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외 여 행

비회원 2005. 12. 7. 20:52
첫 여행지는 히로시마였다.  첫 날 묵게 될 곳은 고베였지만 해가 떠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신간센에서 보낸다는 것이 아까워 고베는 해가 저물녘에 가기로 하고 해가 남아있는 시간을 이용해 히로시마를 보기로 했던 것이다.

 

 

지난 도쿄여행에서는 거의 여행 대부분을 도쿄에만 머물렀었기 때문에 신간센을 타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KTX를 안타본 것도 아닌데 은근히 기대됐다.(' ' )::

신간센은 빠르다.(당연한 걸.(-_- )::) 그런데 나름의 시스템을 알고 이용하면 보다 빠르게 이용할 수 있는 게 일본의 철도 시스템이다.  내가 여행한 하카다-오사카 철도를 산요선sanyo line이라 하는데 산요선 신간센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다. 노조미nozomi, 고다마kodama, 히카리hikari가 있고, 히카리는 다시 히카리hikari와 히카리 레일스타hikari railstar로 나뉜다.  JR pass로는 노조미를 이용할 수 없다.  
다 같은 신간센이지만 도착시간에 차이가 있다.  빠른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히카리 레일스타 > 히카리 > 고다마 쯤 된다.  그래서 신간센을 타거나 예약할 땐 먼저 출발하는 열차보다 먼저 도착하는 열차를 타는 게 시간을 줄이는 방법이다.  고다마가 먼저 도착해도 몇 십분 늦는 히카리 레일스타를 타는게 도착이 빠르다.  나는 그걸 몰라 하카다에서 히로시마로 갈 때 고다마를 탔다.(-_- )::
이런 시스템은 JR line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는 뒤에 다시 이야기하겠다.

 

 


평일인데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리고 그래보고 싶은 마음에 비흡연석을 예약하고 지정석에 앉았다.  역시나 평일에, 그것도 예약을 하고 신간센을 타는 사람은 없나보다.  한 사람쯤 더 타고 이대로 히로시마까지 갔으니 말이다.
몇 시간 뒤 고베로 가면서는 예약을 않고 비흡연석에 앉았는데 담배냄새가 났다.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본은 흡연에 매우 관대한 나라인 것 같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그래서 나 같은 비흡연자는 어딜가나 흡연석과 비흡연석을 잘 살펴야 한다.  어쨌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열차 출발 10분 전이라도 나는 꼭 비흡연석을 예약하고 지정석을 이용했다.  
지정석 티켓을  출구에 제출해야 하지만 티켓을 내밀어도 대부분의 역무원들은 JR pass를 요구한다.  결국 그렇게해서 가방 속에 한 두 장의 티켓이 남게 됐다.  나중엔 기념품 삼아 챙기기로 마음을 먹고 그렇게 했다.

 


이번 여행은 빠듯한 경비로 떠난 것이어서 먹을 것을 챙겨갔다.  이런 일이 없었는데 말이다.  한 푼이라도 줄여보자는 의지로 집에서 샌드위치를 만들고, 음료수를 챙겨갔다.  먹어버리면 없어져버리는 것이라 생각하고 짐스러워도 챙겨갔다.  바쁘게 기차에 올라탄 터라 먹을 거리를 구입할 틈이 없었는데 시간도 줄이도, 비용도 줄이도 좋았다.  단, 다 먹어치우기까지 조금 짐스러운 면이 없지는 않았다.  비록 두 끼였지만 말이다.

 


히로시마 시내를 다니는 전차다.  정취도 있고, 가격도 버스보다 저렴하다.

히로시마역은 역사 내 남쪽출구와 북쪽출구가 연결이 안된다.  물론 내가 못찾았을 수도 있지만, 연결이 안되거나 찾기 어렵거나는 엇비슷하다.  그래서 목적지에 따른 출구를 잘 확인하고 나가야 한다.  JR pass를 보여주기만 하면 통과할 수 있으니, 돈은 안드니 상관 없지만 내가 갔을 땐 에스컬레이터가 공사 중이어서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해야 했다.  이쯤이면 한 번에 갈 길을 찾는 게 몸에 이롭다.  평화공원으로 가는 전차나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출구는 남쪽출구였다.

여기서 나는 코인락커를 이용하였다.  여행 전 히로시마 역 코인락커는 400엔인데 역 앞 할인마트 코인락커를 100엔에 이용하여 돈을 아꼈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본적 있다.  나는 이런 정보, 돈을 아끼는 정보에 솔깃하지 않는 편이다.  여행에선 돈보다 시간을 아끼자는 생각이라서.  돈 아끼려면 여행은 무엇하러 가나.
하여간 그리하여 망설임 없이 역 내 코인락커에 가방을 넣었다.  동전을 넣고 열쇠를 돌리는데 열쇠가 안돌아가는 거다.  고장인가 싶어 다른 락커에 넣으려고 반환버튼을 눌렀는데 600엔이 나오는게 아닌가.(>.< )  그리하여 결과적으로 나는 200엔에 코인락커를 이용하였다.

 


히로시마 평화공원의 상징물인 돔.  피폭 당시 사람들은 모두 사망했으며 건물은 저 모양으로 망가졌다고 한다.  자세히 보면 철골이 녹아 휘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어린이 상과 그 앞에 전시된 종이학들.
피폭당한 소녀가 건강을 상징하는 천 마리 학을 접으면 병이 나을 것이라 생각하여 종이학을 접었는데 다 접지 못하고 사망했다고 한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종이학을 보내왔다고.  그것이 전시되고 있었다.  그래서 종이학은 평화의 상징이 됐다.

 

 

 

평화의 종과 평화의 불.
평화 공원을 둘러보고 있으면 이따금식 들려오는 종소리를 들을 수 있다.  관람객 어느 누구도 원하면 종을 칠 수가 있다.  평화의 불은 평화를 기원하는 불로 이세상 핵무기가 사라지고 진정한 평화가 올 때까지 불탄다고 한다.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 http://www.pcf.city.hirishima.jp

히로시마 역 남쪽출구와 북쪽출구 사이에서 방황하느라 꽤 많은 시간을 보내버려 공원을 둘러보고 있는데 금새 어두워져 서둘러 평화기념자료관으로 갔다.

 


원자폭탄이 떨어진 1945년 8월 6일 8시 15분에 멈춘 시계.
(내 생일은 8월 6일.(. . )::)


 

 

 

 

 


히로시마, 고쿠라, 나가사키, 니이카다 중 히로시마가 낙점된 것은 전쟁포로수용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전시관 입구에 상영되고 있는 intro 영상부터 각종 전시 설명에 이르기까지 짧은 영어로도 알 수 있게 되어 있다.  물론 한글 팜플렛도 비치되어 있다.

canon digital ixus 700

평화와 관련하여 히로시마 나가사키를 엮어 여행을 기획해보고 싶었다.  생각만으로 그친 건 잘한 일이다 싶다.(-_- )::  그럼에도 히로시마 평화공원은 지나는 길이라면 한 번쯤 들러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konica centuria 100, canon AE-1

필름으로 담은 돔과 종이학.
교토를 제외하곤 필름으로 찍은 사진이 몇 장 없어 어떻게 배치해야 할까 고민이 된다.


tip.
JR 신간센 예약 ¥0
히로시마 전차 ¥150
히로시마 평화기념자료관 ¥50

 
출처 : 블로그 > finished umbrella | 글쓴이 : 작은 미디어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