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추가 도발 나선다면… 동창리 ICBM 시험 발사 가능성”
남북이 새해 들어 고위급 채널을 가동해 수차례 접촉하며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건 서로 필요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정부 입장에선 3월 대선 국면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다음 달까진 의미 있는 남북 간 대화가 이어져야 지난 5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21일 YTN 인터뷰에서 북한이 종전선언 제안에 “조만간 긍정적으로 반응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는 한미 간의 추진 중요성에 대해서는 사실상 공감대가 형성됐고, 이미 밝혔지만 문안에 관해서도 사실상 합의를 봤다”며 “이것을 앞으로 어떻게 북한과 협의해 나가느냐에 관해서는 한미 간 계속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또 미국이 지난해 12월 유엔을 통해 북한에 코로나19 백신 6000만 도스 지원을 제안했고, 북한도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다만 남북미 간 사전 접촉이 서로 입장차로 틀어질 경우 북한이 오히려 올해 네 차례 미사일 도발보다 더 강한 ‘한 방’을 들고 한미를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국정원은 이날 북한이 도발에 나설 경우 평안북도 동창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21일 국정원으로부터 긴급 현안 브리핑을 받고 “북한이 앞으로 무력시위와 담화전 등을 통해 긴장 정세를 조성하고 미국의 반응에 따라 추가 행동 수위를 검토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은 전날 “선결적·주동적으로 취했던 신뢰 구축 조치들을 전면 재고한다”며 핵실험 및 ICBM 시험 발사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아직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에서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