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맥 * 지맥/기맥 - 4

조은산 2012. 1. 23. 18:34

 

 

 

 

 

한강기맥 6구간




2009.09.06 (일)

산길 : 삼마치~신당고개

거리 : 20.3km




구간거리

삼마치~8.8~금물산~2.1~시루봉~2.3~발귀현~3.8~갈기산~3.3~신당고개....(20.3km)

Cartographic Length = 23.7km / Total Time: 09:25

 

 

06(삼마치~신당고개).gpx

 

 

 

 

 





추석이 한달 남았고 내일이 백로이니 한풀 꺾였으리라 기대한 날씨는 한여름 기세 그대로 요지부동이었다. 바람은 또 어찌 그리 야박하던지 갈기산 오름길에서는 벌목가지에 걸려 자빠지고 하면서 몇 번이나 포기하고 되돌아 내려갈까 망설였을 만큼 힘든 산길이었다.


산림청에서 정비했다는 등산로는 “금물산까지”였고, 이후로는 지맥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고난의 길로 변한다. 산림청의 한강기맥 정비사업은 현재도 진행중이고 올해 안으로 완료할 예정이라하니, 내년부터 한강기맥 하는 사람들은 오늘의 나처럼 육두문자 마구잡이 쏟아내는 일은 없지싶다.


그렇긴해도 고생이 크면 클수록 완주한 기쁨은 더 커지고 추억은 더 진하게 남는 법이다.  오히려 이 고생을 누리기 위해(!) 산길로 든 것 아닌가. 일행중 몇몇은 발귀현에서 ‘그만~’을 부르고 산행을 끝낸 사람도 있는데, 그래도 나는 아직은 버틸만했으니 이만치 다행한 일이 어디 있는가.  감사하고 행복해 할 일이다.



홍천군과 횡성군의 경계인 삼마치에서 시작하고, 금물산을 지나면서 양평군을 만난다. 양평군은 경기도지만 기맥 우측은 여전히 강원도 홍천이다. 금물산에서 신당고개까지는 강원과 경기의 도계로 이어지는 셈이다.


최고봉은 금물산 직전의 782.9봉이지만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갈기산이다. 멀리서도 한눈에 들어오는 빼어난 산세도 그렇거니와 그만큼 땀을 쥐어짜며 힘들게 오른산이라, 올라선 감동 역시 그만했기  때문이다.


산경표의 三馬山 다음에 나오는 不動山이 현재의 갈기산인 모양이라. 정상석에도 갈기산(부동산)으로 새겨져 있다. 산경표를 보면(19頁), ‘不動山(砥平北三十里 分二歧)’로 표기되어 있는데 ‘지평 북30리’의 지평(砥平)은 현 양평군(楊平郡)의 옛 이름으로, 1910년 양근군(楊根郡)과 지평군(砥平郡)을 합병하여 양평군이 되었다. 한편, 대동여지도를 보면 금물산은 飛龍山, 갈기산은 不動山, 신당고개는 神堂峙로 표기되어 있다.


 

 

 

 

 

 

 

 



(시간표)

03:05 삼마치

04:03 상창고개

04:45 △478m

05:40 △782.9m

06:40 금물산

06:46 성지지맥 분기봉

07:48 시루봉

08:52 발귀현

09:32 ×440m

11:12 갈기산

12:30 신당고개









삼마치 (三馬峙 450m)

음력 열 이렛날이지만 보름달처럼 빵빵한 달이 비춰주는 삼마치는 마치 가로등이 켜진 듯이 훤하다. 들머리에 산림청에서 새로 설치한 [한강기맥 등산로(삼마치~금물산구간)] 안내판을 들여다보면, 등산로가 삼마치에서 시작하여 금물산, 이후는 발귀현이 아닌 남쪽 성지산, 도둑고개를 종점으로 그려져 있다. 한강기맥이라는 제목을 쓰지 않았다면 일반등산로로 이해를 하겠지만 한강기맥이란 타이틀을 걸어놓고 등산로는 어문데로 그려놓은 것이다.

 

올초부터 오만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를 해대고, 삼마치 도착까지 촘촘한 이정표와 널찍하게 확보된 등산로를 보고 조은일 한다며 모두가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잘나가다가 기맥은 내버리고 성지지맥으로 빠져버리는 건 또 무슨 심사인가. 한강기맥이 어디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정비사업을 벌린건가. 고쳐주기를 바라며 산림청에다 요청해놨다.


×602봉까지 줄곧 오름이고 ×602봉에서 왼쪽으로 꺾이면서 남향이 되고, 우측이 홍천읍에서 남면으로 바뀐다. 홍천군 남면은 조선시대에는 ‘금물산면’이었는데 일제시대 때 남면으로 바뀌었다. 그러니까 조선시대에도 금물산이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어둠속에서 이정표만 눈에 띄는데, 너무 촘촘하다. [금물산9.36km]로 시작하는 이정표에 기재된 거리표기를 보면,  처음엔 630m 다음은 170m, 890m, 210m 간격으로, 봉우리나 능선이나 어떤 기준도 없고 들쑥날쑥 엿장수 맘인 모양이다. 말캉 돈이구마는... 지 돈 아니라고, 나랏돈은 공돈인가?


말뚝에 로프가 걸린 급비탈을 내려서면 지도상 왼편으로 임도가 바짝 붙는데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초장부터 임도에 신결쓸거 있나. 무심히 오름길로 간다.  급하게 올라서면 ×477이고 [금물산7.46] 다시 내려간다.  마사토 길이라 아주 미끄럽다. 왼쪽 아래로 삼마치터널 입구 가로등불이 보인다. ×477봉에서 내려서면 임도가 나온다. 가로질러 건너고, 8분 후 상창고개다.



상창고개

2차선 아스팔트길이다. 웃느르치 동쪽에서 상창봉리(上蒼峰里)로 가는 고개로 느릅나무가 많다고 느르치고개라 한단다. 상창봉리로 가는 고개면 상창봉고개 이거나 창봉고개라야 맞지 싶은데, 앞 두글자만 따 상창고개가 되었다. 차를 타고 서쪽으로 10여분만 가면 양덕원이다. 우리 산행종점인 신당고개 바로 위쪽인데, 차로 가면 10분 거리를 산길따라 8시간 넘게 가는, 경제논리로는 도무지 설명이 안되는 짓을 우리는 하고 있다.


서로는 홍천군, 동으로는 횡성군을 알리는 대형 간판이 불빛에 반사된다. 건너편에 차단기 활짝 열린 임도 입구에 배낭 내리고 떡 한조각 먹는다. 앞선 이들은 임도따라 가기도 하는데, 지도를 보니 산길이 훨씬 짧은거 같고, 초장부터 임도파 흉내를 내기도 내키지 않아 차단기 우측 산길로 올라선다.

 

지도를 살펴보면 마루금 옆으로 임도가 이리저리 이어지는데 상창고개 전후의 임도는 외면하는게 좋겠다. 둔덕하나 살짝 넘으면 다시 임도와 만나고, 옆에 원두막 같은 쉼터가 있다.


승용차도 얼마든지 다닐 만큼 양호한 길이다. 400m 가량 임도가 마루금이고, [금물산6km] 이정표 뒤쪽 절개지 비탈위로 올라간다. 여기서 임도는 마루금과 한참 멀어졌다가 돌아온다. 산길은0.5km, 임도는 1.6km다.


다시 돌아온 임도에 내려서면 [341] 번호를 적은 팻말이 있고, 몇m 가면 우측에 넓은 공터가 있는데서 다시 산길로 올라간다. [금물산5.46km] 뒤로 올라가면 ×407봉이다.


16분 후, 머리위에서 임도가 나타난다. 헬기장인줄 알았는데 올라서고 보니 임도다. U자형으로 돌아가는 임도인데 정면은 높은 절개지라  이정표 [금물산4.70km]가 가리키는데로 왼쪽으로 가면 산길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오밤중이라도 이정표가 있어 길 잃을 염려는 전혀없다.


△478m

잠깐 올라서면 [금물산4.54km]이정표가 있고 길은 왼쪽으로 스쳐지나는데, 삼각점은 이정표 뒤로 몇걸음 올라가야 있다. 풀숲에 덮힌 채 번호식별도 안되는 삼각점인데, 삼각점을 만났으면 되돌아서야 된다. 직전의 이정표 있는데까지 돌아와 길을 따르면 되는데, 삼각점 뒤로 그대로 넘어갔다가 옥체만 손상됐다.


아직 어둠속이고, 10시방향 건너편에 높은 능선이 이어지는게 보이는데, 진행하면서 보니 다른 동네 산이 아니라 내가 올라야할 782.9봉 능선이었다.


임도 안부

서서히 높아지는 능선길 15분 후 거대한 철탑을 만나고, 철탑 공사하면서 낸 임도따라 내려가니 시멘포장까지 되어 있다. 잠깐 내려오면 임도는 왼쪽 아래로 내려가고 마루금은 정면 둔덕으로 올라간다. 계단에 로프까지 걸려있다. 여기 임도 안부가 530m 이니 250을 올려야 하는 첫 난관이다. 앞 능선 위에 보름달이 얹혀있다.


15분 급비탈 쳐올리면 [금물산3.07km]를 만나고 이어  바위가 듬성듬성한 ×651봉이다. 살짝 내렸다가 다시 오르게 된다. 동녘이 붉은색으로 물든다. 잘하면 정상에서 일출을 만날까. 20분 오르면 삼각점을 만난다.

 

 

782.9m (△홍천460)

땅위로 불룩 솟은 삼각점과 이정표가 있고 주위는 숲으로 가렸다. 몇걸음 나가면 멋진 조망바위가 있는데 먼저 온 사람들이 막 일어서고 있다. 동쪽은 막혀 일출은 알 수도 없고 서쪽으로 훤히 열려있다. 금물산 왼쪽으로 성지봉이 머리를 내밀고 있고, 우측으로는 멀리 갈기산과  더 우측의 유치리 일대는 깊은 구름바다 속에 잠겼다. 찬란한 일출보다 더 장엄한 그림이 나온다.


까마득히 보이는 갈기산까지의 거리보다, 운해가 보여주는 풍광에 넋이 빠져 시간 가는줄 모르고 앉았다가 뒷사람이 올라온 소리를 듣고서야 배낭을 둘러맸다. 아직 온전히 밝지는 않았지만 배낭 내린김이라 해드랜턴도 말아 넣었다.


살짝 내렸다가 올라선 봉. 정면길도 뚜렷한데 이정표가 친절하게 우측을 가리킨다[금물산2.33km]  왼쪽(동)으로 분기하는 능선따라 공근면과 서원면이 나누어지는데, 묘한 것이 왼쪽은 횡성군 서원면 유현리, 오른쪽은 홍천군 남면 유치리다. 현(峴)이나 치(峙)나 둘 다 고개를 뜻하고, 느릅나무 유(楡)자를 같이 쓰니, 소속 군은 달라도 서로 다른 이름이 아니다. 쑤욱 소리가 나게 떨어지며 서향이 된다.


비탈을 다 내려오면 평탄해지며 송전철탑을 만나고 당분간 그대로 기복없이 간다. 군부대에서 만든 팻말이 있다 [→금물산 정상. 3기갑여단] 푹신한 흙길로 이어지는 길에 유독 둥그런 바위덩어리 하나가 눈길을 끈다. 허연 마사토가 드러난 안부에서는 우측 유치리쪽으로만 길이 있다. [금물산0.97km]


[금물산0.51km] 이정표는 우측으로 90도를 가리킨다. 직진 능선으로도 길이 뚜렷해 이정표가 없으면 그대로 직진하겠다. 여기가 730m이니 금물산은 제대로 힘쓸 일도 없이 올라선다.


 

금물산 (今勿山 ×776m)

정상석도 삼각점도 없고, 산림청 이정표만 있다. 조망 역시 아까의 △782.9봉과 같이 나무가 둘러싸고, 100m 가량 더 나간 다음봉인 성지지맥 분기봉에서 사방이 열린다. 앞선 선두조가 식사중이다.


성지지맥 분기봉(770m)

그리 넓진 않지만 대여섯명은 앉을 수 있는 봉우리다. 산길에 생뚱맞은 가로등이 있다. 작은 태양열판도 달려있는데 불이 들어오는지 어쩐지는 모르겠다만, 도심지 인근의 공원도 아닌 이 높은 산봉우리에 무슨 심사로 가로등을 설치해 놓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내 상식으로는 납득이 되지 않는다. 어느 산꾼의 산행기에서 성지봉에도 이런 가로등이 있는 그림을 봤는데, 어느 님이 어떤 의도로 이런 훌륭한 사업(?)을 벌린건지, 생각할수록 가관스럽기만 하다.


삼마치 들머리의 [한강기맥 등산로]부터 속을 썩히더만, 금물산에는 가로등까지 가세한다. 금물산 정상의 이정표 역시 [성지봉1.72 삼마치9.58]으로, 발귀현을 외면하고 성지봉으로 안내를 한다. 말뚝에 ‘한강기맥’을 표시하지나 말지.


또한 이 봉우리가 주요 포인트가 되는 것이, 드디어 경기도를 만나기 때문이다. 우측은 그대로 홍천군이고 왼편이 경기도 양평군 청운면으로 기맥의 끝점인 양수리가 속한 양평군이다. 성지봉(787.4m)은 금물산보다 10여m 더 높은데, 聖地라는 이름에서 보듯이 조선말 탄압을 받던 천주교 신자들이 숨어들었다는 곳이다.


성지지맥

한강기맥 금물산에 남으로 분기하여 성지산(787.4m) 삼각산 성주봉을 지나 여주군 강천면 강천리에서 섬강이 남한강과 만나는 합수점까지 55.2km

 

 

 

(금물산)

 

(성지봉)

 


 

(갈기산으로 가는 한강기맥)

 

(가로등)


어찌됐든, 조망은 빼어난다. 갈기산 운해는 여전하고 기맥능선 우측으로 구름바다 속에 두개 섬처럼 솟은 봉은 망덕산(430.1)이다. 멀리 용문산이 희미하다. 큰 구름 덩이 두개가 그 위에 걸렸다. 산이 섬이 되고, 골짜기는 바다가 되었다. 그 조망을 반찬삼아 아침을 먹는다. 마눌님이 특별히 싸준 참치김밥인데, 무더위 때문인지 그 특별한 맛도 느끼지 못하겠다. (06:46~07:03)


발귀현으로 가는 길은 가로등 뒤에 숨어있다. 성지산 등산로는 어떤지 알 수 없으나 갑자기 어수선한 길에 놀랄 겨를도 없이 미끄러져 내린다. 미처 대비하지 못한 팔뚝에 붉은선이 왕복으로 그어졌다. 등산로 안내판에 ‘삼마치~금물산구간’이라 해놓은데로,  '산림청의 한강기맥'은  에누리없이  금물산에서 끝이다.


왼쪽으로 성지봉을 쳐다보고 정면으로 볼록솟은 봉이 시루봉인가 했더니, 시루봉은 그 너머이고 ×655봉이다. ×655봉 직전 안부까지 칡넝쿨을 헤치며 겨우 내려서니 정면은 아예 헤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우측으로 비켜 사면으로 돌다보니 봉우리를 생략하고 비켜가게 된다. 봉우리 찍고 우측으로 내려서야하니 본의 아니게 질러온 셈이다.

 

 

 

(시루봉)


 

 

시루봉(502.3m △홍천458)

우측으로 휘돌아 오른 시루봉은 ×655봉에 비해 초라하다. 볼품도 없는 밋밋한 봉인데 삼각점이 있다고 이름까지 덤으로 얻었나. 차라리 ×655봉을 시루봉으로 부르는게 더 어울릴 것 같다. 뒤돌아보면 성지지맥 분기봉에 높게 선 가로등이 여기서도 뚜렷하다.



임도

시루봉 비탈길을 미끄러져 내려오니 시루봉 우측으로 돌아온 임도에 내려선다. 길 따라 나무를 심어놓고 임도의 형태는 갖췄으나 바닥은 잡풀이 점령했다. 왼편 능선이 마루금이나 임도를 내면서 깎은 절개지라 올라설만하지 않다. 그대로 임도를 따라가며 왼쪽 벽을 살펴보지만 아예 철조망까지 둘러쳐 접근을 막는다. [불발탄이 많다]는 희미한 경고판을 보니, 포사격장의 타겟봉우리가 되는 모양이다. 아래 도원리에 전차포사격장이 있다. 


임도가 골짜기로 접근했다가 우측으로 휘어지는 부분, 혹시나 물이 있을까 내려가보니 아쉽지만 졸졸 흐르는 물이 있다. 바가지가 없어 병을 바닥에 뉘어 겨우 반병이나마 채우는데 이 물이 갈기산 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줄이야.


다시 임도가 왼쪽으로 붙었다가 우측으로 휘는 지점에 철조망을 살펴보니 나무둥치를 얹어 밟고 넘은 흔적이 있다. 철조망 넘어 마루금에 복귀했다만 길 상태가 너무 안좋다 (그대로 임도따라 가는편이 나았다)


우측 아래로 임도가 멀어졌다 붙었다가 한다. 능선이 남쪽 ×353봉으로 갈라지는 지점에서 정면 임도로 내려서야 하는데 길이 없다. 임도 절개지를 줄줄 미끄러져 내려서니, 역시나 임도는 왼편으로 내려가고 마루금은 정면 싸리나무 수북한 산길이다. [멋진사람들] 리본하나 걸려있다. ‘리본도 멋진곳에 걸어 놨구만~’. 그대로 내려가는 임도를 따라가면 발귀현 남쪽 전차포사격장을 지나 발귀현에서 만난다.

 

 


발귀현 (285m)

솔갈비 폭신하게 밟히는 숲속길을 이리저리 돌아 내려오니 좁은 시멘포장길인 발귀현에 떨어진다. 우측 신대리쪽으로는 찻집같은 [다소망] 간판이 있고, 왼쪽 신론리쪽으로는 삼거리에 [갈기산횟집] [화이트밸리] 간판이 보인다. 벌겋게 익은 수박통이 화끈거리는데 왼편 바로 아래 논이 보인다. 달려가 논물에라도 얼굴을 쳐박고 싶은 심정이다. [포병사격장] 간판이 보인다. 총알도 아닌 대포알이니 더 조심해야겠다. 그늘에 앉아 라디에이터 식히고 앉았으니 승용차 한대 먼지를 날리며 지나간다.


[발귀고개, 발귀현(發歸峴), 발귀너미-고개] : 서거른다리와 경기도 양평군 신대리 새터 사이에 있는 고개. 고려 말에 왕씨(王氏)들이 동거른다리로 피란와서 살면서 고려의 옛 서울 송도가 그리워 날마다 이 고개까지 왔다가 저녁이면 되돌아갔다 함

유래는 그럴듯하나, 송도를 그리며 멀리 바라볼만한 고개가 아니다.

 

 

 

 

(발귀현)

 

 

 

(갈기산)

 

 


앞 능선 너머로 갈기산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쳐다보니 까마득하기만 해 저걸 어째 수월케 재끼는 수가 없을까, 오만 궁리를 해보지만 ‘두발로’ 가는 외에는 방법이 없다. 285에서 685까지, 400m 라는 답을 만들어내니 더 힘이 빠진다. 계산하지나 말걸...


금물산에서 본, 그 철탑을 따라 올라간다. 붉은색 둥근기둥의 철제 송전탑은 어마어마한 크기다. 철탑번호 25. 이것도 2등철탑인가. 그나마 길이 넓어 걸리는게 없으니 좋다. 20분간 흐느적거리며 올라서니 ×440봉이다.


아예 마음먹고 배낭 내던지고 퍼질러 앉는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두 발이 천근무게다. 신발 벗어 발바닥을 주물러주고 달래며 다시 올라간다. 다음봉에 역시 거대한 철탑인데 260번이다. 철탑 주위로 칡넝쿨이 뒤엉켜 발 디디기가 순조롭지 않다.


철탑을 내려오니 왼편으로 잠깐 임도를 만난다. 앞 봉우리도 제법 뾰족한데 겨우 하나 재껴준다. 가뭄에 단비를 만난 듯 쾌재를 부르며 임도따라 한바퀴 돈다. 갈기산 역시 시루봉처럼 우측으로 휘돌아 오르는데, 남쪽 비탈의 바위절벽이 햇볕을 받아 빛이 난다. 길은 더욱 가팔라지고 숨은 더 뜨거워진다. 바람한점 없고 이제 벌목 더미까지 마구잡이로 널부러져 있어 발걸음마저 서로 엉키고 꼬인다.


북서로 오르다가 남서로 꺾이는 봉우리 (580m)은 왼쪽 어깨로 살짝 스쳐 지나며 평탄해진다. 아직 작은 봉우리 두어개 남았지만 벌목잔해도 더 이상은 없어 큰 난관은 다 지난 모양이라. 갈기산 봉우리가 소쿠리 엎어 놓은 것처럼 눈앞에 다가와 있다. 안부에서 바람이 잠깐 일렁인다. 그 순간을 놓칠까 얼릉 허리끈 풀고 까내린다. 바람마저 얼마나 귀한지 찜질방 사우나가 따로없다.


철탑봉에 올라서니 갈기산까지는 아직 한봉우리 더 남았다. 다음봉우리에는 [갈기산0.2 신대(새터)1.6km] 이정표가 있고, 다시 오르는 중에 절벽바위, 부부바위 팻말이 있으나 관심을 끌만한 바위는 아니다.

 


갈기산 (葛基山 △685m)

원래 발기산이 아니었던가. 어찌 이리도 힘 좋게 발딱 서있단 말이가? 완전히 그로기 상태다. 이어지는 능선으로 큰 돌탑이 두개 있어 그 사이에 배낭을 내리고 두 다리 길게 펴본다.


낡은 삼각점에 정상석이 두 개다. 바위위에 올려놓은 [葛基山 (不動山)] 정상석은 청운면 새마을지도자협의회(96.11.27)가 세웠다는데,  96년이면 13년 전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산경표가 세상에 제대로 알려지기 전인데 ‘부동산’을 새긴걸 보면 아마도 마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부동산으로 불려진 모양이다. 움직이지 않는 산, 그만큼 육중하고 무게가 있음을 말함일 것이다.

 

 

 

 

 

 

 

(용문산)

 

 


벗어놓은 윗도리가 다 마르고서야 일어났다. 평소에 물을 많이 안 먹는 체질인데 오늘은 두 통(1리터짜리 두 개)이 모자랄 지경이다. 거의 하마 수준인 장산이 들었으면, 꼴랑 2리터로 아홉시간을 버티는게 불가사의할 일이다만 내가 물 두 통 비운거도 처음이지 싶다. 


서쪽으로 내려서면 [고론공원2.5 용화사3.1km] 왼쪽은 고론공원 직진은 용화사다. 고론은 신론리에 있는 상고론, 하고론 마을을 말하고, 용화사 역시 신론리에 있는 절인데, 일단은 용화사 방향대로 간다.


전망바위

지난구간 오음산에서 내려오다가 삼마치가 내려다보이는 그 바위와 흡사한 그림이다. 멀리 신당고개로 내려앉는 능선이 다 보인다. 송전철탑이 함께 간다. 금물산에서 보던 용문산이 조금은 더 선명해진 듯하다만 아직도 가맣다. 이제 내려가기만 하면 되나. 직선거리 2.9km 정도인데 내리막이니 1시간이면 될라나. 바로 아래 소나무와 어우러진 전망바위가 있는데 조망은 아까와 동일하고, 그대로 넘어갈 수도 있으나 우측비탈로 내려가는게 더 안전하겠다.


나무에 걸린 이정표에 용화사는 어디가고 청운사로 바뀌었다. ×523봉을 지나면 우측이 벌목으로 터진 조망에 신당고개 오르는 국도와 커다란 저수지가 보인다. 바로 아래 임도가 보여, 임도로 내려설 곳만 찾는다.


임도에 내려서고는 정면을 가리키는 [삼성리(신당)2.5km] 방향이다. 여기는 거의 임도와 맞붙어 이어지는 마루금이라 외면할 일이 없다. 20분간 임도 탐구 후에 임도가 왼쪽 아래로 U자를 그리며 내려갈 즈음 정면 둔덕으로 올라선다.


올라선 봉우리에서는 우측인데 길이 잠깐 보이지 않다가, 철탑 우측으로 내려오니 길이 살아난다. 아래로 신당고개 주유소가 보이고 차 소리도 크게 들린다. 이어 국도 절개지 위에 서게 되고, 도로가 내려다보인다. 좌든 우든 돌아내려야 하고, 선명한 길 흔적은 왼쪽이다만 왼쪽으로 내려가면 도로 건너편 들머리와는 마주보게 되나, 계속 이어갈 것도 아니고 마치는 장면이라 우측 휴게소쪽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을 택한다. 겨우 밟은 흔적을 따라 내려가니 휴게소 입구로 떨어진다.


 

신당고개 (神堂峙 225m)

양평에서 설악산 한계령으로 가는 44번 국도. 고속도로 휴게소만한 ‘홍천휴게소’가 있다. 먼저 내려온 사람들이 나무 그늘에 진을 치고 앉았다가 캔맥주를 건낸다만, 나는 따로있는 내 술(!)을 찾아 휴게소로 간다. 화장실 세면대에 머리 쳐박고 벌겋게 단 라디에이터부터 식히고, 냉장고의 게토레이 한병을 숨도 안 쉬고 털어 넣었다.


 

 

 



 

 

 

 

 

 

두로봉~3.3~상왕봉~2.3~오대산비로봉~1.9~호령봉~10.1~용평면계(×1462)~2.4~계방산~3.9~운두령~5.9~보래령~3.2~자운치~5.6~불발현~0.8~청량봉분기점~7.8~구목령~3.4~삼계봉분기점~2.8~봉복산(-1.1)~3.8~운무산~4.7~먼드래재~4.4~수리봉~5.6~대학산~3.5~장승재~2.1~덕구산~4.0~응곡산~3.8~만대산~3.1~작은삼마치~4.0~오음산~2.4~삼마치~8.8~금물산~2.1~시루봉~2.3~발귀현~3.8~갈기산~3.3~신당고개~6.3~통골고개~2.0~밭배고개~6.5~비솔고개~1.5~싸리재~6.7~용문산~3.6~배너머고개~3.4~유명산~1.0~소구니산~1.7~농다치고개~5.6~된고개~1.6~청계산~2.7~벗고개~3.8~노적봉(-0.7)~5.4~양수리.............166.9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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