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넓은 집

(연이의 그림일기)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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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이야기

2021. 4. 14.

 

보리와 함께 맞이하는 세 번째 봄이다

 

공원 주변 재개발로 인해

원주민들이 하나둘씩 이사를 했고,

잡풀우거진 곳에 연분홍 꽃을 피우던

커다란 매화나무도 어디론가 이사를 가고,

빈집 화장실 옆에 둥지를 틀었던 보리도

지난해 늦은 가을에 대문밖 처마밑으로 이사를 했지만,

보리와 함께 걷는 봄날의 풍경은 여전히 눈이부시게 아름답다

 

 

 

물 한 그릇

 

어떤 고운 임이 떠다 놓았을까

목을 축일 물 한 그릇

 

공원 폐가 잠긴 문밖에 마련된 개집

들판에서 데려온 유기견을 위한 마음

 

고운 임 얼굴 흔들리다 잔잔해지면

가끔씩 거울을 들여다보는

보리라는 이름을 얻은 개의 눈길

 

벚꽂잎도 날아와 수를 놓고

밤이면 달님도 찾아오는 그릇 속 물 거울

 

먼 곳 임의 마음 불어와

가만히 흔드는 물 주름

개의 등을 쓸어주는 손길

 

어떤 고운 임이 떠다 놓았을까

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물 한 그릇

 

..2021. 봄날에 보리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