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넓은 집

(연이의 그림일기)

일상 그리고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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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

2019. 8. 22.



  


아이들이 전주에 방을 얻어 분가한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주 1회 이상 큰아이가 집에 오다보니 그때마다 작은아이 먹을 반찬을 만들어 보내고 있다

 엄마가 해주는건 대체로 잘 먹는 편이지만 가리는것도 많고(오이 가지 버섯 등등)

 나물반찬이나 밑반찬(각종 조림류)도 거의 먹지 않다보니

대부분 냉장고에 넣어두고 이틀 안에 먹어야하는 것들 뿐이다

이왕이면 겹치지 않게 만들어 보내려고 사진을 찍어두는데,

큰아이 출근시간에 맞춰 서두르다보면 사진 찍는걸 까먹기 일쑤다







구례 산수유마을 인근에 있는 지리산 가족호텔 예약을 하고

정엄마와 언니, 조카와 나, 이렇게 여자 넷이서 지리산으로 1박2일 피서를 떠났다


가는 동안 조카에게 구례에서만 먹을 수 있는 맛있는 먹거리를 찾아보라고 했다

조카가 열심히 검색한끝에 섬진강 재첩 비빔국수와 재첩회가 맛있다는

음식점 주소를 네비에 찍고서 잔뜩 기대에 부풀어 도착한 곳은

당황스럽게도 구례-하동간 19번 국도변에 있는 간이휴게소였다


뜻밖의 장소로 안내를 마친 카카오네비는 더 이상 말이 없고,

"간이휴게소면 어때, 맛있으면 되지. 섬진강 경치도 너무 좋네~" 하며

당황한 기색을 감추고 차에서 내렸건만 휴게소에서 파는건 고작 컵라면이 전부였다


결국, 점심은 하동 화개장터까지 내려가서 표고버섯찰솥밥을 먹었다









점심을 먹고서 피아골 연곡사앞 계곡엘 갔는데,

어이없게도 그때부터 머리가 너무 심하게 아팠다

피아골 계곡의 물은 그다지 시원하지 않았고 ,

무엇보다 시작부터 강도 10으로 시작된

두통때문에 제정신이 아니었다


 계곡에서 한 시간정도 보낸 다음 숙소 체크인을 하고

다시 산수유마을에 있는 계곡에 들었지만

제정신이 아니기는 마찬가지....


낮에 맛집 검색에 실패한 조카는

저녁식사만큼은 반드시 성공하겠다며 다시 폭풍검색을 한 결과,

숙소 근처에 있는 '산촌 닭집'에서 능이백숙을 먹기로 했다


심한 두통때문에 쉬고 싶었지만(더구나 난 닭을 좋아하지 않는다),

함께온 가족들에게까지 나의 몹쓸 컨디션을 공유하고 싶지 않아서

그냥 갔는데 세상에 이런 맛이~~~ㅎ

태어나 닭고기를 그토록 맛있게 먹어보긴 처음이다

그것도 강도 10의 두통이 찾아온 상태에서..........


다음날은 아침일찍 언니가 주관하는 예배를 본 후에 아침식사를 하고서,

성삼재에 올라 잠시 서늘한 지리산의 공기를 흠씬 들이켠다음

뱀사골 계곡에서 두어 시간 탁족을 하였다


뱀사골에 있는 동안 하늘빛이 너무도 푸르고 깨끗해서

이런날은 미세먼지가 한 톨도 없을거란 얘기를 나누기도 하였는데,

인월에서 지리산 흑돼지 삼겹살을 먹고난 후 집에 오는길에 바라보는 하늘빛은

 우리가 지리산에서 보았던 그 하늘과 공기가 아니었다


한때는 시도때도없이 지리산이 그리워 몸살을 앓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지리산에 가고도 산에 들지않고 계곡물에 발만 담그고와도

아쉽지 않을만큼 내인생의 강물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음을 새삼,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