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고 성실한 연구자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공부하는 과학관의 연구원이자 학예사의 글쓰기 공간입니다.

22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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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느림보 연구자

내가 처음으로 학술지에 과학철학 논문을 투고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은 2020년 여름이었다. 당시 아내가 쌍둥이를 출산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했었는데, 그때 아내를 간호하고 있었던 나는 어떻게든 졸업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학술지에 게재하기 위해 병원에서 틈틈이 한글로 논문 원고를 작성했다. 투고 결과는 ‘게재 불가’였다. 하지만 그해 나는 원고를 수정해서 다시 투고했고, 결국 2020년에 나의 첫 번째 학술지 논문이 출판되었다. 2021년에는 2편의 논문을 국내 학술지에 게재했다. 2021년은 내가 국내의 여러 철학 학회에 가입한 해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나는 총 6개의 철학 학회에 가입했다. 한국철학회, 한국과학철학회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국 단위의 철학 학회이다. 대한철학회, 대동철학회, 새한철..

댓글 일상 2022. 5. 22.

20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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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나답게 살기

육아휴직을 해서 좋은 점들 중 하나는 조용히 자신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나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남는 시간에 이런저런 생각들을 한다. 내 삶에 대해서 생각하면 할수록, 나는 그냥 나답게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내 삶에는 운이 많이 따랐고, 부족함도 많았으며, 행복했던 순간들도 제법 있었다.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나는 지금까지 무난하고 괜찮은 삶을 살아온 것 같다. 삶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학문적 업적이 중요할까? 직장에서 높은 지위까지 승진하는 것이 중요할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으로서는 가족들과 행복하게 하루하루 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매일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면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외부적인 기준에서 볼 때 어떤 평가..

댓글 일상 2022. 5. 20.

14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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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소박한 행복

어제 오후 나는 달성도서관에서 박사학위 논문 초고의 결론 부분을 쓰면서 소박한 행복함을 느꼈다. 설혹 심사위원 선생님들께서 좋지 않은 평가를 하신다고 하더라도 나는 내가 쓴 논문의 원고에 대해 충분히 만족한다. 당연히 원고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많을 것이고, 이런 부분들은 올해 말까지 계속 수정해나가면 된다. 올해 말까지 논문을 수정한다고 해서 이 논문이 심사에서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보장은 할 수 없지만, 올해 말이 되면 대략 박사학위 논문 작업의 90% 이상이 완성되리라 추측한다. 올해 말까지 열심히 작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논문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내 능력의 부족함 탓이다. 하지만 학위를 받지 못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올해 논문 작업에 실패하더라도 ..

댓글 일상 2022. 5. 14.

12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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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퍼즐 풀이를 하는 사람

가끔 부산을 방문하여 은퇴하신 아버지를 찾아뵈면, 아버지께서 스마트폰으로 장기나 바둑을 두시거나 스도쿠 퍼즐을 A4 용지에 출력해서 풀이하시는 것을 볼 수 있다. 여유 시간에 취미로 퍼즐을 풀고 계시는 것이다. 장기는 실제 전쟁 상황과 어느 정도 유사하다. 왕, 호위무사, 대포, 전차, 코끼리부대, 기마부대 등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바둑의 경우 장기보다 가능한 경우의 수들이 많아 더 변화무쌍하지만, 장기와 달리 실제의 상황과는 약간 유리된 느낌이다. 장기보다 더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규칙을 적용하는 게임이라 그런 것이다. 장기, 바둑과 같은 게임 혹은 퍼즐 풀이는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일을 재미로 하는 사람이 아니라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장..

댓글 일상 2022. 5. 12.

11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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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염두에 둔 독자

나는 글을 쓰면 블로그 또는 페이스북에 올린다. 블로그에 올리는 글은 페이스북에 올릴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블로그가 더 우선된다. 그런데 나의 블로그의 경우 방문자가 많지 않고, 설혹 방문하더라도 글만 읽고 댓글을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종종 내가 독백하는 글을 쓰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그래도 나는 글쓰기 활동을 좋아한다. 글쓰기는 거의 돈이 들지 않으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또한 육아휴직 기간에는 상대적으로 내 주변에 대화할 사람이 많지 않아, 나는 글쓰기와 같은 형식으로라도 언어적 활동을 계속해 나갈 필요가 있음을 느낀다. 나는 사실 블로그에 글을 쓸 때 염두에 둔 독자가 있다. 그것은 바로 나의 가족들이다. 틈틈이 내가 삶에 대해..

댓글 일상 2022. 5. 11.

10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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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난 4월까지 내 나름대로 열심히 육아와 논문 작성을 했다. 장모님과 부모님께서 많이 도와주신 까닭에 논문 작성 작업은 어느 정도 마무리를 했다. 이제 쓴 글을 다듬고 고치는 일이 남았고, 이 일을 5월과 6월 중에 진행하려고 한다. 하반기에는 논문 심사를 받으며 계속 논문을 수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육군에서 3년 4개월 동안 일했다. 나는 한국장학재단과 국립대구과학관에서 10년 동안 일했다. 나는 내가 이상과 같은 13년 4개월 동안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충실하게 노동했다고 생각한다. 올해 1년 동안의 육아 휴직은 아이들과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다. 내가 사용하는 휴직은, 국민이 있어야 나라도 있는 것이기에 미래가 될 아이들을 잘 키우기 위해 국가가 국민에게 제도적으로 보장한 것이다. 나는 한..

댓글 일상 2022. 5. 10.

07 2022년 05월

07

일상 끝없는 싸움, 끝없는 도주

싸움은 끝이 없다. 왜냐하면 살아있다는 것은 곧 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쉬는 때조차 싸우는 도중에 있다. 어쩌면 더 잘 싸우기 위해 쉬는 것인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것은 많은 경우 왜 싸우는지조차 모른다는 점이다. 대부분 생명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 세계에 태어난다. 태어나면서 직면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혹독한 경쟁이다. 살아남기 위해 본능적으로 싸우다 보면 어느새 싸우며 사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이런 싸움의 과정에서 몇몇 개체들은 목숨을 잃는다.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는 경우가 있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다. 인간의 마음과 자아는 인간이 개성을 발휘하여 서로 경쟁하면서 사회를 유지하게끔 해주는 정교한 장치인데, 이 장치의 작동에 문제가 발생하면 인간은 견디지 못한다. 나는 나의 마음에..

댓글 일상 2022. 5. 7.

03 2022년 05월

03

일상 자신의 리듬을 잃지 않는 것

오늘 저녁에는 온라인으로 아주 유용한 워크숍에 참석했다. 한국과학철학회에서 주최한 워크숍이었다. 2명의 저명한 과학철학자께서 국제 및 국내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주셨다. 나는 두 교수님의 발표를 아주 흥미롭게 들었다. 그리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나 역시 해외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결코 나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지 않으며, 그저 매일 내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힘쓸 뿐이다. 지난 4월에는 수학사 및 리만과 헬름홀츠의 논문을 읽고 상대성 이론의 철학적 배경에 대해 글을 썼다. 이 글을 기우항 교수님께 보내드렸는데, 감사하게도 교수님께서 어제 직접 나에게 연락을 주셨다. 30분 정도 진행된 대화에서 나는 수학자 카르탕이 1940년대..

댓글 일상 2022.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