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 * 정맥/금남 금북

조은산 2012. 1. 23. 15:51

 

 

 

 

 

 

금북정맥  14구간


2008.2.16 (토)

산길 : 차동고개~금자봉~문박산~학당고개

거리 : 23.1km (누계 293.3km)

사람 : 산개미 장산 제이제이 조은산

 

(구간거리)

차동고개~4.2~장학산~1.6~천봉(-0.8)~3.2~국사봉~5.6~금자봉~5.5~문박산~3.0~학당고개....23.1km

Cartographic Length = 25.0km / 총소요시간: 08:00

 


 

14(차동~학당).gpx

 

 

 

 

 



차서방이 몸져누운 어머님을 보살피다 산신령으로부터 산삼을 얻었다는 차동고개부터 청양읍 학당리까지 한구간을 끊고, 다음날 물편고개까지 이어 두 구간을 작정했는데 둘쨋날은 스무재에서 마감을 했다. 다음 차와의 적절한 안분과 먼 귀갓길을 고려했음이다.


차동고개에서 장학산까지는 예산과 공주의 경계를 따르고, 장학산을 지나면서 청양군을 만난다. 국사봉을 지나면서 공주와 이별하고, 청양군 운곡면으로 들었다가 날머리 학당리는 청양읍이 된다. 콩밭매는 아낙이 사는 칠갑산(560m)은 국사봉을 지나 공주와 청양의 군계능선으로 갈라진다. 15km 가량 되는 거리라 정맥과 연계하기엔 너무 멀다.


지난구간 봉수산에서 오늘 장학산까지 잠깐 접한 예산군은 (수덕산에서 다시 만난다) 윤봉길 의사를 낳은 충절의 고장이고, 추사 김정희를 배출한 묵향(墨鄕)의 고장이다. 또,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형제지간에 자기볏단을 밤새 서로에게 날랐다는 “의좋은 형제” 이야기를 만들어 낸 ‘의좋은 형제의 고장’이기도 하다.


지난주 지리산 개울가에서 버들강아지를 봤던지라, 혹시나 여기에도 봄이 오나 싶어 낙엽을 들추고, 기왕 욕심 낸김에 복수초라도 만날까 싶어 두리번거려 보지만 보이는건 누런색뿐, 푸른계열이라고는 소나무잎 뿐이다. 바스라지며 밟히고 건드리면 톡톡 부러지는 가지다.








02/15 (금)

20:00 서면 출발

23:40 광덕리 고향민박



광덕사 계곡 맨 위쪽에 있는 갈재산장에 예약을 넣었으나, 비수기인지라 주인이 상주를 않는다며 아래쪽 고향민박을 소개해 준다. 광덕사 마을에 수퍼를 겸한 민박집인데 역시나 손님은 우리뿐이었다. 아침식사로 주인아줌마가 권하는 고향특산 두부찌개를 받았는데 허연두부에 고추만 썰어넣은 고추찌갠지 두부찌갠지 아리송한 허멀거래한 국물이 맵기만 했다.


여장을 꾸리고 갈재로 접근을 시도하는데, 혹시나 싶었던 우려가 현실이 되었다. 갈재산장 위쪽, 포장이 끝나는 지점에서부터 눈이 바닥에 그대로 얼어붙어 있다. 헛바쿠 몇 번 돌리다가 체인을 감고 다시 시도해 보지만 체인장착이 어설펐든지 실패하고 만다. 후레쉬 불빛에 곱은 손으로 체인을 다시 걸기도 쉬운일이 아니라 아예 멀리 돌아 남쪽에서 오르기로 하고 돌아 내려갔다.


광덕면으로 후퇴하고, 각흘고개 넘어 갈재 남쪽 문금리에서 오르니 남쪽사면이라 눈이 거의 없다. 불과 몇백미터를 못쳐올리고 20여 키로를 돌아왔다. 장산님을 널짜주고, 셋이서 차동고개로 간다. 땡빚을 내서라도 사륜구동을 장만해야것다.


눈길에서 버벅거리다 보니 들머리 출발시각이 평소보다 많이 밀린 셈이다만 오늘 귀가할 일이 없으므로 전혀 문제될건 없다. 오히려 일찍 마쳤을 때가 더 난감해 진다. 벌건 대낮에 여관방 찾아 들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따로 볼 일이 있는것도 아니다.


모처럼 이런곳에 왔을 때 근동에 유하시는 지인들께 문안인사라도 드리는게 도리이나, 중늘그이들 끼리 만나면 사이다 한병 놓고 얘기가 되겠는가. 자연스레 술잔이 따라오고 연이어 다음날 산행이 틀어지게 되므로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산행은 어디서든 “그만~”이 쉽게 되지만, 주행(酒行)이 그리 쉽게 되나. 입 싹닦고 여관방으로 갈 밖에...







02/16 (토)


(시간표)

08:05 차동고개

09:25 장학산

11:18 국사봉

12:32 △424.4m

13:34 금자봉

14:30 효제골 도로

15:05 문박산

16:05 학당고개







차동고개 

충남 예산군 신양면(新陽面)과 공주시 유구읍(維鳩邑) 경계에 있는 고개. 높이 240m. 예산 남동쪽 11km, 공주 북서쪽 22km 지점으로 대동여지도, 동국여지승람에는 차유령(車瑜岺)으로 기록되어 있고 현지에서는 차동고개라 부른다. 차령산맥을 넘는 고개로 양장로(羊腸路 : 구븨진 길)를 이루며, 남금강(南錦江)의 지류인 유구천(維鳩川)과 북서류하는 무한천(無限川)이 이곳에서 발원하며, 두 하천의 분수령이 된다.

 

 


08:05 차동고개

넓은 주차장에는 찬바람만 몰아친다. 첫 손님을 기대하는 휴게소 아줌마가 잠깐 얼굴을 내밀더니 이내 들어가 버린다. 행색을 보고 단박에 알아차리는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번 내려섰던 고갯마루에서 출발을 끊어야 하나 휴게소 뒷마당을 통해 오르는 쉬운길을 택했다.


컹컹거리는 견공을 외면하고 산길로 오르면서 속세와 멀어진다. 바스락거리는 낙엽과 앙상한 가지 사이로 산꾼들이 밟은 흔적만 보일뿐 속세의 모든 조형물은 사정거리 밖으로 물러났다. 오늘 구간 종일 이랬다. 끝마칠 즈음인 금자봉에서 내려서고 위라리 밭둑에 이르기까지 산길에서 인공물은 거의 못봤다.

 

 


08:37  361.3m (△예산454)

5만 지형도에는 아무표시 없이 2만5천에 나오는 삼각점이다. 까맣게 퇴색한 기판이 30년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79.8재설). 산중의 세월을 속세의 그것과 비교할 수는 없는 일이다. 수도자의 눈에는 해가 뜨고 지는게 한눈에 보인다 하지 않던가. 수십년 수백년을 한자리에서 미동도 않는 자연속에서 한낱 인간만이 촌각을 다투고 있다.

 

 


 




 



묘터에서 비로소 조망이 트인다. 돌아가신 분을 위한 배려를 산객도 함께 누리고자 배낭을 내리고 숨을 고른다. 쌀쌀한 날씨지만 한차례 오름에 벌써 웃옷을 벗어낸다. 내려선 안부에는 성황당이 있었던 흔적과 그에 어울리는 당산나무가 있는 고갯길이다. 좌우로 예산과 공주로 시(군)를 달리하지만 마을이름은 양쪽 다 ‘고재’라는 이름을 쓰고 있다.


 

 

09:25 장학산 (長鶴山 381m)

한번씩 마루금을 넘는 바람에 볼이 딱딱해 졌다. 송림 숲으로 이어지는 다른 특징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산길에서 지도상 장학산을 찾아낸다. 애써 찾을 일없는 봉우리라 다들 외면했는지 길을 따르다보면 우측으로 스쳐지나가게 된다.


09:38 너른 안부

이름도 유별난 ‘가래미리’로 넘어가는 펑퍼짐한 안부 고갯길에 이른다. 공주 예산 청양의 3개군이 갈라지는 지점이다. 마루금 우측비탈의 주소가 청양군으로 바뀐다. 앙상한 나무이긴 하지만 그래도 숲속이라 잔설이 남아있다. 20분 후 봉우리를 서너개 지난다음 직진하는 능선은 천봉(416.7m)으로 가는 능선이고 정맥은 우측으로 떨어진다. 정맥길이 너무 뚜렷해 잘못 드는게 오히려 이상할 지경이다.

 

 


10:04 야광고개

고갯길 안부가 수시로 나온다. 그도 그럴것이 높지 않는 산줄기이고 인근에 도로가 없으니 산너머 마을로의 왕래가 수월한 탓일게다. 야광이라 밤에 빛이 나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그리 멀지않은 시절에 우마차 정도는 넘나든 듯 한 고갯길이다. 바닥에 흩어진 성황단의 잔해들이 저마다의 사연들을 말해주는 듯 하다.


고갯길마다 잠깐씩 내려앉을 뿐 능선길은 순하디 순하다. 그렇게 순한 봉우리마저 왼쪽, 오른쪽 사면길로 질러가니 발걸음 더 편해진다. 다시 다음 고개를 향해 내려앉을 무렵 건너편에 우뚝 선 국사봉이 고약해 뵌다. 뾰족 솟은 국사봉 위로 햇살이 쏟아진다.


10:59 안부

우측 사점미 마을에서 올라온 임도가 끝나는 지점이다. 너른 공터에 눈이 소복하다. 이 지역 지도에 여럿 보이는 광산들은 활석광산과 석산개발 공사장들인데, 유독시리 이 일대에 모여 있다. 차동고개부터 장학산과 관불산, 야광고개 국사봉 금자봉에 이르는 금북정맥 마루금 좌우로 3~4곳 되는데, 지금은 활석채취가 중단된 채 지하 수백m 까지 뚫고 들어간 광산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몇해 전까지 채굴이 이루어진 곳으로, 관불산의 활석 매장량은 엄청난 것으로 알려져 있단다.

 

 

야트막한 봉우리 하나 넘고, 보기보다 그리 가파르지 않는 오르막에 하얀 차돌로 석축을 쌓은 헬기장에 올라선다. 프로펠라 모양으로 보도블럭을 놓은 꽤 넓은 헬기장이다. 내쳐 오르면 오늘 구간 가장 높은 국사봉이다.

 

 

 


 

11:18 국사봉 (國師峰 489m △예산319)

정상부만 흙이 닳아 뺀질거릴 뿐 조망은 없다. 이런 장면에서는 한쪽이라도 틔워 가슴 시원한 선물이라도 주면 좋을 듯 하다만, 정맥꾼이 아니면 찾지도 않을 봉우리라 당국으로부터는 외면당하는 모양이다. 연이은 봉우리에는 쇠파이프 기둥에 스텐으로 만든 거대한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아랫마을 신풍면에서 쳐다보면 쉽게 눈에 띌 크기다.

 

 

상갑패 마을로 내려가는 안부를 지나 두 번째 헬기장에 오른다. 여기서 왼쪽(남)으로 뻗는 능선이 공주와 청양의 시계이면서 칠갑산으로 가는 산줄기다. 산경표와 대동여지도에 나오는 족보있는 칠갑산(七甲山)은 충남도립공원 보다도 “콩밭매는 아낙네”로 더 알려져 있다. 수십분 거리라면 당연히 들러봄직 하다만 여기서 도상거리로 15km가 된다. 또한 이 지점부터 공주와는 이별을 하고 온전히 청양 땅으로 들게 되는데 청양군 대치면의 면 이름은, 여기서 남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칠갑산 직전에 만든 고갯길이 바로 ‘대치(한티)’이다.


산경표를 보면 (82頁) 사자산에서 分2歧된 다른 산줄기가 大峴을 넘어 七甲山(83頁)으로 이어지는데, 현 지형도와 맞추면 이 헬기장이 산경표와 대동여지도의 사자산(獅子山)이 아닌가 싶다.

 

 

 

 

 

 

칠갑산 분기봉을 지나고 갑자기 길이 어수선해 진다. 수렛길 마냥 널찍하던 정맥길은 온데간데없고 잡목덤불이 마구잡이로 달려든다. 달갑지 않은 방해꾼을 피해 요리조리 빠져 나가는데 그나마 그 바쁜 와중에 왼쪽 대치면 마을이 넓게 나타나 간만에 나오는 조망이 짜증을 달래준다.

 

 


12:32  △424.4m

시커먼 숯으로 변한 소나무가 나딩구는 산불지대를 지나고, 기반은 땅속에 묻힌 채 머리만 내민 삼각점은 424.4봉 이다. 이 일대 꽤 오래된 적송군락을 자주 접했는데 본래의 모습은 찾을 길 없이 앙상하게 고사된 모습에 안타까움이 인다.


바람을 피해 동쪽 사면으로 내려앉아 점심상을 폈다. 마루금을 타면서 ‘먹는 즐거움’은 버린지 오래라 최소한의 기본양식 뿐이다. 식당에서 준비한 보온병의 따신 물을 도시락에 붓고 김치 한통이면 족하다. 자연적으로 시간도 20분을 넘기지 않는다. (12:40~13:00)


13:12 위라리고개

큰 당산나무가 양편에 한그루씩 서있는 고갯길이다. 마루금이 면계에서 벗어나 운곡면 위라리로 들어간다. 랜덤지도에 표기된 위나리는 위라리의 오기다.

 


 

 

 

 


13:34 금자봉 (金子峰 370m)

잠시 북서로 향하다가 남서로 바뀌고, 사면으로 질러가는 우측에 봉우리가 있다. 발자국 흔적이 거의 없지만 올라서보니 서쪽으로 산줄기가 갈라진다. 올라선 이 봉은 ×370봉이고 삼각점은 서쪽 다음봉인 △325봉이 있다. 삼각점이 있는 곳이 정상이랄 수도 없고, 지도상 표기지명이 있는 곳의 가장 높은곳을 금자봉으로 보면 되겠다.


금자봉을 내려서면서 속세와 가까워진다. 학당리의 넓은 들판이 바로 아래이고 비닐하우스도 지척이다. 흑염소가 각각 한 마리씩 묶여있는 두 염소우리 사이로 마루금은 이어진다. 어미염소는 무한천으로, 아기염소는 금강으로 가는 분수령 양쪽에 묶여있다. 기구한 운명(?)이다.


14:10 마을길

지도에 96번호가 적힌 도로다. 아침에 차동고개 출발 후 처음으로 딱딱한 포장길을 밟는다. 왼쪽 분골마을쪽으로 가시가 삐쭉삐쭉 난 큰 나무 하나가 눈길을 끈다. 다시 비탈을 오르면 밭이다. 압실마을 이후 멀어졌던 마을에 다시 내려온 셈이다.


분골에서 마을로 내려 온 금북정맥 마루금은, 청양읍을 지나게 되고, 다음구간 백월산, 오서산에서 잠시 하늘로 솟았다가 이내 내려앉아 홍성읍을 지나는 동안은 거의 산인지 들인지 구분이 되지않을 만큼(非山非野) 땅바닥에 붙어 지나게 된다. 


분골마을의 논바닥에 하얀 얼음이 깔렸다. 어릴적 콧물 찔찔 흘리던 시절에 동네 형아들이 만들어 준 스케이트로 놀던 그런 논이다. 어른 다리통만한 제법 굵은 버드나무를 사정없이 톱으로 베어 눕히고 여러토막 낸 다음, 한가운데를 칼로 가르면 정확하게 둘로 쪼개진다. 굵은 철사줄을 불에 달궈 앞뒤로 끼우고 스케이트 날을 대신했는데, 부엌칼을 훔쳐(?)내 철사 대신 꽂아 쓴 간 큰 형아도 있었다.


14:30 645번 도로

드디어는 2차선 아스팔트를 건너간다. 효제골이다. 산길에서는 산꾼에게 방해를 주는 물건들을 보고 우리가 뭐라했지만, 여기서는 무단횡단 하는 우리를 보고 차들이 빵빵거린다. 장소에 따라 주객이 전도가 되는꼴이다.

 

 


 

(금자봉)
 
 
 
 

 

 

 

 
 

 

15:05 문박산 (文博山 337.8m  △청양302)

언덕에서 돌아보니 건너편 산줄기가 다 보인다. 정작 그 속에서는 보이지 않던 금자봉이 이제 본 모습을 보여준다. 뒤에 솟은 봉은 아마도 국사봉일게다. 송전철탑을 지나 방향이 남으로 휘돌면서 버려진 초록색 산불초소가 나오더니 이어서 문박산 정상부다. 가시덤불 소복한데 삼각점만 박혔다.


문박산을 내려서면서 우측 들판너머 피라미드형태로 솟은 오서산이 보인다. 곧장 남으로 백월산까지 갔다가 다시 북으로 돌려 오서산으로 향하는 마루금이다. 앞쪽으로 넓게 시야가 트이며 이어지는 임도가 보인다. 마루금을 이루며 곧게 뻗는 산판도로와 볼썽사나운 송전탑들, 그리고 먼 하늘금을 이루는 산줄기가 넓게 펼쳐지는데 어느 봉우리가 백월산인지 아직은 짐작이 안된다.

 

 


16:05 학당리

임도로 내려서고 휫파람 불어대며 임도따라 20여분, 시멘트 포장된 마을길을 건너 낮은 둔덕 하나 넘으니 학당고개의 모텔이 보인다. 밭을 지나는 동안 신발에는 붉은 흙덩어리가 한웅큼씩 달라붙는다. 굳이 마루금 고집할 형편이 못돼 우측으로 돌아내리니 학당고개 GS주유소 앞으로 떨어진다. 먼저 온 장산님이 손을 흔들고 있다.


다소 늦은 출발 치고는 적당한 시각에 마쳤다. 내일 들머리를 대충 짚어보고 청양시내로 들어간다. 따로 할 일도 없는지라 눈에 띄는 여관으로 들었다(리젠드모텔). 35,000원에 넷이서 들어가니 목욕비를 고려하면 거저인 셈이다. 청양시장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아침 일찍 문을 여는 식당을 물으니 기꺼이 아침까지 해 주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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