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사회

세상다담 2008. 7. 23. 15:49
지은이
출판사
창비
출간일
2007. 7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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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품 자세히 들여다보기!  (출처 : Daum 책)
소설은 전쟁과 국경, 인종과 종교, 이승과 저승, 문화와 이데올로기를 넘어 신자유주의 그늘을 해부하는 동시에, 분열되고 상처받은 인간과 영혼들을 용서하고 구원하는 대서사를 펼쳐 보인다. 한겨레신문에 연재된 것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아 엮은 것으로, 속도감 있는 문장과 감동적인 내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작가 황석영

1962년에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통하여 등단하고, 197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탑」과 희곡「환영(幻影)의 돛」이 각각 당선되어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객지』, 『가객(歌客)』등이 있으며, 대하소설 『장길산』(전10권), 장편소설 『무기의 그늘』,『흐르지 않는 강』과 희곡집 『장산곶매』, 광주민중항쟁 기록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등을 펴냈다. 만해문학상, 이상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책 속으로

바리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접한 황석영의 『바리데기』...

그런데, '바리공주 이야기'라는 것이 꽤 유명한 거란다. 난 왜 몰랐지?

신지식에게 물어봤다.

 

전국적으로 전승되고 있는 무속신화입니다. <바리데기> 신화라고도 하고, <오구풀이>라고도 하고, <칠성본풀이>라고도 합니다. 신화 중에서도 특히 무조신화는 무속인들이 모시는 무속신들의 본(근본)을 풀이하는 내용이 많은데, 바리데기 신화도 그 중 하나입니다. 특히 마지막에 바리데기가 죽음을 관장하는, 무속인들의 신으로 정좌한다는 점에서 본풀이 신화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당연히 성이 찰 수가 없다. 더 갑갑하기만 하다.

삼국유사와 삼국사기에 적혀있다고 하는 『바리공주 신화』를 읽어보자!

 

옛날에 오구대왕이 있었다. 아름다운 왕비와 함께 행복하게 살았지만, 행여나 왕자인가 고대하다가 공주만 여섯을 낳아 불안에 잠기게 되었다. 마지막 하나만 더 낳되 이번에도 딸이라면 버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일곱번째도 공주가 태어나고 말았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당장 버리되 너무 멀리 버리지 말고 궁궐 뒤뜰에 버리도록 하라." 그런데 궁궐 뒤뜰에 버린 아이를 날짐승이나 들짐승들이 모여들어 보호하는 기적이 일어났다. "전생에 지은 죄가 커서 딸만 점지한 모양이니, 칠공주는 서해 용왕에게 바쳐야겠다." 「국왕 칠공주」라고 새긴 옥함을 만들어 칠공주를 넣고, 버린 공주라는 뜻으로 바리데기라는 이름을 지어 넣었다. 이를 바리공주라 부르게 되었다. 하인들이 바리공주가 든 옥함을 서해 바다에 던졌는데 잠시 후 용솟음쳐 올라왔다. 다시 집어 던졌더니 이번에는 누런 금거북이가 받아서 등에 지고 어디론가 가는 것이었다. 관세음보살이 산다는 보타산은 밤이면 서기가 서리고 낮에는 구름과 안개가 자욱하게 끼고 영롱하기 그지 없었다. 어느 늙은 부부가 이산 아래를 지나다가 바닷가에서 황금빛 옥함을 발견했다. 그 안에는 동실동실한 아이가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하늘에서 내려준 자식이니 우리가 기릅시다." "설마 산 입에 거미줄이야 치겠소. 마침 근처에 빈 집이 있으니 아예 여기서 삽시다." 바리공주는 세 살이 되자 혼자서 문자를 익히기 시작하고 영감이 열려 지혜로운 일들을 하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천안통이 열려 보지도 듣지도 않은 세상일까지 훤히 아는 신동이 되었다. 바리공주가 열다섯 살이 되던 해 오구대왕과 왕비는 병을 얻어 자리에 눕게 되었다. 좋다는 약은 다 써 보고 용하다는 의원은 다 다녀갔지만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었다. 하는 수 없이 점을 쳤다. "대왕은 하늘이 내린 자식을 버린 죄로 얻은 병이니 이 세상의 의술이나 약으로는 나을 수 없습니다." "저 세상 방법이라도 있다면 일러 주시오." "서천 서역국(西天西域國)의 약수를 마셔야만 살 수 있습니다." 오구대왕은 여섯 공주에게 말했다. "너희 중에 누가 부모를 위해 서역국에 다녀오겠느냐?" "서역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 뿐만 아니라 설령 안다 하더라도 이 세상이 아니라는데 어떻게 다녀오라는 것입니까?" 여섯 공주가 다 나서지 않자 부부는 죽는 날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으로 바리공주의 얼굴이나 한 번 보았으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았다. 바리공주는 오구대왕의 사신을 따라 궁궐로 갔다. "어인 일로 저를 부르셨습니까?" "너를 버린 죄로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죽기 전에 얼굴이라도 한 번 보고 싶었다. 부모의 죄를 용서해다오." "당치 않습니다. 제가 서역국에 가서 약수를 떠오겠으니 그동안만 견디어 주십시오." 바리공주는 맏언니의 저고리와 둘째언니의 치마와 셋째언니의 고쟁이와 넷째언니의 속옷을 입고, 다섯째언니의 버선을 신고, 여섯째언니의 댕기를 드리우고 여행길에 올랐다. 약수를 담아올 은동이를 등에 메고 머나먼 여행길에 올랐다. 서역이니 서쪽에 있으리라는 짐작으로 서쪽으로 서쪽으로 가고 가다가 이제는 방향마저도 잃어버렸다. 하는 수 없이 만나는 사람마다에게 물었다. "서천 서역국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보기는 말짱한 사람이 저승에 있다는 나라를 물으니 고개를 갸우뚱거릴밖에 할 말이 없었다. 안다 모른다고 말 할 거리도 아니었다. 그래서 적당하게 저쪽이라고 손짓만 해주었다. 그렇게 헤메다가 빨래를 하는 사람을 만났다. "이 검은 빨래를 눈처럼 희게 빨아 주면 가르쳐 주겠소." 바리공주는 팔을 걷어붙이고 검은 빨래를 백옥처럼 희게 빨아 주었다. "저쪽 길로 가면 다리를 놓는 사람이 있으니 그 사람에게 물으시오." "서천 서역국은 어디로 갑니까?" "무쇠로 다리를 다 놓아 주면 가르쳐 주겠소." 바리공주는 두말없이 무쇠 다리를 만들었다. "이쪽으로 쭉 나가면 탑을 쌓는 사람이 있으니 가서 물어 보시오." 바리공주는 탑을 쌓는 사람에게 말했다. "탑을 쌓아 드릴 테니 서역국으로 가는 길을 일러 주시겠습니까?" "그럽시다." 탑을 다 쌓아 올리자 그가 말했다. "저쪽 산길로 가면 수도자가 있으니 그에게 물어 보시오." 바리공주는 수도자인 스님에게 물었더니 즉시 일러 주었다. 다른 사람들의 일은 다 거들어 줄 수가 있었지만, 구도자의 일은 누구도 거들어줄 수 없는 일이기에 그냥 일러 주는 모양이었다. "더 깊이 들어가면 부처와 보살이 앉아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니라." 바리공주가 말했다. "여기가 서천 서역국입니까?" "날짐승 산짐승도 들어오지 못하는데 어떻게 들어왔느냐?" "오구대왕의 칠공주인데 부모님의 병환을 고치려고 서역국의 약수를 뜨러 왔습니다." "너는 육로로 이미 삼천 리를 왔고 마음의 길로 오만 리를 걸어 왔으나 아직도 그만큼 더 가야 하는데, 그래도 가겠느냐?" "약수를 구하지 못하면 부모님이 죽게 되고 부모님을 구하지 못한다면 저도 살지 못합니다. 처음부터 죽기를 작심하고 나섰으며 어떤 어려운 길이라도 가겠으니 일러주십시오." 아미타불은 바리공주에게 복숭아꽃 세 가지와 금지팡이 하나를 내주었다. "이 지팡이를 던지면 험로는 탄탄대로가 되고 언덕은 평지가 되며, 바다는 못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꽃은 어려움을 당할 때 도움이 될 것이다." 고맙다는 인사를 몇 번이고 드린 뒤 다시 길에 올랐는데, 여기서부터는 이승길이 아니었다. 전생에 죄를 지은 영혼들이 형벌을 받고 있는 지옥의 길목이었다. 가는 곳마다 비명 소리가 낭자하고 구원해 달라는 애끓는 소리가 가던 발길을 멈추게 했다. 바리공주는 복숭아꽃을 그들에게 던져 주었다. 자신의 어려움에 써야 할 복숭아꽃을 지옥으로 던지자 지옥 중생이 고통에서 벗어나 모두 극락으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한참을 가다 보니 이번에는 끝도 보이지 않는 강물이 가로막고 있었다. 바로 이 강만 건너면 서천 서역국이라는데 방법이 없었다. 그는 문득 손에 든 지팡이가 생각났다. 금지팡이가 얼마나 큰 보배인가. 그러나 바리공주는 강물에 던져 버렸다. 그 순간 무지개 다리가 놓여 길을 열어 주었다. 바리공주가 무지개 다리를 타고 강을 건너가니 어마어마하게 큰 무장승이라는 사람이 앉아 있었다. "무슨 재주로 그 험한 열두 지옥을 지났는가? 바람도 지쳐서 쉬어 가는 철로 만든 성은 어떻게 넘었는가? 새의 깃처럼 가벼운 것도 가라앉히는 삼천 리나 되는 강물은 어떻게 건넜느냐?" "약수 뜨러 왔습니다. 부디 일러 주십시오." "여기 다녀가려면 통행세를 내야 하고, 약수를 길어 가려면 약수 값을 내야 하는데 가지고 왔는가?" "약수만 주신다면 먼저 부모를 구한 뒤 다시 가지고 오겠습니다." "이렇게 먼 길을 어떻게 또 온단 말이냐?" "죽으면 혼령이라도 오겠습니다." "그만큼 각오가 크다면 세 가지만 시키는 대로 하거라. 우선 삼 년간은 나무를 해다가 한 곳에 쌓아 놓고, 삼 년간은 저 뜰에 있는 풀을 베어다가 가마솥에 넣고, 다시 삼 년 동안은 불을 지피겠느냐?" "그 길 뿐이라면 하겠습니다." 바리공주는 9년 동안이나 무장승을 위하여 시키는 대로 나무를 하고, 풀을 베고, 물을 길어다 부으며 불을 지피는 일을 했다. "이제 약속을 지켰으니 약수를 주십시오." "9년 동안 함께 살면서 자식을 일곱이나 낳았는데 자식들을 버리고 떠나겠다는 말인가?" "자식은 또 낳을 수도 있으나 부모는 한번 여의면 두번 다시 만날 길이 없으니, 제발 약속을 지켜 주십시오." "참으로 효성이 지극하여 일러 주리라. 그동안 풀을 베어다 삶은 물이 바로 서천 서역국의 약수이니라. 너의 정성으로 9년간 약수를 만들었으니, 이 약수는 너에게만 효험이 있다. 떠가지고 가거라." "무장승님! 부모를 구한 뒤에 자식들을 위해 돌아오겠습니다. 자식을 두고 떠나는 어미의 슬픈 마음을 헤아려 주십시오." "정녕 그렇다면 내가 따라 나서겠다. 이 먼 길을 다시 오지는 못할 것이니." 바리공주는 일곱 아들과 무장승을 동행하여 다시 고향길로 발길을 옮겼다. 그가 돌아오는 길엔 극락으로 가는 천국의 모습이었다. 길마다 거리마다 기쁨으로 가득차 있었다. 남의 기쁜 일을 보며 함께 기뻐하는 동안 어느덧 고향에 당도하게 되었다. 지나가던 어느 나무꾼이 상여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에-불쌍하고 가련하다 오구대왕님 버려라 바리데기, 던져라 던져데기 서역국 약수 길러 떠났건만 약수를 먹지 못해 죽어가는 오구대왕님! 바리공주는 귀가 번쩍 뜨여 나무꾼을 불러세웠다. 은장도를 풀어주며 다시 한 번만 해보라고 졸랐다. 워이 가이 너, 워이 가이 너 저승길이 멀다더니 문턱 밑이 저승길이라 워이 가이 너, 워이 가이 너 길 위에 단군들은 길 위로 내리시오 길 아래 단군들은 길 아래 내리시오 바리공주가 황급히 달려가 상여를 멈추게 했다. 서역국에서 가지고 온 약수를 부모님의 입에 한 모금씩 넣었다. 또 눈에도 몸에도 약수를 뿌렸다. 이게 웬일인가? 죽었던 부모님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듯 부시시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재산 싸움만 벌이던 여섯 공주는 혼비백산이 되어 도망쳐 버렸고, 바리공주만 오구대왕 앞에 앉았다. "이 나라의 반을 너에게 주겠노라." "저는 나라도 재물도 원치 않습니다. 다만 제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어찌 대가를 받겠습니까? 오히려 제가 용서를 받을 일이 있습니다." "용서라니 무슨 말이냐?" "부모님의 허락도 없이 결혼하여 자식을 낳았으니 용서해 주십시오." "너희들의 앞날을 축복해 주겠노라." 이리하여 무장승은 산신제와 평토제수를 받도록 점지하고, 바리공주의 일곱 왕자는 저승의 십대왕이 되어 먹고 살 수 있도록 점지하고, 바리공주는 서역국의 보살 수륙제에서 공양을 받을 수 있도록 점지되었다.

 

컥 생각보다 긴 신화다. 하여튼, 무속인의 신으로써 바리데기...

자신이 아닌 부모님을 위해 고통을 겪는 일곱 번째 공주...

 

황석영의 ‘바리데기’는 부모님을 살리진 못했지만, 많은 고통을 겪어 가고 있다. 기근에 허덕이는 북한주민으로서, 나라없이 항상 쫓기는 난민으로서, 일방적으로 매도되는 이슬람교도 아내로서 등등...

 

작가인터뷰에서 보듯 황석영은 ‘고통받은 고통의 치유사’ 또는 ‘수난당한 수난의 해결사’로서의 우리네 무당을 통해 세상의 모든 아픔과 고통, 수난을 건드리고 있다. 그러나, 신화속의 바리공주가 서천 서역국의 약수로 부모님을 살렸듯이, 오늘날의 바리데기도 생명수를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를 살려주면 좋았을 터인데, 작가는 손을 놓는다.

 

희망이 사라지는 세상에서, 그게 무엇이든간에 반드시 생명수는 있을 거라는 간절함으로 책속의 말을 적어본다.

 

"희망을 버리면 살아 있어도 죽은 거나 다름없지. 네가 바라는 생명수가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만, 사람은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라도 남을 위해 눈물을 흘려야 한다. 어떤 지독한 일을 겪을지라도 타인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려서는 안된다. (p.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