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옛날 옛날에

렌즈로 보는 세상 2007. 2. 10. 22:21

 

 

 요즈음 등하교 시간이면 학교 주변 도로가 무척 혼잡한 것을 볼 수있는데,

그것은 부모들의 자기자식 자가용 등,하교 시키기 경쟁에서 비롯된 것 같다.
이런 광경을 보노라면 국민학교 시절

힘들었지만 아름다웠던 하교길이 생각나곤 한다. 

 

 

 

 


 내가 살던 고향집은 학교에서 십리나 떨어진 산골동네라


학교에서 신작로를 따라 절반쯤을 걸어와서 논밭 사이로 난 시골길을 걸어
나즈막한 산을 넘고 다시 좁은 들길을 걸어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 었다.


그 길이 비록 멀긴 해도 한 시간 정도 걸리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 였는데,

우리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노느라, 쉬느라, 

허기진 배를 채우느라

두 세 시간이 걸려 산그늘이 길게

마을을 덮은 뒤에야 도착 하곤했다.

 
수업을 마치고 교문을 나서면

바로 우리가 큰길이나 신작로라 불렀던

미루나무 가로수가 아름다웠던 비포장 도로가 있었는데
지금쯤의 계절에 우린 그 길을 걸을 때면

곧장 신발을 벗어 들고 걸었다.

 

왜냐하면 잦은 비로 인하여

비포장 도로의 차바퀴가 굴러간 자리는

마치 요즈음의 아스팔트 길처럼 표면이 매끄러워서

발바닥이 아프다거나 상처날 일이 없었기 때문이였다.


그러나 그것은 표면적인 이유였고

우리들 마음속에는 들일 하시는 부모님들께서

거의 맨발로 일하시는 것을 보아왔기 때문에

그 힘드시는 것을 알아 뭔가를 아껴야 되겠는데

다른 것은 아낄 것이 없고 검정고무신이라도

덜 닳게 해야겠다는 것이 이유였던 것 같다.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내 아이들은 신발을 들고 다녔던 그 때의
내가 행복했다면 도저히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다.


그래서 어미인 난 그들에게 내가 느낀 그런 류의 행복을 느낄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2002 . 7 .24

렌즈님은 어렸을때도 상당히 생각이 깊었나보네요.
난 그 나이때 저런식으로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생각한다는 일이 불가능했습니다.
아마 지금 렌즈님이 성공한 그룹에 속한 삶을 살아간다면
복을 받아서 그런것일거란 생각입니다.

난 그나이때면 항상 투정만 부렸던것 같은데...
운동화는 초등학교 6학년때 처음 신어 봤었지요.
가을 소풍때...
그 전에는 두 가지 디자인의 고무신이 있었습니다.

흰색과 검정 고무신...
흰색 고무신이 이십원인가 더 비싸다고 했는데,
그 때문인지 주로 검정 고무신을 사 주셨지요.

장난감이 없던 시대에 고무신은
모든 장난감을 대신하는 놀이 기구였습니다.

물에 띄우면 배가 되었고
흙을 퍼 나르면 덤프 트럭이 되었지요.
고무신 앞코를 누르고 흙을 쏘면 총이 되었고
소등에 앉은 파리를 잡으면 파리채가 되었었지요.

어느 비온 다음날
물살이 급하게 흐를때
냇가에서 뱃놀이 하고 놀다가
급한 물살에 떠내려가는 고무신을 잡으려다가
물속에 넘어지는 바람에
물에 떠 내려간 적이 있었는데...

이젠 죽었구나 싶었을때
나를 들어 올려준 인태 아저씨...
그것이 얼마나 고마운 생명의 은인인가
알게 될 무렵...
어떤 이유에선지 농약을 드시고
음독 자살을 하셨지요.
..............

렌즈님은 ...
글을 참 잘 쓰시는것 같아요.
마치 개화기때의 작가글을 대하는 느낌...
읽다보면 알싸해지는 가슴을 느끼네요.
안개낀 강너머에서 아련한 그림으로 남아있는
추억들을 디테일하게 표현을 잘 해 주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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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후에 식자중독에 걸린적이 있었지요.
뭔가를 읽지 않으면 금단현상을 느끼는...

그리고 또 뒤늦은 삼십대 후반쯤에
텍스트 중독에 걸리기도 했구요.
뭔가 찾아 읽는 다는것이 굉장히 좋은 습관 같지만,
뭐든지 중도를 벗어나면 위험한거지요.
일종의 병인거지요 그것도.
그래서 읽는것을 많이 조절하고 절제하려고 애쓰는 편입니다.
중독이 심해지면
거의 일상을 포기하거나 망가뜨려야해서요.

다 고쳤다고 믿고는 있지만,
그 후유증을 알기 때문인지...
어느선에 이르면 최대한 절제하게 되더군요.
오늘은 이것으로 애써 참아 보겠습니다.

기회가 될때
제 블로그에 렌즈님의 주옥같은 추억의 글들을
소중하게 옮겨 담아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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