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맥 * 지맥/기맥 - 4

조은산 2012. 1. 23. 18:32

 

 

 

 

 

한강기맥 4구간




2009.08.02 (일)

산길 : 먼드래재~대학산~장승재

사람 : 장산 제이제이 객꾼 뚜벅이 조은산 (예맥산악회)

거리 : 13.5km



구간거리

먼드래재~2.1~여무재~2.3~수리봉~2.8~발교산분기~2.8~대학산~3.5~장승재....(13.5km)

Cartographic Length = 15.9km / Total Time: 07:50


 

한강04(먼드리~화방).gpx


 

 

 

 

 

 

 

 


이 구간 역시 깊고 깊은 숲속 길로 이어진다. 초장부는 어둠과 안개에 묻혀 그렇다 치더라도 날씨가 완전히 게여 뜨거운 햇볕이 작렬하는 날씨임에도 햇살 한점 제대로 받지 못했고, 조망역시 한 장도 없었다. 수리봉, 대학산 이름가진 두 봉우리도 조망은커녕 앉을자리 한 바닥도 내주지 않았다.


지난구간 촘촘히 안내하던 산림청도 마찬가지고, 홍천군과 횡성군에서도 모두 눈 밖에 난 산인지 어떤 표식도 이정표도 없다. 지형도에 표기된 수리봉과 대학산 정상에도 어느 산꾼이 오래전에 걸어놓은 낡은 이름표만 있을 뿐이다. 한 마디로 아무 볼 것도 없는 산길이다.


대신, 급하게 요동치는 산줄기의 위세는 처음부터 끝까지 발길을 느슨하게 놔두지 않는다. 그야 말로 쎄가 빠져라 올라서면 여지없이 원래자리로 떨궈버리고, 떨어졌다 싶으면 숨 돌릴 겨를도 주지 않고 다시 끌어올린다. 더 이상 진행시 끊을데가 마땅찮아 14km 되는 장승재로 구간을 자르게 되지만 요동치는 굴곡을 보태면 결코 짧은 거리가 아니다. 거리에 비해 드는 힘은 20km 못지않아 산타는 맛은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구간이 되겠다.


 

 

 

(시간표)

03:50 먼드래재

04:50 710봉

05:17 여무재

06:41 수리봉

08:30 △935.1m

10:04 대학산

10:52 임도 사거리

11:40 장승재





 

(먼드래재에 나타난 객꾼과 뚜벅이)


 

 

 




먼드래재 (475m)

지난 차 일본 원정산행으로 빠진 객꾼과 뚜벅이가 토요일 구목령에서 먼드래재 구간을 하고, 먼드래재에서 야영을 하며 기다렸다. 버스가 도착할 때쯤 야영장비를 다 걷어, 둘의 남는 장비는 버스에 실어놓고 우리 대열에 합류했다. “두 사람 보태서 열여덟...” 가장 많은 인원이다. 마침 휴가를 내, 하다만 기맥 마무리 지으려 올라온 희중씨 일행도 옆에 있다.


들머리는 고개 남쪽 횡성쪽이다. 텐트 두세동 칠만한 공터가 있고 그 공터 안쪽으로 들어가면 약수터도 있다. 바가지 하나 정도되는 옴폭한 물받이 인데, 그 물로 알탕까지 했단다. 여하튼 고개정상부에 있는 약수터라 알고가면 요긴하겠다.


먼드래재에서는 양쪽 들머리 다 급한 오름길이다. 운무산쪽과는 확연히 다른 관리안된 숲길을 헤치노라면 어제 내린비와 이슬을 머금고 있는 나뭇잎에 금새 축축해 진다. 우측으로 쳐진 철조망을 따라 15분 오르면 △568.6봉 어깨인데, 삼각점 가기 전에 왼쪽으로 꺾어 내려간다. 초장의 워밍업 치고는 다소 거친 숨이 나온다.


변함없이 홍천군과 횡성군의 군계를 따라가는 기맥능선이다. 잠깐 이나마 올린고도를 미련없이 반납하고 내려앉는다. 순탄하게 가나 싶은 것도 잠시, 다시 오름길인데 200m 가량을 헐떡거리며 올라서면, 마치 ‘니 뭐하러왔노’ 하는 식으로 떨쳐버린다.


04:46 ×710봉

암봉으로 이루어진 710봉 우측비탈을 조심스럽게 돌아 오르는데 아차하면 어디쯤서 멈춰질지 모를, “이 사람 어디갔지?” 할만한 곳이다. 겨우겨우 두발 두손 있는데로 짚고 당기며 올라서 안도하는것도 순간이고, 곧 바로 우측 비탈로 내려박는다. 언뜻, 올라온 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급하게 꺾이며 되내려간다. 그은 마루금이나 군계가 V자를 그리는 곳이다. 남서에서 순식간에 북서로 바뀐다. 돌아가는 암벽에 흰 페인트로 그려진 문구가 있다.


[불만에 떨지말고 자수하여 광명찾자. 홍천경찰서장] ‘불안’이 맞겠지만 ‘불만’으로 보이는 글씨다. 언제적 얘기인지 모르겠다. 당시에 이런 문구도 있었다. “간첩과는 대화없다. 신고하여 뿌리뽑자” 커다란 양철간판에 한 글자씩 적어 세워둔 간판 맨 첫 번째가 뒤로 넘어져 “첩과는 대화없다...”가 되는 바람에 첩(妾, 이 또한 요즘은 아예 없어진 단어이지만)은 무조건 신고해야 된다는 얘기가 있던 시절이다.

 

 

 

불만에 떨지말고...


 

 

 


 

여무재(560m)

지도상 이름이 있는 고개라, 다리쉼도 참아가며 내려섰지만 고개다운 고개도 아닌 거저 묵은 흔적만 남아있을 뿐이다. 그나마 이 정도의 자리도 없었다 싶어 배낭들을 내린다. 떡 하나씩 나눠먹고 해드랜턴도 말아 넣었다. 나뭇잎에 맺혀있던 물방울이 후두둑 떨어진다.


다시 수리봉을 향한 긴 오름길이 시작되는데, ‘석재’라는 고개가 하나 더 표기되어 있다만 지나고 보니 석재는 고개가 아닌 봉우리다.

 

 


06:04 석재(×774)

고개가 아닌 정상부에 명칭이 표기되어 있고, 전후로도 고개같은 곳도 없어 어디를 말함인지 알 수 없다. 지난 차에 흔하던 꿩의다리 대신 동자꽃이 눈길을 끈다. 잠깐 내려섰다가 본격적인 수리봉 오름길이다.


코가 박히는 까꼬막에 앞에 가던분의 배낭 옆구리에 찔러둔 막걸리통이 빠져 굴러 내려온다. 아까부터 막걸리 노래를 부르던 객꾼에게 마치 하늘이 내린 선물이기라도 한 듯이.

“행님 따라 댕기믄 산만디서도 막걸리가 굴러온다~”


긴 오름 끝에 이제쯤 다왔나 싶을 즈음 반반한 바위가 있어 올라서니 바로 앞에 마치 독수리 형상의 거대한 바위가 버티고 있다. ‘수리바위’라 이름 붙여도 좋을만하다. 이 바위로 인해 수리봉이 된거나 아닌지 모르겠다.


수리봉 (960m △청일305)

허기가 져 진작부터 “아침밥” 타령이 나왔지만 둘러앉을만한 터도 없다. 오늘구간 최고봉이나 삼각점만 덩그라니 있을 뿐, 정상석도 없이 낡은 팻말하나 꽂혀있고, 안개 탓인지 조망도 없는 거저그런 봉우리다. 식당을 찾느라 지체없이 내려선다.

 

 

 

 

수리바위

 

 

수리봉

 

 


다시 급하게 떨어지며 도무지 앉을 자리가 없다. 내려선 안부부터 왼쪽으로 가느다란 노끈이 메어져 있고 [출입통제구역] 팻말이 보인다. 왼쪽으로 꺾이는 다음 봉우리에 아쉬운대로 둘러앉아 밥통들을 꺼냈다. (06:46~07:10 아침밥)


밥을 먹고 내림길로 들어서니 740까지 떨어지고서야 다시 오름길이다. ×922까지 올려야 되는데 사전에 그은 마루금과 다소 어긋나게 왼편으로 휘돌아 오르게 되는데, 지도를 보고 그은 마루금이 잘못되었다. 지형도의 등고선만 보고 판단하기에 애매모호한 지형이다.


08:11 ×922

숨이 막히는 오름이다. 지난 차에 이제 다음구간부터는 1000m가 안되는 길이라 했는데, 천만에 말씀이다. 해발 높이와 산길의 힘듦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얘기다. 지난 구간에서는 운무산 전후로 힘이 들었지 그 다음은 거의 평탄했는데, 이곳의 요철은 도무지 펴질 줄을 모른다. 겨우 922봉 넘어서니 다음의 삼각점봉(935.1)까지 다소 느긋해 진다.


935.1m (△청일413)

눈에 보이는게 매 한가지이니 카메라 꺼낼 일도, 여유도 없다. 그저 길따라 묵묵히 나갈 뿐 대화도 끊겼다. 우거진 잡목을 헤치며 올라서니 삼각점만 빼꼼할 뿐, 주변은 산딸기 넝쿨이 감싸고 있다. 고지대라 그런지 아직도 빨간 열매가 달려있다.

 

 

 

935.1m

 

 


발교산 분기점

삼각점봉에서 5분 거리에 능선이 갈라진다. 정면은 홍천군계와 함께 발교산(995.2m)으로 가고, 기맥은 군계에서 벗어나 우측으로 내려간다. 발교산은 여기서 2.8km 거리다. 발교산과 병무산 능선 서쪽 계곡이 마을이름도 특이한 ‘병지방리’로 오지를 찾는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곳이라 하는데, 발교산이고 병지방이고 간에 눈에 보이는게 없으니 안타까운 노릇이다.


발교산 분기봉을 뒤로 하면 홍천군의 서석면과 동면의 경계를 따르는데, 다음봉은 연이어 우측 사면으로 질러가게 한다. 왼편으로 솟은 능선을 쳐다보며 “지도 기본양심은 있는 모양이다...”


09:00 ×961에서 살짝 내려서면서 곧장 뻗는 면계를 버리고 왼쪽 비탈로 떨어진다. 단디이 살피지 않으면 그대로 면계따라 부목재까지 갈 지형이다. 두로봉부터 줄기차게 이어오던 홍천군계는 물론 면계에서도 벗어나 온전히 동면 영역으로 들어가는 지점이다.


09:08 헬기장 (942m)

잠시 떨어지던 비탈은 능선으로 살아나고 이어 묵은 헬기장에 올라선다. 너댓평 넓이의 전기 애자가 흩어진, 헬기장 치고는 볼품없지만 오늘구간 이정도의 공간도 없었다. 비로소 제대로 다리 길게 뻗고 앉아 본다. 장승재까지 2/3지점이 되는 곳이지만 참으로 오늘구간 볼꺼라고는 없다.

 

 


09:44 대학산 안부 (684m)

헬기장을 나서면 다시 고도를 낮추는데 내려설수록 앞쪽의 대학산은 높아가기만 한다. 684m 되는 대학산 직전 안부에 내려서니 언뜻언뜻 보이는 대학산은 마치 소뿔처럼 뾰족하게 솟아있다. 어제 운무산에서 폭우를 맞아 버린 신발 그대로 신은 객꾼과 뚜벅이는 옆으로 샐만한 임도만 찾아대는데, 여기서 양쪽 어디든 내려가면 임도를 만나긴 한다만 장승재까지 그 구불거리는 거리가 만만찮아 보인다. 올라갈 밖에 도리가 없다.


해발 200을 다시 올려야 하나 지레 겁들을 먹었는데 의외로 생각보다 길지않다. 10여분 오르니 암봉이 앞을 막아 우로 휘돌아 오르고, 두 암봉 사이로 구름다리처럼 연결된 바위를 건너간다. 뛰어서라도 건너갈 폭이긴 하지만 아래는 수십장되는 깊이의 협곡이다.

 

 

 

 

 

 

 

 

(대학산)

 

 

 


대학산 (大學山 876m △청일410)

산에 관한 공부를 열심히 하다보니 드디어는 대학산까지 오게 되었다. 남쪽의 수도지맥과 황학지맥에는 소학산이 있는데 한단계 높은 한강기맥에 들어오니 대학을 만난다마는, 여느 고등학교만도 못한 형세다.  두 평도 못되는 공간에 삼각점만 있고, 수리봉과 같은 오래된 팻말이 걸려있다.


대학산이라 쓴 글씨가 너무 희미해 매직으로 덧칠을 하는데 객꾼 왈,

“단디이 하소... 대학살로 적지 말고요...”


객꾼과 함께 ‘딸내미와 함께 백두대간’을 하는 뚜벅이도 어느새 물이 들었는지, 지가먼저 상을 차린다. 막걸리는 이미 다 마셔버린 참이라 맹물이나마 한사발 정성을 들여 올려놓고 4배를 한다. 카메라 들고 지켜보니 “국태민안, 가내무탈” 까지는 둘의 원(願)이 같았는데, 삼배부터 각자 따로 논다.


대학산을 뒤로하면 이제 큰 고비는 다 넘긴 셈이라. 임도 건너편 ×629봉 능선이 있지만, 진작부터 독도를 열심히 해대던 -너나 없이- 일심동체 합의쇼당으로 이미 임도파의 본분을 충실히 이행하기로 한 바이니, 휫파람이 절로 나온다.


10:44 ×593m

남서로 가던 능선이 810봉에서 우측으로 트는데, 더 묵은 헬기장 흔적이다. 보도블럭이 밟힘에 헬기장 이었던가 싶다. 헬기장에서 내림길 역시 아주 가파르고 굵은 로프가 드리워져 있다. 줄줄 미끄러지며 계속하여 내려앉다가 볼록솟은 ×593봉은 붉은 색상의 금강송이 이어진다. 상대적으로 참나무군이 줄어들면서 비로소 갈망하던 조망이 조금씩 트이며 먼데 산이며 장승재로 가는 임도가 보인다.

 

 

 

 

(이런조망 처음이다...)


 

  

(임도사거리)

 


10:52 임도 사거리 (483m)

장승재에서 올라 온 임도가 북쪽 물골로 넘어가면서, 대학산 아래위로 갈래를 쳐 사거리를 이룬 임도 갈림길이다. 선두조는 씩씩하게 건너편 비탈로 올라붙는다만, 우리는 이미 내놓고 공언한 대로  파장분위기라, 양말까지 벗어놓고 여유를 부린다. 오늘 임도탐구 제대로 한번 해보자며...


그래도 2.5km가량 되는 임도라 마냥 퍼질 수만은 없다. 산길은 산길대로, 임도는 임도대로 마찬가지로 미지의 길이다. 온종일 갑갑한 숲속에서 해방되는 기쁨을 누리고, 재수가 더 좋으면 계곡물을 만나지나 않을까 기대도 해보지만 물은 없었고, 보래령 임도만큼의 운치도 없는 길이었다. 수확이라면 대학산과 다음구간 덕구산의 먼 모습을 눈에 담을 수가 있었고, 정확하게 30분간의 임도탐구를 마치니 버스가 임도입구에서 마치 우리를 기다린 듯 대기하고 있다.


장승재 (390m)

좌운리와 노천리를 잇는 406번 도로 고개는, 노천리 새목이 마을에서는 새목이재로, 좌운리 화방이 마을에서는 화방고개로 각각 따로 부르고, 지형도의 표기지명은 장승재다. 고갯마루에 있는 표석 [화방고개 450M] 고도 표기는 다소 부풀린 것 같다. 동편 화방이 마을쪽에 약수터가 있다.


 


(대학산)

 


 

(임도 탐구중...) 

 

  


(장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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