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2019년 11월

07

느낌있는 詩 가을의 끝자락 - 황현중

가을의 끝자락/ 황현중 생각하면 목이 메는 사람들이 있다 어머니, 아버지 황망하게 서울로 떠나간 울 누나의 뒷모습 그것이 사랑인지도 몰랐던 유년의 그 소녀 기우뚱, 산자락 하나가 그림자를 부려 놓는다 바람이 저문 햇살을 물레질하고 붉은 노을 한 폭이 시린 발목에 꽃대님처럼 나를 묶는다 그리운 사람들은 슬픔 속에서만 늘 온전하게 다가온다 이 가을의 끝자락 또 한 번 바람 부는 언덕에 서서 외로운 은사시나무로 떨지라도 오늘의 내가 그러한 것처럼 살포시 눈감으면 고운 빛 서럽게 젖어드는 깊은 가을 속 마디마디 서린 이 풍경과 이 그리움을 먼 훗날의 나에게 뜨겁게 선물한다 2019-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