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철학·심리

세상다담 2009. 12. 15. 00:48

로스트 심벌 1로스트 심벌 1 - 10점
댄 브라운 지음, 안종설 옮김/문학수첩

 

 

 

분   야

문학

평   가

추   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경쾌한 책을 읽고 싶은 분

소   개

 

'천사와 악마'의 바티칸, '다빈치 코드'의 파리를 거쳐 이번엔 워싱턴이랍니다. 전작들에 비한다면 뭔가 아쉽습니다.

    

 

 

 

   “리트머스 실험을 해 볼까요?” 랭던이 말했다. “혹시 위더스푼 교수님의 비교종교학 강의를 들은 사람 있어요?”

   몇몇 학생이 손을 들었다.

   “좋아요. 그럼 어떤 이데올로기가 종교로 간주되기 위한 세 가지 전제 조건이 뭔지 알겠군요.”

   “ABC.” 한 여학생이 대답했다. “확신하고(Assure), 믿고(Believe), 개종한다(Convert).”

 

   “맞습니다.” 랭던이 말했다. “종교는 구원의 ‘확신’을 가져야 하고, 논리 정연한 신학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하며, 비신자들을 ‘개종’시켜야 하지요.” 랭던은 잠시 뜸을 들인 뒤 말을 이었다. “그런데 메이슨은 그 세 가지 가운데 하나도 해당 사항이 없어요. 구원을 약속하지도 않고, 뚜렷한 신학적 체계를 가지고 있지도 않으며, 여러분을 개종시키려고 애쓰지도 않지요. 오히려 메이슨의 집회에서는 종교에 대한 논의가 금지되어 있어요.”

 

   “그럼... 메이슨은 반(反)종교 집단인가요?”

   “그 반대입니다. 메이슨이 되기 위한 전제 조건 가운데 하나는 반드시 절대자를 믿어야 한다는 겁니다. 메이슨의 영성(靈性)과 기존 종교의 영성이 다른 점은 메이슨의 경우 절대로 절대자를 정의하거나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신이니, 알라니, 부처니 혹은 예수니 하는 뚜렷한 신학적 정체성을 부여하는 대신 메이슨은 추월자(Supreme Being)니, 위대한 우주의 건설자니 하는 보다 일반적인 개념을 사용합니다. 그들이 서로 다른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결집시킬 수 있는 이유가 바로 그거예요.”

 

   “현실과는 좀 동떨어진 얘기처럼 들리는군요.” 누군가가 말했다.

   “혹은 지극히 개방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랭던이 반문했다. “누구의 신이 더 훌륭한지를 놓고 서로 죽이고 죽는 요즘 세상에, 열린 마음으로 관용을 중시하는 메이슨의 전통은 칭찬받을 만합니다.” 랭던은 강단 위를 천천히 걸으며 말을 이었다. “더욱이 메이슨은 인종과 피부색, 신념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개방되어 있고, 그 어떤 차별도 개입되지 않은 영적인 형제애를 강조합니다.”

 

 

 

 

   현대의 프리메이슨에 대한 인식은 복장 갖춰 입기를 좋아하는 무해한 노인들의 모임이라는 시각에서부터 세상을 지배하는 권력자들의 비밀 조직이라는 견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편차를 드러내고 있었다. 진실은 아마 그 둘 중간쯤 어딘가일 것이다.

   “랭던 교수님.” 뒷줄에 앉아 있던 곱슬머리 남학생이 말했다. “메이슨이 비밀 결사체도 아니고, 기업체도 아니고, 종교 단체도 아니라면, 도대체 정의가 뭡니까?”

   “음, 만약 메이슨 단원한테 그런 질문을 던지면 아마 이런 정의를 내놓을 겁니다. 메이슨은 비유로 가려지고 상징으로 예시되는 도덕 체계다.

 

   “제가 듣기에는 ‘변태적인 사이비 종교 집단’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 같은데요.”

   “변태적?”

   “그래요!” 그 학생이 벌떡 일어나며 대답했다. “그들이 그 은밀한 건물 안에서 뭘 하는지 들은 적이 있어요! 촛불을 켜 놓고 관과 올가미를 가지고 이상한 의식을 거행하지를 않나, 사람의 해골에 포도주를 따라 마시지를 않나, 그런 게 변태가 아니고 뭡니까!”

   랭던은 학생들을 둘러보았다. “그런 게 변태적인 행동이라는 주장에 동의합니까?”

   “예!” 학생들이 입을 모아 대답했다.

   랭던은 짐짓 슬픈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안타깝군요. 그게 여러분한테 변태적인 것으로 들린다면, 여러분 가운데 나하고 같은 사교종파를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겠군요.” 강의실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여성센터 소속의 여학생이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교수님이 사교 종파를 믿으신다고요?”

   랭던은 무슨 음모를 누설하는 사람처럼 목소리를 깔았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세요. 나는 태양신 라(Ra)를 숭배하는 날마다, 고대의 고문 도구 밑에 무릎을 꿇고 의식의 상징으로 피와 살을 먹어요.

   학생들은 다들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랭던은 어깨를 으쓱였다. “혹시 나하고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일요일에 하버드 예배당으로 나와서 십자가 밑에 무릎을 꿇고 성찬식에 참석하도록 해요.

   강의실은 여전히 침묵에 싸여 있었다.

   랭던은 눈을 찡긋하며 말을 이었다.

 

   “친구들, 마음을 여세요. 우리는 모두 우리가 모르는 것을 두려워하게 마련이니까.

 

: 로스트 심벌 1, 55~58쪽, 댄 브라운, 문학수첩, 2009. 12.

  

 

http://blog.daum.net/hjandej2009-12-14T15:48:490.31010

 

 

 

 

"'하느님이 당신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했다'는 창세기의 가르침을 인정한다면, 그 말이 무엇을 암시하는지도 인정해야 하지요. 인류는 절대 하느님보다 열등한 존재로 창조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 말입니다. 누가복음 17장 21절에도 '하느님 나라는 너희 안에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습니까."
"죄송합니다만 나로서는 자기 자신을 하느님과 동등하다고 생각하는 기독교인을 한번도 만나 본 적이 없습니다."
"물론 그렇지요." 벨라미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두 가지를 모두 원하기 때문이에요. 한편으로는 성경을 믿는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대로 믿기가 너무 힘들거나 부담스러운 부분은 그냥 무시해 버리고 싶어 하니까요."
랭던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3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