서 모래재까지는 서쪽 완주로 돌아가는게 훨씬 빠르다. 그런데 주천택시를 부르니 군경계를 넘는 순간 할증료 13,000원이 추가된다. 불행히도 완주 동상면에는 택시가 없다. 결론적으로 주천택시로는 짧은 완주로 가나, 먼 진안쪽으로 가나 요금은 비슷하다는 얘기다. (모래재까지 44,000원)


비싼 요금을 문 대신 올해 환갑이라시는 기사님의 영양가 있는 지역정보를 접했다. 운일암반일암 계곡과 용담호에 관한 이야긴데, 지난번 금북길 금왕공단에서 마루금 오른쪽 물이, 왼쪽 다른 수계로 넘어가는 현상을 보고 ‘마루금이 샌다’ 라고 했는데, 용담호 역시 마찬가지다. 금강 수계인 용담호의 물이 도수터널을 통해 만경강 수계인 전주로 흘러가는 것이다.



▶ 운일암·반일암

기암절벽에 옥수청산(玉水靑山). 천지산수가 신묘한 어우러짐으로 절경을 빚어낸 곳이 바로 운일암 반일암이다. 진안읍에서 북쪽으로 정천을 거쳐 24㎞를 달리면 주천면에 이르고 운장산 쪽 주자천계곡 상류를 2㎞쯤 더 올라가면 운일암 반일암의 장관이 시작된다. 운장산 동북쪽 명덕봉(845.5m)과 명도봉(863m)사이의 약 5㎞에 이르는 주자천 계곡을 운일암 반일암이라 하는데 70여년 전만해도 깎아지른 절벽에 길이 없어 하늘과 돌 그리고 나무만 있을 뿐, 오가는 것은 구름밖에 없다하여 운일암(雲日岩)이라 하고, 하루중에 햇빛을 반나절 밖에 볼 수 없다하여 반일암(半日岩)이라 불리워졌다 한다.


연간 10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드는, 마이산과 더불어 진안의 2대 관광명소로 알려져 있고, 대동여지도에도 반일암과 주자천이 기재되어 있을만큼 유서 깊은 곳이다. 처음에는 운일암과 반일암을 둘로 생각했는데, 따로 있는 바위가 아니라 계곡 이름이 '운일암반일암' 이란다.



▶ 용담호 (龍潭湖)

금강중하류 지역의 홍수조절과, 전주, 군산, 익산 등 전북전역의 생활용수로 공급하기 위해 건설된 용담댐. 총저수량 8억 1500만t, 수몰 면적은 950만평으로, 총 6개면, 68개 마을이 수몰되었다. 용담댐은 1990년 착공해 1997년 12월에 너비 3.2m, 길이 21.9㎞의 도수(導水) 터널을 완공한 뒤, 2001년 10월 13일 완성되었다. 저수량으로 볼 때 소양강댐·충주댐·대청댐·안동댐에 이어 국내 5번째 규모이며, 도수 터널 끝에 수위차의 낙차를 이용한 수력발전소에서는 연간 1억 9800만㎾의 전력을 생산한다.


역시, 우리같은 마루금파의 관심사항은 산자분수령이 구분 지어놓은 물줄기가 인위적으로 마루금을 넘나든다는 사실이다. 장장 21.9km의 도수터널이 정맥 산줄기를 뚫고 지나간다. 그렇다면 만경강의 발원지는 금강의 발원지와 동일한 뜬봉샘이 되는건가...?  하기사 요즘 돌아가는 정국을 보면 까딱하면(?)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가 어디로 바뀔지도 모를 운명이구만...


아직도 일기예보는 “곳에 따라 비, 확률은 30%”로 나온다. 믿을 수도 안 믿을 수도 없는 정보지만 이왕 이틀을 계획하고 나왔으니 그냥 철수하기에는 너무 섭섭해, 기사님의 추천으로 운일암계곡에 민박집을 찾았는데, 이 양반들이 한 여름철의 짭짤한 추억을 못 잊었는지 5만원을 우습게 부른다.


맑은 날이면 당연지사 텐트를 쳤겠지만, 계속내리는 비에 신발은 말려야겠고 도리없이 4만원에 합의보고 방을 잡았다(운일암 민박식당). 주인아줌마께 얘기해 내일 점심까지 두끼분의 도시락을 추가로 확보해 놓고, 방 한쪽 구석에 신발 세 짝 나란히 놓고 선풍기를 밤새 돌렸다. 모든 관심사가 창밖으로 쏠린 채 잠이 들었다가 새벽 1시경 눈을 떴을 때는 “별 총총, 달 반짝” 이었다.





9/23 (일)


04:00 알람에 눈을 떴을 때는 다시 “빗물만 주룩주룩~” 이라.

다들 눈치가  “비가 오든 말든 산으로~” 갈 무데뽀 군번은 아닌듯하다. 일단 한숨 더 자보지만 기상은 변함이 없다. 도시락 뚜껑 열어 아침먹고 “집으로~”를 외친다. 비내리는 운일암반일암 계곡을 두 눈에 담으며 빠져나오는데 멋진 팔각정이 보인다.


팔각정(도덕정)

운일암 반일암에서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주변에 용쏘바위,쪽두리바위등 집채만한 기암괴석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사이 사이를 용트림 하듯이 굽이쳐 흐르는 냉천수는 곳곳에 크고 작은 폭포와 소를 만들어, 주변의 깎아지른 절벽과 신비롭게 어우러져 그야말로 자연의 극치요 절경이다.

 

 

 

 



 

도덕정

 

 


 

용담호 일주도로 드라이브코스로 차를 몰았다. 용담호는 가히 바다라 할 만큼 넓게 보인다. 용담대교를 향해 가던 중 우측 봉우리위에 정자가 있어 괜히 바쁜 척 할 일도 없는지라 차를 몰고 올랐다.


팔각정 (태고정)

용담호 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은 ‘정천 망향의 동산’. 팔각정에 오르면 용담호를 둘러싼 산자락을 황금색으로 물들인 낙엽송 군락이 거울처럼 맑은 호수에 반영을 드리운 채 끊임없이 펼쳐진다. 이곳의 낙엽은 호수에서 피어오르는 안개 때문에 서리를 직접 맞지 않아 늦가을에도 단풍잎이 유난히 곱다


태고정은 수몰지역에서 이곳으로 이전 복원했는데 정자 안쪽에는 우암 송시열의 친필액자가 걸려있고 팔각정 옆에는 역시 옮겨온 고인돌들이 있다. 3층으로된 전망대에 오르면 좌우 양쪽으로 용담호 푸른물이 펼쳐지며, 1층에는 벽으로 막혀있어, 우리같은 사람들 하루 유하기엔 그저그만이더라.





 
(망향의 동산)


 

 

 

 
(용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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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모래재~피암목재).g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