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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일의 리만 공간 개념 확장에 대한 라이헨바흐의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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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철학

2021. 2. 22.

   [시간과 공간의 철학]의 부록 내용 중에서 발췌했다.

 

    따라서 중력에 대한 기하학적 표상은, 만약 이것이 실제로 측정 도구들과 중력장 사이의 관계를 주장하지 않았더라면, 시각화의 한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경험적 주장은 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이 갖는 인식론적 가치의 기초이다. 중력에 대한 기하학적 해석은 단지 사실적인 주장을 둘러싸고 있는 시각적인 외투에 불과하다. 몸체와 그 몸체를 둘러싸고 있는 외투를 혼동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우리는 몸체를 둘러싼 외투의 형태로부터 몸체의 형태를 추론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동일한 작업을 전기 현상에 대해 하길 바란다면, 우리는 전기장을 측정 도구들의 행태와 관계 짓는 유사한 물리적 사실을 찾아야만 한다. 그래야만 전기장에 대한 기하학적 표현이 허용될 것이다. 그러나 등가 원리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사실은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바일이 변위 연산을 구성하였다고 하더라도, 변위 공간은 측정 도구들의 기하학적 행태를 특성화함으로써 이 도구들의 행태를 적분할 수 있는 종류의 공간이 아니다. 우리는 앞서 46절에서 설명한 바와 같은 강체 물체들의 상상 가능한 행태를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행태는 실제로는 일어나지 않는다. 이는 우리가 새로운 이론에 입힐 수 있는 외투를 발견했음을 의미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새로운 외투가 들어맞는 몸체를 갖고 있지는 않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바일 공간으로 확장하는 것을 대략 다음과 같이 기술할 수 있다. 측정 막대들과 시계들은 중력장의 지시자들이면서 전기장의 지시자들이다. 오직 중력장만이 존재하는 한, 측정 막대들의 행동은 적분가능하다. 즉, 막대들은 경로에 독립적인 길이 비교를 정의한다. 이와 같은 목적을 위해서는 리만 공간만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전기장이 추가되는 순간 적분가능성은 사라지고, 측정 도구들의 행태는 오직 변위 연산의 용어들을 통해서만 기술할 수 있다. 이제 바일 공간은 전기와 중력으로 구성된 장을 위한 자연적인 외투가 된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러한 그림은 물리적 사실들과 일치하지 않는다. 설혹 전기장이 추가된다고 하더라도 측정 도구들의 행태는 여전히 적분가능하다. 이는 다음과 같이 이해되어야 한다. 전기장의 효과가 존재하는 한, 측정 도구들의 행태는 중력장만 있는 경우와는 다르다. 그러나 설혹 전기장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서로 다른 경로들을 따라 운송된 두 개의 측정 도구는 다시 만났을 때 동일한 길이를 가질 것이다. 이는 두 측정 도구 중에서 하나의 도구가 전기장을 통과하여 이동하고 다른 하나는 전적으로 전기장 밖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만난 경우에서조차도 참이다. 우리의 모든 이전까지의 경험은 이와 같은 사실을 입증하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아인슈타인에 따르면) 날카로운 스펙트럼선의 존재가 이를 알려준다. 만약 원자시계들의 주기가 그들의 시공간 경로에 따라 바뀐다면, 완전히 다른 과거를 가진 많은 수의 원자들이 동일한 진동수를 갖는 빛을 복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변위 공간은 전기장과 중력장이 결합된 장 속에서의 측정 도구들의 행태를 기술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중력에 대한 기하학적 해석이 물리학의 진보를 가져오지 않았는가? 물론 이러한 해석이 물리학의 진보를 초래했지만, 이 해석이 진보와 동일한 것은 아니다. 이러한 해석은 결과적으로 물리적 발견을 도출했지만, 이 해석 자체가 물리적 발견인 것은 아니었다. 아인슈타인의 중력 이론에 의해서 주장된 두 가지 사항들이 물리적으로 새로운 것이었다.

 

    우선, 중력과 측정 도구들 사이의 관계는 이전까지는 알려지지 않았던 것이다. 따라서 아인슈타인에 의해 주장된 이 관계는 새로운 사실이다. 변위 과정의 선택된 실현으로 인해 전기에 대한 우리의 기하학적 해석 속에서 중력에서와 대응하는 관계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기하학적 해석은 중력 이론에서 하나의 발견법적 원리로서 작용했다.

 

    다음으로, 중력에 대한 기하학적 해석은 시계들과 측정 막대들에 대한 관계가 중요하지 않은 물리적 이론, 예를 들어 행성 운동 이론에서의 변화들을 이끌었다. 아인슈타인은 뉴턴의 것과 다르면서 더 정밀한 방정식들을 통해 중력장을 기술한다. 기하학적 해석은 한 번 더 발견법적 원리로서 작용한 것이다. 불행히도 전기에 대한 우리의 기하학적 해석에는 이것이 적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새로운 이론은 오래된 이론과 동일한 것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중력에 대한 기하학적 해석이 새로운 물리적 통찰들을 이끌었기 때문에 과학의 역사적 발전 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얻었다는 것을 인식한다. 기하학적 해석 그 자체는 단지 하나의 공식화일 뿐이며, 이러한 새로운 통찰들에 대한 시각화에 지나지 않는다. 전기에 대한 우리의 기하학적 해석을 통해서 우리가 얻은 것은 전기와 관련된 물리적 통찰들에 대한 유사한 공식화지만, 이러한 통찰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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