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독서·토론

세상다담 2011. 3. 25. 00:02

 

 

 

 

  나는 플롯보다 직관에 많이 의존하는 편인데, 그것은 내 작품들이 대개 줄거리보다는 상황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덕분이기도하다. 그 작품들을 탄생시킨 아이디어 가운데 어떤 것들은 다른 것들보다 복잡한 게 사실이지만, 대부분은 백화점의 진열창이나 밀랍 인형처럼 지극히 단순한 것에서 출발한다. 나는 몇 명의등장 인물들을(때로는 두 명을, 때로는 단 한 명을) 곤경에 빠뜨려놓고 그들이 거기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어한다. 내가 할 일은 그들이 곤경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거나’ 그들을 조종하여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그런 일에는 저 요란한 착암기 같은 플롯이 필요하다-그저 일어나는 일들을 지켜보다가 그대로 받아 적는 것뿐이다.

 

  상황이 제일 먼저 나온다. 등장인물은-처음에는 밋밋하고 아무런 특징도 없지만-그 다음이다. 마음속에서 그런 것들이 정해지면 비로소 서술하기 시작한다. 종종 결말이 어렴풋이 보일 때도 있지만 등장인물들에게 내 방식대로 움직이라고 요구한 적은 없었다. 나는 오히려 그들이 ‘자기 방식대로’ 움직이기를 바란다. 어떤 경우에는 내가 예상했던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대개는 뜻밖의 결과가 나온다. 서스펜스 소설가에게 이것은 대단히 멋진 일이다. 그럴 때 나는 소설의 창조자일 뿐 아니라 최초의 독자이기도 하다. 그리고 작가인 나조차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을 미리 알면서도 그 소설의 결말을 정확히 짐작할 수 없다면 독자들도 안절부절못하면서 정신없이 책장을 넘길 거라고 믿어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왜 결말에 대해 걱정해야 하는가? 왜 그렇게 독재를 하려고 안달인가? 빠르든 늦든 모든 이야기는 결국 어딘가에서 끝나게 마련인데. (200~201쪽)

 

 

         

 

 

 

  그럴듯한 어떤 상황만 있으면 플롯 따위는 의미를 잃고 만다. 그래도 나로서는 아쉬울 게 없다. 가장 흥미진진한 상황들은 대개 ‘만약’으로 시작되는 질문으로 표현할 수 있다.

 

만약’ 흡혈귀들이 뉴잉글랜드의 어느 작은 마을을 습격한다면?-<세일럼스 롯> / ‘만약’ 네바다의 어느 변두리 마을에서 어떤 경찰관이 이성을 읽고, 만나는 사람마다 죽여버리기 시작한다면?-<데스퍼레이션> / ‘만약’ 예전에 남편을 죽였다는 의심을 받았지만 무사히 풀려났던 청소부가 억울하게 집주인을 죽였다는 의심을 받게 된다면?-<돌로레스 클레이본> / ‘만약’ 젊은 엄마와 그 아들이 미친 개에게 쫓겨 고장난 자동차 안에 갇힌다면?-<쿠조>

 

  이 상황들은 모두 언젠가-샤워중에, 운전중에, 또는 산책중에-내 머리에 떠올라서 소설로 써냈던 것들이다. 그 중에는 추리 소설에 못지않게 복잡한 작품도 더러 있지만(이를테면 <돌로레스 클레이본>), 미리 플롯을 짜놓고 집필한 작품은 하나도 없다. 하다못해 종이 쪽지에 메모 한 줄 휘갈겨놓은 것도 없었다. 그러나 스토리와 플롯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스토리는 자랑스럽고 믿음직한 반면, 플롯은 교활한 것이므로 가둬놓아야 마땅하다. (208쪽)

 

: 유혹하는 글쓰기, 스티븐 킹, 김영사, 2010. 12. 27. (1판 28쇄)

 

 

 

스티븐 킹(Stephen Edwin King, 미국, 1947. 9. 21. ~, http://www.stephenking.com)

미국의 작가, 극작가, 음악가, 칼럼니스트, 배우, 영화제작자, 감독이다. 호러 소설로 가장 잘 알려져 있으며 3억 5천만 부가 넘는 판매부수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호러소설 전문이며 그 역사에 정통하지만 SF, 판타지, 단편소설, 논픽션, 연극대본등도 많이 썼다. 많은 소설이 영화, 텔레비전 드라마, 만화등 다른 미디어에 채용되었다. 리처드 버크먼(Richard Bachman)이라는 필명으로도 많은 책을 썼으며, 존 스위든(John Swithen)이라는 이름도 한 번 사용했다. ( 출처 : 위키백과 )

 

 

 

 

  유혹하는 글쓰기 - 10점
  스티븐 킹 지음, 김진준 옮김/김영사

 

<쇼생크 탈출>, <미저리>, <그린마일> 등 발표하는 소설마다 베스트셀러가 되고 바로 영화화 되는 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의 글쓰기 비결을 제시한 책. 스티븐 킹은 이 책에 글쓰기의 핵심과 기법을 제시하면서 창작에 처음 눈을 떴던 어린 시절부터 첫 장편 <캐리>를 내놓기까지 힘들었던 젊은 시절, 출간하는 소설마다 베스트셀러화, 죽음 직전에서 글쓰기에 대한 열망으로 건강을 회복했던 사건 등 자신의 경험과 연륜도 함께 소개했다.

 


 

     

어떤 소설을 쓰고 싶어해도 문제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자기가 잘 알고 또 좋아하는 소재를 회피하고 친구나 친척이나 문단 동료들이 좋아할 것 같은 소재를 택하는 것이야말로 정말 큰 잘못이다. 그리고 돈을 벌겠다는 목적으로 일부러 특정 장르나 소설 유형을 선택하는 것도 역시 심각한 잘못이다. 우선 도의에 맞지 않는다. 소설의 소임은 거짓의 거미줄로 이루어진 이야기 속에서 진실을 찾아내는 것이지, 돈벌이를 위해 지적인 사기를 치는 것이 아니다.

: 유혹하는 글쓰기, 193쪽, 스티븐 킹, 김영사, 2010. 12. 27. (1판 28쇄)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가 그렇듯이 작가도 처음에는 등장인물에 대하여 그릇된 인식을 가질 수 있다는 깨달음이었다. 이에 버금가는 깨달음은, 정서적으로 또는 상상력의 측면에서 까다롭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작품을 중단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점이다. 때로는 쓰기 싫어도 계속 써야 한다. 그리고 때로는 형편없는 작품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좋은 작품이 되기도 한다.

: 유혹하는 글쓰기, 94쪽, 스티븐 킹, 김영사, 2010. 12. 27. (1판 28쇄)
“ 어떤 이야기를 쓸 때는 자신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해라. 그리고 원고를 고칠 때는 그 이야기와 무관한 것들을 찾아 없애는 것이 제일 중요해. ”
내가 처음으로 두 건의 기사를 제출하던 그날, 굴드는 그밖에도 흥미로운 조언을 해주었다. 글을 쓸 때는 문을 닫을 것, 글을 고칠 대는 문을 열어둘 것. 다시 말해서 처음에는 나 자신만을 위한 글이지만 곧 바깥세상으로 나가게 된다는 뜻이었다. 일단 자기가 할 이야기의 내용을 알고 그것을 올바르게-어쨌든 자기 능력껏 올바르게-써놓으면 그때부터는 읽는 사람들의 몫이다. 비판도 그들의 몫이다. 그리고 작가가 대단히 운좋은 사람이라면 그의 글을 비판하고 싶어하는 사람보다 읽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 유혹하는 글쓰기, 68쪽, 스티븐 킹, 김영사, 2010. 12. 27. (1판 28쇄)
지금까지 우리는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들을 살펴보았는데, 그 모든 내용은 결국 두 가지로 귀결된다. 연습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그러나 연습처럼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야 한다는 것), 그리고 진실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묘사와 대화와 등장인물을 창조하는 모든 기술도 궁극적으로는 명료하게 보거나 들은 내용을 역시 명료하게 옮겨 적는 (그리고 그 불필요하고 지긋지긋한 부사들을 안 쓰는) 일로 귀결된다.

: 유혹하는 글쓰기, 240쪽, 스티븐 킹, 김영사, 2010. 12. 27. (1판 28쇄)
몇백번씩 읽고 또 고치고 해도 부족함이 없다던 애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글쓰기나 모든 일에는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기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네, 역시나 다독, 다상량, 다작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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