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과 영혼

세상다담 2008. 7. 25. 16:50

건망증에 대해


   텔레비전과 일요일의 축구시합이 일반화되기 전, 게다가 청교도적인 법률이 폐지되기 전에는 일요일에 교회에 가는 것이 매우 당연한 일상이었다.

   부모님은 교회 문이 열려 있을 때는 언제나 교회에 갔다. 주일학교에서 청소년들을 지도하고 기술을 가르쳤다. 교회는 당시 지역 사회의 중심이었고, 부모님은 교회일이라면 안해 본 것이 없었는데 예외가 있다면 성가대에서 노래하는 것 정도였다.

   수요일 밤, 어머니와 아버지는 나를 교회의 유아방에 맡기고 사람들과 어울리셨다. 함께 차를 마시며 밤늦도록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셨다.

   아이는 내 부모님에게 새로운 경험이었다. 결혼한 뒤 13년동안 아이가 없었기 때문에 둘만의 생활에 익숙해져 있었다.

   두 분은 그날 교회일을 끝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침대에 누웠다.

   그런데 그날따라 잠이 오지 않았다. 어머니는 두 시간 정도 뒤척이면서 마음속에서 들리는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뭔가 잊은 게 없나? 아직 해결하지 않은 중요한 일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러자 갑자기 잊은 것이 생각났다.

   “에그머니! 게리를 교회 유아방에 놔두고 왔어요. 벌써 몇 시간 전에 문을 닫았을 텐데...”

   두 분이 정신없이 교회로 달려가 보니 불이 켜져 있고 뒷문도 열려 있었다. 아이 돌보는 사람이 나를 재우다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두 분이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언젠가는 깨닫게 될 거라고 생각했지요.”

   그 이후로 내가 깜빡 잊혀지는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다.

   유아방에 있던 사람은 물론 교회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아이를 잊은 채 집으로 돌아갔던 부모님을 놀리며 한동안 즐거워했다.

   유아방에 남겨졌던 그 기억이 나를 꼼꼼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약속을 어긴 적이 한두 번이 아니고 깜빡 잊고 같은 시간에 두 개의 약속을 잡는 실수를 한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너무 바빠서 마치 자동 조종 장치에 의해 유지되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하지만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는 잊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있게 마련이다.


: 아버지의 위대한 유산, p.90~92, 게리 스탠리, 2008. 5, 위즈덤하우스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