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 * 정맥/금남 금북

조은산 2012. 1. 23. 15:56

 

 

 

금북정맥  19구간


2008.05.10 (토)

산길 : 무르티~양대산~성왕산~금강산~수량재

거리 : 22.9km (누계 397.3km)

사람 : 장산 제이제이 조은산



 



(구간거리)

무르티고개~2.0~은봉산~2.1~나분들고개~0.3~양대산~3.7~모과울고개~3.4~성왕산~6.4~솔개재~3.2~금강산~1.1~장군산~0.7~수량재.........22.9km

Cartographic Length = 25.36km / 총소요시간: 08:10

 

 

19(무로치~수량재).gpx

 

 

 


[山經表]...가야산(伽倻山) 성국산(聖國山) 팔봉산(八峰山) 백화산(白華山) 지령산(知靈山) 안흥진(安興鎭)

 

 

 

 

 

오늘구간의 성왕산(聖王山)은, 산경표에는 聖國山, 대동여지도에는 聖旺山으로 나온다. 이 또한 인왕산처럼 ‘일본왕’이라서 ‘임금왕’으로 고쳐 진건지는 알 수 없다만, 대동여지도는 일본넘들 이전의 지도다. 내일구간의 팔봉산은 정맥에서 3km 정도 벗어나 있으나 산경표에는 이를 포함했고, 백화산은 옛 이름 그대로다.


상서로운 산, 서산(瑞山)이다. 서산시에서 소개하는 산은 가야산, 팔봉산, 도비산을 꼽고 특히 서산시청 뒷봉인 옥녀봉은 명당길지로 이곳에 묘를 쓰면 당사자에게는 길하지만 다른사람들에게는 액운이 미치므로 아무도 묘를 쓰지 못하도록 서로 감시를 했단다. 한 때 서산전역에 전염병이 돌아 원인을 찾던중 옥녀봉에 누군가 묘를 쓴 것을 확인하고 이를 이장했더니 다시 평화를 찾았다는 얘기도 전한다.


종일 서산에서 논다. 무르티는 운산면이고 은봉산에서 양대산까지 당진군의 경계를 잠시 접하고는 마칠 때까지 서산 관내인데, 서산을 동에서 서로 가로지른다. 구간 최고봉이 금강산(316.1m)일 만큼 높지도 가파르지도 않은 순탄한 능선길이다. 아직 북녘의 금강산을 못 다녀왔다만, 이제 말이나따나 금강산 갔다왔노라 해도 되겠다.


양대산을 내려와 잠시 율목리 마을의 시멘트길을 밟기는 하나 전반적으로 푹신한 황톳길을 걷는다. 양대산(△175.5m)에 대해서 현지에서는 간대산으로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라 국토지리정보원에 물어봤더니, 고시지명은 양대산이 맞단다. 혹은 삼각점과 정자가 있는봉의 서쪽봉이 더 높은데 이 서봉(×188m)을 간대산으로 칭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만, 내가 보기에는 良(좋을 양)자와 艮(어긋날 간)자가 비슷하게 생긴 때문으로 보인다. 지명에 대해서는 이방인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 현지사람이 우선인 것이다. 서산시에서 중지를 모아 지명위원회를 통해 결정하여 고시개정을 추진하면 될것이고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5/10 (토)


04시 부산출발. 함께하던 산개미님이 ‘홍콩에서 배가 들어오는 바람에...’ 빠졌다. 다이아몬드를 싣고 오는지는 몰라도 통상 선박관련 회사는 공휴일이 따로 없더만. 그렇다고 수만톤 산만한 배를 ‘정맥 갔다올테니 기다려라’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부산서 서산까지 빵구 떼울일이 예삿일이 아닌게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이런저런 사유로 두달만에 가는 금북이라, 또 미룰 수가 없어 부득이 셋이서 올라간다.


동군산IC에서 서해안고속도로에 올라 금강을 지나면서 모두의 눈길이 한군데로 간다. 군산기상대쪽이다. 금남정맥 역시 한 구간 남겨뒀다만, 구두레나루보다는 아무래도 금강하구가 더 관심을 끈다. 참으로 가야할 길은 많은데 다리가 짧은게 한이라. 서천휴게소에서 간단하게 한그릇씩 퍼넣고 서산IC를 내려오니 바로 무르티고개다.





(시간표)

08:35 무르티

09:09 은봉산

09:45 나분들고개

09:52 양대산

11:05 모가울고개

11:34 성연고개

12:14 성왕산

12:50 성황당고개

13:55 윗갈치고개

15:27 집뿌리재

15:55 금강산

16:26 장군산

16:40 수량재


 




08:35 무르티고개 (73m)

지난구간 내려선 서산휴게소(서해컨벤션웨딩홀)에서 마루금따라 내려서면 신설 32번국도를 횡단해야 하므로, 자연히 이쪽 굴다리로 우회하게 되어 있다. 오늘 내일 날머리가 모두 32번 국도에 연이어 있어 차량으로 이동하기에 쉽다. 제이와 나를 내려주고 장산님은 수량재로 간다. 행장을 채리고 과일장수 노점 뒤로 나있는 수레길로 든다. 묘터 진입로다. 무르티는 무릉티고개(武陵峙)에서 변한 말이란다.


첫봉인 ×148봉을 지나 내려서면 지도상 매봉재인데 우측 비탈에 울긋불긋한 단풍나무 조림지가 계절을 혼돈하게 한다. 짤록한 골짜기 형태만 있을 뿐 사람이 넘나들만한 곳은 못된다. 나뭇잎마다 노란 송홧가루가 덮혀있어 건드리면 뽀얀 먼지가 인다.


다리에 힘을 주며 오른 첫봉(269m)은 아직 은봉산이 아니다. 왼쪽으로 틀면 은봉산이 보인다. 한약재로 쓴다는 백선이 자주 눈에 띄고 쥐오줌풀, 애기나리도 지천이다.

 

 


09:09 은봉산 (×285m)

잡풀이 듬성듬성한 봉우리다. 그런대로 벌목이 되어 있어 음암면 들판이 조망된다. 최근들어 뿌연하늘의 연속이었는데 오늘은 대기가 깨끗해 멀리까지 보이니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북쪽으로 봉화산 가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가는데 은봉산부터 양대산까지는 서산과 당진의 경계를 따르게 된다. 새로 돋는 넝쿨들이 조만간에 산길을 다 덮어버릴 태세다. 잡풀 무성한 안부를 지나 다음봉우리 올라서면 널찍한 수레길을 만나고, 내려가는길 고개 건너편 봉우리에 정자가 보인다.

 


09:45 나분들고개 (94m)

서산 음암면에서 당진 정미면으로 가는 시멘포장길로 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이다. 양대산쪽으로는 [정상1.2km] 팻말과 침목계단이 깔려있는게 은봉산쪽과는 판이하다. 널찍하게 열린길이라 아무런 부담없이 오른다.

 

 


09:52 양대산 (良垈山 175.5m △405복구)

널찍한 정상부에 멋지게 팔각정이 세워졌다. 팔각정에 오르면 음암면 일대가 훤하게 조망된다. 바람이 가끔씩 불어주니 땀은 고사하고 그늘에 잠시 앉아 있으면 산들한 기운마저 든다. 다시 팔각정을 뒤로하고 서쪽으로 향하면 앞봉을 향해 [간대산 0.2km] 팻말이 가리킨다. 정맥은 왼쪽 [도당리]쪽으로 내려간다.

 

 

 

 

 

 

 

 

 

 

 


요즘 방영중인 TV드라마 이산에 나오는 정순왕후의 출생지가 음암면 유계리다. 드라마에서는 노론벽파의 수장역할을 하는 간교한 모사꾼으로, 우리식대로 말하자면 ‘나쁜 편’인데, 서산시에서는 ‘조은왕후’로 소개를 하고 있다. 노론에서 보면 소론이 나쁜 넘이고, 소론에서 보면 노론이 죽일 넘이다만 내가 보기엔 둘 다 똑 같은 넘으로 밖에 안보인다.


1776년, 정순왕후가 32세가 되던 3월에 영조 임금이 죽고 뒤를 이어 정조가 즉위했다. 정조로 하여금 탕평책을 쓸 것과 공평한 인재를 등용할 것을 권고, 당파싸움을 막고 조정을 안정시키며 정치를 잘 하도록 한 것이다. 그 뒤 정순왕후가 56세 때 정조대왕이 승하하고 11세의 순조가 즉위하자, 대왕대비로써 섭정을 하게 되었다. 백성 위주로 왕실 기구를 대폭 줄이고, 혜민서와 활인서의 비용은 오히려 증액시키는 등 백성들을 위한 청치를 펼쳤다. 또 이재민에게는 패물까지 하사하며 구제토록 하고 부정 관리를 엄벌토록 했다. 정순왕후가 60세 되던 해, 순조 4년(1804)에 섭정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순조 5년 정월에 61세의 나이로 서거하니 온 성안에는 밤낮없이 백성들의 우는 소리로 가득했다. 여자로 그것도 시골구석에서 태어났지만 학문을 갈고 닦고 마음을 착하게 다듬어 오직 국리민복을 위해 헌신해온 정순왕후였던 것이다....



거의 공원길 수준이다. 침목계단길에 각종 체육시설이 이어지더니 가로등까지 있다. 조은시설이 부럽기는 한데 너무 외진지역이라 찾는 사람은 없어 보인다. 다 내려오니 입구에 공중화장실과 주차장이 있고 시멘트길을 만나 우측으로 간다.


율목리 마을길

여기서부터 해발고도 60m가 채 안되는 율목리 마을길을 20분가량 걷게된다. 맨바닥까지 내려앉은 산도 아닌 들도 아닌 길에서 금북정맥을 다시 짚어본다. 백월산에서 북으로 꺾으면서 이미 금강과는 멀어진 금북정맥이라. 마루금은 마루금이되 금강과는 무관한 퇴색된(!) 마루금인 것이다. 조상님이 붙여놓은 이름이라는 이유로 가기는 간다마는 금북이라는 이름을 부르기엔 어색함을 떨칠 수 없다.


아스팔트 포장길을 만나고 율목리 버스정류장에는 어르신들이 여럿 나와 계신다. 아마 버스가 올 시각이 된 모양이라. 이런 곳에서는 흔히 ‘뭐하는 사람들이냐’는 질문을 곧잘 받는데, 백두대간과 정맥에 생소한 분들에게 ‘금북정맥’을 대답할 수 있을까. 혹, “금강이 어디 있관디, 여그서 금강을 찾는디야~” 하는 질문이 나오면 또 뭐라 설명을 해야하나. 아무래도 백월산에 다시 올라야 할것만 같다. ‘진정한 금북’을 찾아서...


시멘트길에서 벗어나 우측 산길로 들면서 깨끗하게 조성된 묘터에 배낭을 내리고 간식을 먹는다. 이 근방에는 풍천임공이 많이 보인다. 봉우리를 넘어 내려서는 단풍나무 조림지 비탈에서 마루금이 어째 수상하다. 아무래도 왼쪽 능선이 마루금 같아 보이는데 어쩌다 이리로 떨어졌는지 모르겠다. 리본이 몇 개 보이긴 한다만...

 

 

 




 

11:05 모가울고개 (52m)

서산 음암면과 성연면의 경계인 649번지방도로다. 왼쪽으로 큰 느티나무와 버스정류장이 보이는데, 저리 내려왔어야 옳은 것 같다. 건너편 정면은 빽빽한 대나무 숲이라 우측 시멘트길로 든다. 길바닥 보다 아래에 있는 축사에 누런 한우들이 멀뚱하게 쳐다본다. 미국소고기로 온나라에 난리가 난걸 아는지 모르는지 소들의 표정은 평온하기만 하다.


113.5m (△서산450)

다시 산길로 들어 봉우리 올라서니 나무에 모래주머니가 걸려있는 삼거리가 나오고, 정맥은 왼쪽이나 삼각점을 만나러 우측으로 간다. 멀면 몰라도 1분도 안 걸리는 거리라 별스레 친한척하면서 찾아본다. 삼각점 외에 다른 볼만한건 아무것도 없는 봉우리다. 되돌아 내려와 펑퍼짐한 안부를 지나 다시 오르면 철조망 울타리를 만난다

 

 


11:23 서산구치소

홍성교도소 서산구치지소다. 다른곳에서 본 철옹성 같은 높은 벽으로 둘러싼 교도소와는 다소 분위기가 한가해 보인다만, 녹쓴 철조망 안과 밖은 다른 세상임에 틀림없으리라. 어릴적 엄니 말씀이, 병원과 경찰서에는 절대로 가는일 없도록 하라는 말씀이셨는데 하물며 교도소야. 물론 누군들 가고 싶어 갔겠냐만 가까이 하지 말아야 할 곳임에는 분명하다.


울타리를 따라 돌아내리면 희미한 고갯길이고 다시 봉우리를 넘으면 성연고개로 내려서는데, 정면은 큰 절개지라 좌든 우든 돌아가야 한다. 우측길이 더 넓어보여 우측으로 내려갔는데 쬐끔 손해본 것 같다. 우측은 교도소 정문 앞으로 돌아가고 왼쪽이 더 가깝겠다.

 

 



 


 

11:34 성연고개 (70m)

갈현2리 버스정류장 표지판이 있다.

정면에 보이는 빨간 벽돌 양옥집이 마루금을 막고 있다. 그 집 앞에서 우측 시멘트길로 돌아간다. 모과울마을로 잠깐 들어가다가 시멘트길이 우측으로 휘어질 무렵 왼쪽 비탈로 오른다. 성연고개 절개지와 그 집때문인지, 여러방향으로 제각기 진행한 바람에 등로가 뚜렷하지 않다. 아마도 오늘구간 가장 지저분한 길인 것 같다. 잠깐이지만 잡목과 덤불을 헤치며 송홧가루 뒤집어쓰며 의관 다 꾸겠다.


12:01 임도

[산불조심 성왕산산길조성공사] 표석이 있는 임도 삼거리다. 성왕산이 지척이라 쉼없이 올라간다. 봉우리 올라서면 드디어 팔봉산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직은 희미하지만 윤곽은 확실하다. 돌무더기를 쌓아놓은 봉우리를 지나면 높은 철주에 산불감시 카메라가 설치된 성왕산이다.

 

 


12:14 성왕산 (聖王山 △252.3m)

철기둥 주위로 철망 울타리를 둘렀다. 삼각점은 다 문드러져 번호를 알 수없다. 이제 음암면이 끝나고 서산읍내로 들어간다. 배꼽시계가 요란히 울어대는 바람에 나무그늘에 자리잡고 점심을 먹었다.(~12:40)


12:50 성황당고개

성왕산 헬기장을 지나 정맥 마루금은 왼쪽으로 급하게 떨어진다. 잠깐 내리꽂더니 이내 완만해지고, 정면 능선길도 있으나 왼쪽 비탈로 리본이 안내를 한다. 다른 리본도 아닌 맨발 선배님 리본이라 믿고 따라가니 묘터를 지나 고갯길 왼쪽으로 떨어지는데 고갯마루로 올라서고 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 마루금에 개사육장이 있기 때문이다. 앞에 간 제이 말을 들어보니 송아지만한 개들이 난리도 아니더란다. 돌아 내려서기 잘했다.


성황당 고개에는 성황당은 없고 최신식 시멘트로 깔끔하게 길을 덮었다. 수렛길 따라 올라서면 최근에 벌목을 했는지 허연톱밥 가루가 흩어져 있고, 더 올라서면 운동기구가 있는 봉우리다. 능선은 직진이나 정맥은 우측으로 운동기구 뒤쪽이다. 서산시가지가 훤히 보인다.

 

 


13:05 내동고개

시멘트길이 넘어가는 고개인데, 여기는 왼쪽으로 내려서는게 맞겠다. 왼쪽아래가 내동마을이다. 고개왼편으로 나있는 넓은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정상100m 은석로1.5km] 팻말이 있는데 우측사면으로 질러가는 길을 택한다. 정상이란 바로 앞봉(×186)을 말하며 여기서 옥녀봉 부춘산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모양이다. ‘추모당’ 납골묘 옆으로 오르면 다 깨져 형채만 남아있는 삼각점을 만난다. △198.5봉이다.


정맥을 따라 송전탑이 이어지고 수렛길 정도의 넓은 길이 나온다. 송전탑 뒤로 골프연습장 초록색 그물이 보인다. 마루금은 왼쪽 능선이나 몇발짝 안되는 거리라 올라설 일없이 그대로 수렛길을 따르면 골프연습장이 나오는데, 목이 마르기도 하고 뭔가가 있음직해 골프장 우측으로 내려간다.


 





13:48 서산VIP 골프장

마치 골프치러 온 손님같이 현관문으로 들어갔다. 스스륵 열리는 자동문이다. 내 행색을 본 카운터 아가씨가 눈이 동그래져 쳐다본다. 음료수 하나 빼먹으러 왔노라 하니 의외로 상냥하게 자판기 있는쪽을 가리켜 준다.  사이다 하나 뽑아 공을 치는 타석 바로 뒤쪽 테이블에 앉아 우아하게(!) 한잔씩 한다.

 

 


13:55 윗갈치고개 (60m)

오늘구간은 마을과 그리 멀지 않은 곳임에도 도중에 군것질 할데라고는 없더만 궁하면 통한다고, 시원한 사이다 한잔씩(제이는 연달아 두통을 비우더라) 마시니 원기가 되살아 나는듯하다. 골프장 앞길이 29번 국도다. 29번 국도는 서산에서 대산으로 가는 도로인데 교통량이 제법 많은 편이다만 횡단보도가 있어 아무 문제없이 건너간다. 


윗갈치고개란 갈치마을 중 윗마을이란 뜻이다 (上葛峙). 도로를 건너가면 ‘서녕정’ 표석이 있고 그 뒤편 산길로 오른 흔적이 몇몇 보이나, 그대로 길을 따라 올라간다. [서산종합사격장, 서산궁도장] 진입로다. 瑞寧亭은 서산궁도장을 말한다. 도로를 따라 올라가고 그 끝이 궁도장과 사격장이다. ‘서산시사격장’이라 쓰인 건물 뒤 산으로 들어간다.


U자를 그리며 좌에서 우로 크게 방향전환을 한 산길은 다시 유순하게 이어지고 20분 후 뭉개진 삼각점이 있는  △169.9봉을 지난다. 조망은 없지만 분위기는 호젓한데 그것도 잠시, 우측에서 요란한 소음이 들린다. 도로공사를 하는지 돌을 깨는 소리가 한동안 계속된다.


지도상 솔개재는 이렇다할 특징도 없는 숲길 안부다. 길이 워낙 좋다보니 신나게 달려 나간다. 왼편에 특이한 바위덩어리 하나가 눈길을 끌더니 갑자기 숲이 터지면서 잔자갈 깔린 임도에 내려선다.

 

  


 

 

 

 


(팔봉산)



14:54 임도 (202m)

남은 거리를 보건데 급할일 전혀없어 느긋하게 배낭을 베고 드러누워 본다. 임도는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으나 다시 만나지 못했으니 가까이할 만한 임도는 아니다. 임도에서 올라서면 팔봉면계를 만난다. 북으로는  삼고개를 지나 연화산으로 이어지고, 정맥은 남쪽이다.


10분후 인지면을 만나는 삼면봉(×292)은 지형도에는 없지만 현지에서는 ‘비룡산(飛龍山)’이라 부른다. 정맥은 우측으로 틀어 팔봉면과의 면계를 따라 간다. 간간이 바람도 불어주고 팔봉산이 그리 멀어뵈지 않는게, 눈대중 거리로 보건데 지금 여기서 가더라도 해 떨어지기 넘을만한 거리로 보인다.


15:27 집뿌리재 (171m)

시멘트 포장된 넓은 고갯길이다. 우측(북)으로 넘어가면 팔봉면과 가로림만으로 가겠다. 이제 금강산만 남은셈이다. 다음도로는 오늘의 날머리인 수량재가 된다. 건너편 절개지 비탈위에 큰 정자나무가 있다.

 

 


15:55 금강산 (316.1m △서산27)

넓게 열린 수렛길을 따라 느긋하게 능선에 올라서니 금강산 이름값이나 하려는지 집채만한 바윗덩이가  드문드문 나타나더니, 드디어는 난데없는 찌그러진 양은냄비가 걸린 봉우리에 올라섰다. 금강산이란다. 하기사 백두산도 김해에 있고 포항에도 있긴 하다만 금강이란 이름을 걸만한 무엇이 있기나 한건지 모르겠다. 그나마 삼각점은 굵직한 2등삼각점을 갖고 있다. 서산문화원의 설명은 지형도상 금강산과 장군산은 이름이 서로  뒤바뀌어 있단다. 지형도상 금강산이 실제 장군산이고, 장군산은 금강산이 맞다고.


팔봉산은 여기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산이고개를 넘어 팔봉정상까지 3km가 채 안되는 거리다. 잠시 내려앉았다가 다시 오르고, 갈비 푹신하게 밟히는 안부를 지나 오르면 역시 별 특징 없는 봉우리가 장군산이다. 

 

 


16:26 장군산 (210m)

옹기종기 모여있는 바위군이 눈길을 끌 뿐 조망도 없다. 면계와 갈라져 남쪽으로 난길을 따르면 보는 각도에 따라 마치 사자의 형상 같기도 한 바위 뒤로 돌고 왼쪽 급비탈로 떨어진다. 오늘 산길중 가장 급한 비탈이다. 비탈이 다하고는 블록으로 지은 작은 창고를 지나 왼쪽 아래로 도로가 보인다. 길을 보고 내려가니 예비군 훈련장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16:40 수량재 (70m)

한칸 아래에 새로 뚫린 32번 국도로는 차들이 질주한다. 건너갈 일이 난감하다만 그거는 내일 일이고. 오늘은 여기서 끝이다. 옛 국도로는 차가 올라올 일도 없이 황량한 채로 남아있고 장산님이 대놓은 차가 한쪽에서 주인을 기다린다. 차를 몰고 32번 국도를 따라 쉰고개로 장산님 회수하러 간다.



 

 

 

 

(수량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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