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그림이야기

렌즈로 보는 세상 2009. 7. 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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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외수의 글을 읽을 때마다 당혹스럽다

그의 글엔 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칼이 숨겨져 있다. 그래서일까

작가는 칼이란 테마를 즐겨 사용한다. 시대와의 단절을 위해 산속에서 글을

쓰는 도인이라고 그를 판단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서로 사랑하기 위해서

인간이 살고 있는 것이라면 되도록

내 시들이 사랑하는 일에 도움이 되기를

나는 바란다 당연히 이 사랑은 '자기'나 '그대'따위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지렁이나 이나 쥐나 미친개를 사랑할 수 있는

심미안에의 도움을 말하는 것이다

 

이외수의 풀꽃 술잔 나비 중에서

    

         
 

작가 이외수가 그린 그림에는 작가의 분신들이 숨겨져 있다

한 마리의 새일 수도 작은 움막일수도 있다.
물론 산허리를 감싸 안으며 피어나는 태양의 웅대한 기운이기도 하다.
그는 시대에 굴복하지 않는 자유인이다. 내가 그를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의 그림 속엔, 나를 버리고, 매개물에 나를 얹어 피안의 세계로 보내버린
작가의 무한 자유가 보인다.
 
    
 
연두빛 집에서 살고 싶어라......
그 곳은 평화의 초록과 미만한 연두의 힘이 가득한 곳일 터이니
작가가 그린 그림 속에 이미 환한 희망이 가득하다.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아는 것이다.
 
      
 
이외수는 시인이지만 또한 화가다. 그가 크레파스와
아크릴, 유채를 이용해 그려낸 정신의 풍경에는 작가의 오롯함이
정치적 올바름과 더불어, 삶에 대한 자유를 위해 투쟁하되
매이지 않는 진정성이 녹아 있다.
 
        
 
미술치료 책을 쓰면서 '호흡'의 중요성에 대해 눈을 떴다
우리가 숨을 어떻게 쉬는지, 그 모습을 그 작고 여린 파장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일을 해보자며 내 책 <하하 미술관>에 썼다
 
    
이외수의 하악하악은 바로 우리 내 하악 호흡에서
기인한 책이다. 버겁고 초경쟁이 미학이 되어버린 시대의 풍경을
그 속에서 지치지 말고 그래도 살아가자며 우리를 돈독인다.
 
이외수가 그린 정신의 풍경 속엔
언제나 초록을 유지하는 한 그루의 나무가 서 있다.
오롯하되, 바람의 결에 인사하고, 나를 스쳐가는 미풍을 껴안는
나무의 속내는 향기롭다. 작가 이외수의 글을 읽을 때마다 그런
송진냄새가 내 안에서 품어져 나오는 걸 느낀다.
 
         
 
바다 속엔 많은 물고기가 산다
그들도 자유롭게 물 속을 유영하는 듯 보이지만
하루의 삶을 위해, 기계적인 반복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것이 삶이다. 창의력과 발전, 자기 개발의 논리로 무장한 출판의
숲을 돌아다니다 보면,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슨 엄청난 죄를 지은 것만 같다.
 
그저 우리는 자맥질 하며 살아갈 뿐이다.
그것이 인생의 단면을 구성하기도 한다는 걸 이제는 받아들이고 싶다.
 
        
 
하악하악을 읽다가 정말 좋은 구절을 만났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 부패하는 인간이 있고 무르익는 인간이 있다는 작가의 말
결국 어떤 것을 선택할 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말도 와 닿는다.
 
   
 
나는 과연 상처를 끄집어내 계속 나를 파괴하는 행동을
하진 않았는지 다시 물어본다. 나 또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의 미풍을
맞고, 순정품의 물을 맞으며 더욱 숙성되어지는 음식이 되고 싶다.
 
그때 사람들이 나를 먹어도 행복하리라.'누군가에게
나의 살점 하나 테어주고, 그 상처을 곰삭이도록 도울수 있다면.
 
  
 
이외수의 황색 그림엔
진부한 미술적 수사로 설명하기 힘든 힘이 넘친다.
그 힘은 나를 감싸며 나를 둘러싼 관계의 빛깔을 보라고 말한다.
 
한 잎파리속에도 나무가 그를 둘러싼 자연의 풍광과
상호교류한 모든 결과값들이 각인 되어 있듯, 우리 내 삶도 그러할거다
 
 
이외수의 <하악하악>을 읽어보니 멋진 말이 나왔다.
망각의 강 속에 뭍어두어야 할 사람을 환대하고, 시간이 흘러도 기억의
강기슭에 놓아둔 사람을 잊은 것은 아니냐고.
 
생각해 보니 그렇다. 나에게 잠시 주어지는 달콤한 권력과
인기, 돈과 명예로 인해, 맺지 않았어야 좋았을 관계에 천착하고 있던 나를
바라보게 하는 작은 아포리즘이었다. 감사한다. 이외수는 선생이다.  
 
 
 
그릇은 비어있을 때, 무언가를 채운다. 아니 채울수 있다.
다시 말해 그릇의 직능을 오롯이 되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나는 이미 가득차 버린 내 그릇의 내용물을 버리지 못한채, 내려놓지 못한채
더 달라고 강권하지 않는지, 그런 내 자신을 되돌아 보고 싶다.
 
많이 가벼워지고 싶다. 비우고 싶다.
아픈 이들을 마음, 상처의 풍경을 내 그릇 속에 넣고 봉인한 후
시간이 지나 별로 승화된 그 상처를 사람들과 함께 보면서 웃기를 원한다.
이외수의 하악하악이 하악호흡으로 우리에게 격려를 주었다면
난 그가 그린 노란색 희망의 집을 글을 통해 짓고 싶다.
 

 

 

The Angels Sing - 16 Of Th... - You Raise Me Up | 음악을 들으려면 원본보기를 클릭해 주세요.

 

출처 : 김홍기의 문화의 제국
글쓴이 : 김홍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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