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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보는 세상 2015. 3. 23. 06:30

 

 

 

 

내가 처음 기차를 타 본 것은

초등학교 6학년 가을 서울로 수학여행을 왔을 때이다.

산골마을에서 면소제지에 있는 학교만 왔다 갔다 하다가

가끔 읍내 장이라도 가는 날은

걸어서 가거나 비포장도로를 터덜거리며 달리는

버스를 타고 갔기 때문에 기차를 탈 일은 전혀 없었다.

걸어서 영주장에 갈 때면 기찻길 옆을 걸어가는 곳도 있었다.

그 때  부~~~웅 하는 기적소리를 내면서 달리는 기차는

늘 타보고 싶은 신기한 탈것이었다.

그런 신기한 기차를 서울로 수학여행을 오면서 탔으니

그 신기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아침에 평은역에서 탄 완행열차를

저녁 어스름이 내릴 때쯤에 서울에 내렸으니 하루 종일을 기차를 탄 셈이다.

중앙선 완행열차를 타고 오면서 조금 큰 역으로는

영주역, 단양역, 제천역, 원주역, 양평역을 지났지만

이름도 모르는 작은 역들의 수없이 지나쳤었다.

그 때 지나쳐오던 작은 역의 느낌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역,

지금은 폐역이 된 양평군 지평면에 있는 구둔역을 다녀왔다.

 

 

 

 

지평면을 지나 도착한 구둔역으로 가는 일신리 입구에 있는 안내석.

카메라맨 형상이 있는 것은 이 마을이

영화체험마을(아마추어영화인의 마을)이기 때문인 모양이다.

 

 

 

 

 

네비양이 안내하는 대로 찾아간 구둔역은

예전 수학여행 올 때의 그 때 그 모습으로 다소곳하게 서있다.

마치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여행을 떠나던 평은역처럼.....

한 번쯤 손보았을 것 같은 지붕이며 출입문을 제외하고는 옛날 모습인 것 같은 구둔역은

일제강점기였던 1940년 4월 1일

청량리에서 강릉과 태백을 연결하는 중앙선의 역으로 시작했단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이용하는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간이역이 되었단다.

그리고 청량리~원주간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기존노선이 변경되어

2012년 8월 16일 폐역이 되었단다.

당시 구둔역은 지금의 자리에서 1km 떨어진 새 역사로 이전되었다가

2013년 구둔역이라는 명칭이 일신역으로 변경되면서

현재 구둔역이란 폐역이 되었단다.

 

 

 

 

구둔역은 2006년 12월 4일 등록문화재 제296호로 지정되어

우리의 근대문화유산이 되었다.

폐역이 되어 사라질 수도 있었을 운명이

이렇게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존되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다.

 

 

 

 

문을 열고 대합실 안으로 들어가 본다.

마치 시간이 정지된 느낌이다.

페인트 칠한 나무의자의 느낌도 옛날 그대로이고

마지막 열차시간표와 요금표도 그대로이다.

어른이 되고 나서도 가끔 기차를 타고 서울을 오르내렸으니

그 때도 이 역을 지났을 텐데도 기억에는 없다.

그런 역에서 나는 추억을 새긴다.

저 낙서의 주인공처럼 말이다.

 

 

 

 

 

역무원이 표를 팔던 창구 너머의 사무실도 그대로 멈춰져있고,

구둔역을 지켰던 마지막 역장의 사진 한 장이 위태롭게 세월을 붙잡고 있다.

 

 

 

 

대합실 밖으로 나가본다.

구둔역이라는 이름을 단 더 달리고 싶을 열차가 세워져있고

그 앞에는 소원나무가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는 않은 모양인지 소원지는 적다.

 

 

 

 

 

 

플랫홈으로 들어가본다.

청량리 방향과 강릉 방향으로 가는 철길이 시원하게 뚤려있다.

한때는 철마들의 길이었던 철로,

이제는 영화 '건축학개론'의 수지와 제훈이를 따라하는 연인들의 길일 것 같다.

 

 

 

 

 

 

구둔역에는 유난히 간이의자가 많다.

플렛홈에도 있고 역마당에도 있다.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들을 위한 의자인지

아니면 동네 노인들의 쉼터인지는 모르지만

의자에 써놓은 글이 지금의 구둔역과 딱 어울리는 글이다.

 

 

 

 

 

구둔역이 수련원으로 쓰이기도 하는 모양인데

관리가 너무 허술한 것 같다.

화장실은 도저히 사용할 수 없이 오염되어 있다.

도저히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길이 보전하자면 확실한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

 

 

 

 

 

 

한때 이 구둔역을 이용하던 사람들은 외지로 나가고

드문드문 들어서는 전원주택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는 구둔역 앞 동네.

건물들이 옛날과 현재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그런 동네의 모습처럼 구둔역도 문화유산에 걸맞은 환경이었으면 좋겠다.

옛것은 보전하되 현대에 맞게 찾는 사람들을 편리하게도 했으면 좋겠다.

관리도 철저히 하고 작은 구멍가게라도 하나 쯤 만들어

새로운 추억의 공간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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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으니 더 관리가 소홀한가봐요.
그러다보면 더 이상하게 망가질텐데......
어딜가도 요즘은 화장실이 깨끗하게 관리가 잘 되어 있던데
여기도 신경을 좀 써야겠다 싶어요.
잘 보았습니다.
정말 추억속의 그림입니다
관리를 잘하셨네요

정겨운 간이역입니다^^^^
딱딱한 의자가 옛 역사의 숨결을 느끼게 해 줍니다.
추억의 장소가 되어 버렸네요.
종종 찾아오는 이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구둔역 옛스런 모습이 추억을 떠올리게합니다.

옛스런 구둔역과 철길을 관리잘하여

다양한 테마로 관광지로 만들면 좋겠습니다.
예전 어렴풋이
어릴적 철길로 걷던
기억이 납니다~~

구둔역에 머물다 갑니다
반갑습니다.월요일 저녁 시간입니다.
소중하고 값지 자료 감사히 보고 갑니다.
편안한 저녁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고맙습니다.
저는 기차를 초딩 4학년때 타봤네요 ㅎㅎ
옛모습을 떠올려 봅니다 ^^*
저도 국민학교 4학년 소풍때 처음 기차타 보았어요
불국사 소풍때~ㅎㅎ
추억에 젖게하는글과 기차여행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좋은글 잘 보고 감니다
편안하신 시간 되셔요
근대문화유산으로 등재가 되어있군요
옛추억이 많이 났겠습니다
참 정감이 느껴지는
소박한 역사입니다.

역사 앞에서 붕어빵 구워 팔면서
방문객들에게 역의 소소한
이야깃 거리를 전하며 사는것도
재미있을것 같습니다. ㅎㅎㅎ ~~.
양평에 있는 폐역이 되었다는 구둔역은 처음들어본 역입니다.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이 되었으면
관리가 더 잘되어야되겠지요.
아련한 추억이 깃든 역
지금은 페역되여 근대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관리가 잘 되어 오래도록 보존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간이역이 참 정겹군요!!!
구둔역...
우리나라 근대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군요...
건축학개론을 보면서
참 추억의 공간이다 생각했는데
넘 멋진 간이역이네요
나도 초등학교 6학년 때
수학여행으로 서울 못미쳐 금곡이란 곳에 갈 때 기차를 처음 타보았답니다.
그때의 설레임이란~!!

지금은 서울 춘천간 전철이 생겨
예전의 기찻길은 레일바이크로 혹은 자전거 길로 바뀌었더군요

춘천역,남춘천역,신남역, 가평,,청평,,,금곡역,...성북역..청량리역/
참 아련하군요
경춘선 옛길도 너무나 아름답지요.
저도 몇 년 전에 가평을 가보고 그 길의 아름다움에 반했지요.
구둔역 오래된 역사가 아련한 옛날을 기억하게 합니다.
그래도 기차를 일찍 타 보셨습니다.
저는 고등학교때 놀러가면서 탔던 기억이...아마도 그게 처음이었을겁니다.
천안에서 정읍까지...내장산 친구들과 가면서 6시간 탔던 기억이 있습니다.
정말 늦게 타셨네요.
저도 늦게 탔다고 생각했는데요.
그래서 더 아름다운 추억이었을 것 같아요.
시간이 멈추어진곳...
화창한 수요일^^
환한 미소 잃지 않는
건강과 행복이
넘치는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우와~~정말 조그맣고 귀여운 역이네요.^^
저는 섬에서 자라서 기차는 성인이 되어서야 구경했어요~ㅋㅋ
하긴 버스도 중학교때 처음 타봤는걸요~ㅎ
지금은 그런 모든 것들이 이곳 구둔역처럼 추억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