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사회

세상다담 2012. 7. 5. 02:58

 

   

 

 

   요즘도 문학을 끈으로 어쩌다 작가 이청준을 만나게 된다. 이제쯤 그의 나이나 경력으로서는 겸양보다 자긍과 자존이 빈틈없이 들어 차 있을 듯도 한데, 묵직하게 자리 잡은 작가로서의 비중과는 달리 여전히 겸손한 몸가짐 그대로인 것을 확인하게 된다.

 

   언젠가 그가 사색하는 철학자처럼 말한 한 마디를 나는 기억하고 있다.

 

   작가라는 사람은, ‘끝없는 길을 가는 길손에게 그보다 먼저 간 사람이 누군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줌으로써 한 가닥 희망을 잃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이런 일몫을 맡은 사람이라고 했던 말을.

 

   얼마 전 프랑스에서 열린 한국 문학의 밤에서도 그가 이와 비슷한 말을 한 사실이 기사화된 것을 읽은 적이 있다. 그에게 있어서 글을 쓰는 것은, 누군가에게 절대로 외롭지 않고 혼자가 아니다 라는 사실을 알려 주기 위함이며, 앞서 간 사람으로서의 발자국을 남기는 겸손과 겸양의 작업이다. 그는 사람들 속에서 부대껴 살아가면서도, 절망하기 쉬운 고독한 목숨들에게 ‘그렇지 않다’, ‘살아 내면 그만한 보상이 보람으로 온다’, ‘우리 인생은 고달퍼도 가치 있는 것’이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선생님의 밥그릇, 작품해설 중에서(168~169쪽), 이청준, 다림, 2011.8.16. (초판 29쇄)

    

 

 

 

 

   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했다. 1965년 『사상계』에 단편 「퇴원」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이후 40여 년간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대표작으로 장편소설 『당신들의 천국』 『낮은 데로 임하소서』 『씌어지지 않은 자서전』 『춤추는 사제』 『이제 우리들의 잔을』 『흰옷』 『축제』 『신화를 삼킨 섬』 『신화의 시대』 등이, 창작집 『별을 보여드립니다』 『소문의 벽』 『가면의 꿈』 『자서전들 쓰십시다』 『살아 있는 늪』 『비화밀교』 『키 작은 자유인』 『서편제』 『꽃 지고 강물 흘러』 『잃어버린 말을 찾아서』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 등이 있다. 한양대와 순천대에서 후학 양성에 힘을 쏟은 한편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을 지냈다. 동인문학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한민국문학상, 한국일보 창작문학상, 이상문학상, 이산문학상, 21세기문학상, 대산문학상, 인촌상, 호암상 등을 수상했으며, 사후에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되었다. 2008년 7월, 지병으로 타계하여 고향 장흥에 안장되었다.

 

 

                         

 

 

 

 

     

작가가 희망을 붙잡아 주는 사람이라는 말이 남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