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그림

세상다담 2013. 4. 24. 01:58

 

 

   추운 겨울 밤. 네로는 안트웨르펜의 성당에 몰래 숨어들어간다. 성당의 그림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 그림은 공개되지 않고 늘 커튼으로 가려져 있었다. 커튼을 올리자, 창문으로 비치는 달빛에 그림이 장엄한 자태를 드러낸다. 네로는 넋을 잃고 그림을 바라본다. 하지만 추위와 굶주림에 지친 소년은 차디찬 바닥에 힘없이 쓰러지고, 잠시 뒤에 조용히 숨을 거둔다. 죽는 순간에도 그의 머리는 그림을 향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보려는 듯이. 다음날 아침, 사람들은 텅 빈 성당에서 싸늘하게 식은 네로와 파트라슈를 발견한다.

 

 

 

Peter Paul Rubens (1577-1640)
Descent from the Cross
Oil on panel
1612-1614
165 5/8 x 242 7/8 inches (421 x 617 cm)
O.L. Vrouwekathedraal, Antwerp, Belgium

 

 

   만화 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안 본 사람은 아마 없을 거다. 그 슬픈 이야기가 어린 마음에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던지……. 네로가 죽어가면서 바라보던 그 그림이 뭔지 아는가? 그건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의 그림이었다. 원작에 따르면, 안트웨르펜 대성당엔 루벤스의 작품이 세 점 있었다. 그 가운데 <성모 승천>은 공개되어 있었지만, <예수 승천><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는 늘 커튼으로 가려져 있었다고 한다. 네로가 그렇게 보고 싶어했던 그림은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예수>였다.

 

   17세기 예술을 바로크 예술이라 부른다. 네로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 플랑드르(플란다스)의 거장은 이 새로운 흐름의 대표자였다. 사실 바로크라는 말은 여러 의미로 사용된다. 좁은 의미로는 전통적 고전주의와 대립되는 루벤스풍의 역동적이며 격정적인 그림을 가리키지만, 넓은 의미로는 17세기 회화 전체를 가리킨다. 물론 이 경우에 바로크는 플랑드르의 루벤스(Peter Paul Rubens, 1577~1640), 프랑스의 푸생(Nicolas Poussin, 1594~1645), 네덜란드의 렘브란트(Rembrandt Harmenszoon van Rijn, 1606~1669), 스페인의 벨라스케스(Diego Velazquez, 1599~1660) 등 매우 다른 흐름들을 모두 포괄한다.

 

: 미학 오디세이 1, 227~229쪽, 진중권, 휴머니스트, 2009.1.12. (완결개정판 1판 25쇄)

 

 

  미학 오디세이 1 - 10점
  진중권 지음/휴머니스트

 

풀어 쓴 미학의 역사. 일반 독자들과 거리가 멀었던 미학을 대중과 친숙한 학문으로 인식시킨, 미학 입문서 분야의 스테디셀러다. 3성 대위법으로 구성된 책은 선형적 글쓰기에 공간성을 부여하고, 구어체의 문체와 시각성을 강조한 점이 다소 딱딱한 일반 예술이론서와 차별화된다. 쉬운 문장으로 쓰여 있고, 내용도 체계적이어서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미학이론들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Peter Paul Rubens (1577-1640)
The Resurrection of Christ
Oil on panel
1611-1612
O.L. Vrouwekathedraal, Antwerp, Belgium

 

 

 

 

Peter Paul Rubens (1577-1640)
Assumption of the Virgin
Oil on panel
1626
192 7/8 x 127 7/8 inches (490 x 325 cm)
O.L. Vrouwekathedraal, Antwerp, Belgium

 

 

Onze-Lieve-Vrouwekathedraal

( The Cathedral of Our Lady )

Antwerp, Belgium

 

 

 

 

 

 

 

 

 

 

 

 

명화를 보니 눈이 싸악~ 정화되는것같은 느낌이에요~
네. ^^*